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재판관의 사명
오늘날 교회는 사회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 특별히 혼인에 따른 신앙의 어려움들은 교회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어느 시대보다 요청하고 있는데, 이런 교회의 법적 문제 해결을 교회 법원에서 책임있게 수행하는 사람들이 바로 ‘재판관(iudex)’들이다. 따라서 세례받은 모든 신자들의 혼인 소송에 관한 모든 법적인 사건들은 교회의 재판관에게 속하는 고유한 권리라 하겠다(교회법 제1671조 참조).
1) 여러 교구장 주교들은 사도좌의 승인을 얻어 교구법원 대신에 여러교구가 하나의 제1심 법원을 설치할 수 있다(교회법 제1423조 1항).
* 한국천주교회의 제1심 법원현황 : 서울(서울, 수원, 춘천, 원주교구), 대전, 인천, 대구(대구, 안동, 마산, 청주교구), 부산, 광주(광주, 제주교구), 전주.
2) 제2심 법원은 제1심 법원과 똑같은 양식으로 설치되어야 한다.
* 한국천주교회의 제2심 법원현황 : 서울관구법원 제2심 법원은 대구 관구법원, 대구관구법원의 제2심 법원은 광주관구법원, 광주법원의 제2심 법원은 서울관구법원.
① 배심관(assessor)
단독 재판관은 2명의 배심관들을 채용하여 자문을 받을 수 있다(교회법 제1424조 참조).
② 예심관(auditor)
단독 재판관이거나 합의제 재판부의 재판장은 재판관들 중에서나 예심관들 중에서 담당한 소 송 사건을 예심 조사할 예심관을 지명할 수 있다. 이들은 품행 방정과 학식이 뛰어난 성직자 들이나 평신도들이며, 재판관의 위임에 따라 증거들을 수집하고 그 증거들을 재판관에게 전하 는 임무를 수행한다(교회법 제1428조 1항 참조).
③ 주심(보고)관(relator)
합의제 재판부의 재판관들 중 1명이 주심관이 되어 판결문을 작성한다. 그는 재판관들의 회 에서 소송 사건에 관하여 보고하고 판결문을 서면으로 작성한다(교회법 제1429조 참조).
3. 재판관이란?1)
재판관은 다름아닌 교회내의 사안을 심리하고 판결을 내리는 사람들로서 그들은 교회법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교회 법원의 재판관직에 봉직하는 외에 거의 항상 다른 소임들도 맡고 있다.
교회법은 한 판결에 세명의 재판관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주교회의가 단독 재판관의 판결을 허용함으로써 일처리 속도가 빨라졌다(1982년 추계 주교회의 결정).2) 또 이제는 보다 많은 수의 평신도들이 교회 법원에 종사하도록 격려받고 있다. 보다 많은 평신도들의 참여는 많은 신부들이 수고하고 있는 일의 짐을 크게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신도들이 꼭 교회 법률가이어야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 이는 평신도가 재판관으로서 교회 법정에 참여할 권리를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드는 요구로 아직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로서 – 앞으로 해결되어야만 할 문제이다. 현재로서는 극히 소수의 평신도들이 교회 법률가일 뿐이다.
① 자격 : 재판관의 최소 연령 제한은 없다.3) 재판관이 성직자이어야 한다고 요청하는 것도 아니다. 평신도도 재판관으로 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관은 1)평판이 높고, 2) 적어도 교회법학의 석사 학위 소유자라야 한다(교회법 제1421조 3항 참조).
② 임명 : 이들은 기한부로 임명된다. 교구장 공석 중에도 직무가 존속되고 교구장 직무 대행에 의하여 해임될 수 없다(교회법 제1420조 5항 참조). 교회법 제1422조는 재판관들은 일정한 기한부로 임명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17년 법전(제1574조 2항)에 의하면 재판관의 일반적인 임기는 10년이다. 이러한 임기는 대개 합당한 것으로 사료되며, 물론 갱신될 수도 있다. 교회법 제1420조 제5항은 교구장 공석 중에도 그 직무가 끝나지 않으나 새 주교가 부임하면 추인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관의 직무는 법리학에 기초하여 사법적 판결에 의하여 성문화된 법을 활용하고, 해석하고 공급하는 학문과 기술로써 사건을 심리하고 판결을 내리는 것이다. 특별히 혼인 해소와 무효 소송에 있어 재판관은 소송 절차의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를 확인하고 준비된 모든 서류들을 검토하며, 소장의 수리 및 거부를 결정하고, 당사자들의 진술과 증인의 진술이 끝나고 필요한 증거의 수집이 끝나면 소송 기록의 공표 및 증거 제출의 종료를 결정하고 변호인 및 성사 보호관의 견해를 들은 후 판결을 내리는 판결문을 작성한다.4)
6. 오늘날 재판관의 특징 (1917년 법전과 현대법전의 비교)
1) 1917년도 교회법전 제1574조에 보면 평신도는 교회의 재판관으로 임명될 수 없었다. 교회의 관할권은 성직자만 행사한다는 학설에 근거한 규정이다.
2)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 평신도도 교회의 재판관으로 임명되는 길이 열렸다.
3) 男女 차별의 관점
① 1971년도 3월 28일 바오로 6세 교황 자의교서 Causas matrimoniales에 보면 평신도 남자 는 교회의 재판관으로 임명될 수 있지만 여자는 임명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② 그러나 1983년 교회법전 제1421조에서는 이러한 남녀 차별이 없어졌다.
4) 재판관의 권한
① 1917년도 교회법전 제1574조에 보면 교구 재판관은 교구장으로부터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 는 것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② 그러나 1983년도 교회법전 제131조 1항5)에 보면 교구 재판관은 직책에 결부된 정규 권한, 즉 직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5) 재판 장소(교회법 제1468, 제1469조)
① 법원은 지정된 곳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개정되어야 한다.
② 재판관은 다른 곳에서 재판하는 때에는 교구장에게 알려야 한다.
7. 혼인무효 소송6)
교회법상의 재판부와 한국 교회의 예외적인 재판부 구성 형태를 살펴보자.
1) 합의제 재판부(tribunal collegiale, collegiate tribunal; 교회법 제1425-1426 참조)
(1) 3명의 재판관들의 합의제 재판부에 유보되는 사항은 다음과 같다.
① 민사소송: 성품성사와 혼인성사의 무효에 관한 소송.
② 형사소송: 성직자의 제명 처분이나 파문 제재를 부가하거나 선언하하는 데 관한 소송.
(2) 교구장은 더 중대한 소송을 5명의 재판관들의 합의제 재판부에 의탁할 수 있다.
(3) 합의제 재판부는 법원장이나 부법원장이 주재하고 합의제로 진행하며, 과반수 투표로 판결한다(교회법 제1426조).
2) 한국교회
한국교회에서는 혼인무효 소송의 제1심은 성직자 단독 재판관이 심리할 수 있다(교회법 제1425조 4항 참조).
(1) 교회법상 원칙
혼인성사의 무효 확인 소송은 제1심에서나 제2심에서나 3명의 재판관들로 구성되는 합의제 재판부가 심리하여야 한다.
(2) 한국의 예외
① 한국에는 교회 재판관이 매우 부족하다.
② 그리하여 교회법 제1425조 4항에 따라 한국 주교회의는 1987년 추계 총회에서 혼인무효 소 송의 제1심은 성직자 단독 재판관이 심리하여 판결할 수 있다고 결정하고, 이에 대하여 사 도좌의 승인을 받았다.
③ 혼인무효 소송인 제1심이 단독 재판관에 의하여 심리되었으면, 제2심은 반드시 3명의 재판 관들로 구성되는 합의제 재판부가 심리하여야 한다.
④ 혼인무효 소송에 있어 재판관은 혼인을 유효화하고 부부가 화해하도록 노력한다(제1676조 참조).
재판관들이 혼인에 대한 최종 심리를 거쳐 판결을 내리게 될 경우, 유효하게 맺어진 혼인 유대의 해소 판결에 있어서 “윤리적 확실성(moral certainty)”7)이 요구된다(교회법 제1608조 1항 참조). 재판관은 기록 문서들과 증거들로부터 이 확실성을 끌어내야 하며, 증거들을 자기 양심에 따라 평가하여야 한다. 만일 재판관이 이 확실성을 얻을 수 없으면 청구인(원고)의 권리가 확증되지 아니함을 선고하고 피정구인을 풀어 주어야 한다.
이 윤리적 확실성이란 대부분 민사 소송의 판결에서 요구되는 “우세한 증거(preponderence of evidence)”에 대한 확실성보다는 도달하기가 더 어렵지만, 형사 재판에서 요구되는 “명백히 의심할 여지가 없음(beyond reasonable doubt)”에 대한 확실성보다는 도달하기가 덜 어렵다.8)
1) 판결문(교회법 제1610조)
(1) 단독 재판관은 몸소 판결문을 작성한다.
(2) 합의제 재판부에서는 주심관이 판결문을 작성하여 각 재판관들의 승인을 받는다.
(3) 판결문은 소송이 종결된 날부터 1개월 안에 발행되어야 한다.
2) 판결문의 내용(교회법 제1611조, 제1612조)
(1) 사건의 개요
(2) 인정 심문(인적사항 확인)
(3) 사건에 대한 법률적용
(4) 법률에 의한 사건 분석(사실 심리)
(5) 판결
≪ 참 고 문 헌 ≫
1. 이찬우, 혼인: 어떤 경우에 무효인가, 서울(가톨릭대학교), 1993.
2. 이찬우,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서울(가톨릭대학교), 1991.
3. 로런스 G.렌, 교회법원 무엇하는 곳인가, 이찬우 역, 서울(가톨릭대학교), 1994.
4. 정진석,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해설, 서울(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5. 정진석, 간추린 교회법 해설, 가톨릭출판사(서울), 1993.
6. 한국 주교회의 교회법위원회, 교회법전, 서울(한국천주교중안협의회), 19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