선교와 복음화,새 복음화-새로운 복음화

 

3. 새로운 복음화




새로운 복음화라는 용어는 라틴 아메리카 주교들에 의해 ‘메데인’(1968)에서 그리고 제4차 세계주교데의원회의(1977)를 위해 준비한 문서인 ‘아메리카를 위한 교리교육’(CELAM, Catequesis para America Latina, Bogota, 1977)에서 사용되었다. 그들은 교리교육과 복음화 사이의 전통적인 구별을 존중하면서도, 라틴 아메리카의 경우에 이미 세례 받은 신자들로 하여금 보다 명료한 신앙을 갖도록 하기 위해 실시하는 교리교육이야말로 새로운 복음화와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새로운 복음화’ 용어가 전세계로 확산된 것은, 요한 바오로 2세께서 Haiti의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 개최된 라틴 아메리카 복음화 500주년을 준비하는 제19차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 정기 총회에서 직접 이 용어를 사용하신 후의 일이다. 교황은 라틴 아메리카의 주교들에게 ‘새로운 복음화’는 단순한 재복음화(re-evangelization)가 아니라, 교회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의식 속에서 시대의 징표들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함으로써 동시대의 인간으로 하여금 복음과 일상생활 사이에서 새로운 창조적 총합을 이루도록 이끄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복음화는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현실을 새롭게 분석하면서 하느님의 인간 삶에 대한 관여를 동시대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복음적 언어로 전하는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법’들과 ‘새로운 표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이후로 교황은 중요한 계기마다 새로운 복음화의 과업 수행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평신도 그리스도인」(Chrisitifideles Laici, 1988, 12, 30)에서 “새로운 복음화의 때가 다가왔다”(34)며 ‘선교적 복음화’와 ‘사목적 복음화’의 조직적이고 역동적인 연속성 안에서, 종교무차별주의, 종교무관심주의, 무신론, 세속주의, 대중종교심, 분파주의, 신흥종교 등으로부터 야기된 새로운 상황(34)하에서 신앙을 실천하지 않거나 신앙의 활력을 잃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복음화’가 절박하게 요청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복음화의 실현을 위해 긴요한 것은 선진 국가나 민족들의 교회 공동체 자체의 구조를 먼저 개선하여 그리스도화하는 일이며(34), 새로운 복음화는 개인과 더불어 전인류를 지향하면서 더욱 성숙한 공동체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64).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Redemtoris Missio, 1990, 12, 7)은 현시점이 바로 새로운 복음화에 투신할 적기라고 선언하신다(3). “인류 구속의 제3천년기가 임박한 이때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교의 ‘새로운 봄’을 준비하시고 우리는 이미 그 새벽을 보고 있다”(86) 현대세계 안에서 야기되는 새로운 상황들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37). 인제 선교는 전통적 의미로서의 선교지역뿐 아니라 복음화 된 곳에서도 전개된다. 단일한 선교사명 안에 여러 가지 활동이 있는데, 이는 사명 자체의 내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선교사명을 수행하는 여러 환경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33-34).


선교적 복음화-외방선교(Missione ad gentes)는 그리스도와 복음을 모르는 민족, 지역,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선교활동으로 첫째가는 활동이고 본질적인 것이다.


사목적 복음화-사목적 돌봄(cura pastorale), 사목활동(attivita)은 신앙생활에 열중하며 복음을 증거하고 있는 교회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교활동.


새로운 복음화-nuova evangelizzazione, 재복음화(ri-evangelizzazione)는 기존 신자들이 신앙의 활력을 잃거나 그리스도와 복음에서 유리된 생활을 하는 경우 이들을 위한 선교활동.


이 세 영역은 서로 구별되면서도 상호 내재하고 상호 의존한다. 새복음화는 교회와 그리스도에 대해서 다시 ‘새롭게’ 인식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다. 인제 선교의 개념은 지리적이며 법률적인 개념을 지닌 전통적인 도식에서 사회적, 문화적, 종교적 특성의 새로운 지평으로 향하고 있다.1)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제삼천년기」(Tertio Millenio Adveniente, 1994, 11, 10)는 다가오는 2000년대에 꽃피우고 열매 맺어야 할 ‘새로운 복음화’ 작업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그 후 지금까지 개최된 일련의 시노드들이 바로 새로운 복음화의 부분들이다. 그래서 지난 공의회에서 공포된 교회의 가르침들이 모두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기본 내용이고 교황들이 반포한 공식적인 가르침과 여러 시노드들이 복음화를 구체화하는 부분들로서 개인적이고 교회 전체 생활에 가급적 신실하게 적응되어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21-23).


‘복음화’와 ‘새로운 복음화’ 사이에 내용상 질적인 차이란 없다. 하지만 “새로운 열의와 새로운 방법, 그리고 새로운 표현”의 ‘새로움’은 있다. ‘복음화’가 복음 안에 선포된 그리스도의 신비에 사람들을 인도하도록 하는 모든 활동을 통칭하여서 복음선포와 성사집행, 그리고 애덕의 증가로 이룩된다고 규정될 때에 전통적인 ‘선교’ 개념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교회는 초기부터 선교활동을 통하여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고 교회를 설립하여 이들이 성사생활에 참여하여 구원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통적인 선교활동은 구원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다고 간주된 비그리스도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구원의 진리를 선포하고 이를 수용하는 사람들을 교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였다. 이러한 선교활동의 성공은 입교자와 성사생활 참여자 수 등 수치로 파악 가능한 양적 성장을 기준으로 측정되어 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선교 자세는 독백의 성격을 지니는 선포와 종교세계 안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패권주의의 취지를 부지불식간에 드러낸다.


‘새로운 복음화’는 비그리스도인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독백적 형식으로 선포하고 회개만을  일방적으로 요청하지 않으며 역사의 도정 안에서 그리스도인들에 의해서 행해진 반(反)복음적 과오들에 대한 죄책을 과감히 인정하고 회개를 촉구함으로써 교회의 내적 정화와 충실을 도모하여 교회의 면모를 일신하려는 취지와 함께 다른 종교들과 문화들과의 진실한 대화를 통하여 하느님의 감추인 신비를 더욱 풍부하게 드러내고 신앙을 심화함으로써 인류와 세계의 구원을 위협하는 문제 해결에 공동으로 대처하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선교활동도 세계 안에서의 교회의 부식 확장이 아니라, 복음의 진리를 통한 인류와 세계의 내적인 변화 내지 쇄신을 일차적이고 주된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 교회의 자기 복음화와 외부세계와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 추진되는 ‘새로운 복음화’가 외부세계에 대해 복음을 독백의 양식으로 선포하고 제자들을 모으는 과거의 전통적인 선교 자세와는 구별되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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