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장애- 유괴장애,범죄장애, 혈족장애,인척장애

 

7. 유괴장애(교회법 1089조)


     혼인을 목적으로 남자가 여자를 유괴하여 혼인하면 그 혼인은 무효다. 그러나 유괴 당한 여자가 후에 자유 의사로 유괴한 남자와 혼인할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는 교회 실정법상의 무효장애로 교구 직권자에게 관면권이 있으며, 그 관면권이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사제들에게 위임되어 있다.




8. 법죄장애(교회법 1090조)




     어떤 특정인과 혼인을 맺기 위하여 그의 배우자나 자기의 배우자를 죽게 한 이는 그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다. 또 서로 물리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협력하여 배우자를 죽게 한 이들 사이에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다. 이는 교회 실정법상의 무효장애로서 관면권이 사도좌에 유보되어 있다(교회법 1078조 2항 2호). 죽을 위험시나 혼인 준비가 다 끝난 긴급 상황시에는 교구 직권자나 사제들에 의하여 관면된다(교회법 1079-1080조).


     범죄 장애의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1°미혼인 이가 기혼인 이와 혼인하기 위하여 그 기혼자의 배우자를 죽게하는 경우


       2°기혼인 이가 미혼인 이와 혼인하기 위하여 자신의 배우자를 죽게 하는 경우


       3°기혼인 이가 기혼인 이와 혼인하기 위하여 양쪽 배우자를 모두 죽게 하는 경우


     범죄 방법도 당사자가 직접 해당 배우자를 살해하는 경우와 타인에게 청부하여 간접적으로 살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 도구나 약물 및 신체 등 물리적인 방법으로 살해할 수도 있고 해당 배우자가 죽어가도록 정신적 조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거나 정신 및 신체 요건을 방치하여 죽도록 할 수 있다. 가령 배우자가 자살하도록 부추기거나 고장난 자동차를 타고 가도록 내버려둠으로써 교통 사고가나 죽게 만들었을 경우 윤리적 방법에 의한 살해에 속한다. 자동차를 고의로 고장나게 했거나 타고 가도록 종용한 것은 윤리적이면서도 물리적인 방법에 의한 살해다.


     배우자 살해는 새로운 혼인을 맺고자하는 이와 공모할 수도 있으나 그가 모르게 할 수도 있다. 새 혼인을 맺고자 하는 상대가 범죄를 인식하였든 하지 않았든 적어도 한편이 고의로 윤리적이든 물리적이든 자기 배우자나 상대 배우자를 죽게 한 것은 모두 범죄 장애에 속한다.


     또한 배우자를 살해하고자 하는 이와 혼인할 의사 없이 단순 가담 또는 적극 협력을 한 이가 후에 배우자 살해를 계획한 이와 혼인하여도 무효다. 단, 이 때 배우자 살해를 계획한 이의 동기가 새로운 혼인을 맺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혼인을 할 목적이 아닌 배우자 살해는 범죄 장애에 속하지 않는다. 살해할 의지와 지향은 있었지만 그 살해가 미수로 끝났다면 범죄 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


     범죄 장애는 자연법상의 무효는 아니지만 ‘계약’의 윤리적 조건, 즉 생명과 기존 혼인 계약 침해라는 윤리성에 저촉된다.




9. 혈족 장애(교회법 1091조)




     혈족 직계 존비속 사이나 방계 4촌 이내 사이의 혼인은 무효다. 직계 모든 촌수와 방계 2촌 혈족 사이의 혼인은 자연법상의 무효 장애이므로 관면이 절대 불가능하다(교회법 1078조 3항).


     직계 혈족 사이의 혼인 무효는 확실히 자연법상 무효 장애지만 방계 2촌 사이의 혼인은 교회 전통 교리에서 이차적 자연법(diritto naturale secundario)의 가르침에 근거한다.1) ‘이차적 자연법’이라는 표현은 구약성서가 증언하는 자구적 의미의 아담과 에와라는 단원조론을 교회가 단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원조론을 고수할 경우 그들의 자녀들은 방계 2촌 혈족관계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남매들 사이에 혼인이 맺었을 것이다. 그러니 인류 2세대는 자연법을 침해한 셈이다. 그 다음 세대부터는 방계 혈족 3촌 또는 4촌간에 혼인을 맺은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방계 2촌 사이의 혈연 장애를 순수한 의미의 자연법이 아니라 이차적 자연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방계 혈족 3-4촌까지는 교회 실정법상의 장애이므로 교구 직권자나 사제에 의하여 관면된다. 혼인 당사자들이 직계 혈족인지 아닌지 또 방계 2촌 혈족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 그 혼인은 결코 허가되지 않는다.


     혈족(血族, stipite)은 사람간의 혈연(il vincolo di sangue)을 기초로 하여 생기는 상관관계(correlativo)다. 혼인에 의하여 생기는 인척 관계와는 다르다. 한국 민법은 혈족 관계와 인척 관계를 총칭하여 친족관계라고 한다. 친족의 종류에는 혈족․배우자․인척이 있으며(민법 767조), 이러한 친족관계는 출생․입양․혼인에 의하여 발생하며, 사망․파양․이혼 등에 의하여 소멸된다.


     혈족은 자연혈족과 법정혈족으로 구분된다. 법정혈족은 교회법적으로 입양장애(교회법 1094조)와 관련된다. 교회법 1091조의 ‘혈족’은 적법하고 자연적인 혈연관계다.2) 자연혈족은 출생에 의하여 발생한다. 자연혈족 관계는 사망으로 소멸하지만 생존자 사이의 혈연관계는 소멸되지 않는다. 즉, 부모가 죽었다고 해서 형제들의 혈족관계가 소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3)


     “적법하고 자연적 혈연관계”는 적법한 혼인을 전제한다. 그러나 내연관계에서 출생한 자녀는 신적 실정법상 불법이나 자연법상으로는 적법한 출생이다. 따라서 ‘적법하고 자연적 혈연관계’라는 말은 자연법상에 근거한다. 교회법 1093조의 내연의 관계 직계 1촌 사이의 혼의장애는 내연관계에서 태어난 불법적 자녀(illegitimus vel illegitima)와의 혼인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연관계와 상관 없이 태어난 자녀들과의 혼인에서 생기는 것이다. 내연관계에서 태어난 자녀와의 혼인은 자연법상 적법하고 자연적 혈연 관계이므로 1091조 혈족장애에 저촉된다.


     혈계(血系, linea)는 혈족 상하좌우 연락(連絡) 관계다.


       ① 직계(直系, linea retta)와 방계(傍系, linea collaterale)


         – 혈족 직계는 혈연의 상하관계로 父―子―孫 등을 말한다.


         – 혈족 방계는 혈연이 공동시조에 의하여 갈라져서 연결되는 좌우관계로 형제자매, 백숙부모, 사촌, 조카 등을 가리킨다.


       ② 존속(尊屬, linea ascendente)과 비속(卑屬, linea discendente)


         – 혈족 존속은 ‘자기’를 중심으로 부모 이상 혈연의 상부관계로 혈족 직계 존속은 父母―祖父母―曾祖母 등을 말한다. 혈족 방계 존속은 伯叔父母․고모―從祖父母―從曾祖父母 등을 말한다.


         – 혈족 비속은 ‘자기’를 중심으로 아들 이하에 속하는 혈연의 하부관계로 혈족 직계 비속은 子―孫―曾孫 등을 말한다. 혈족 방계 비속은 甥姪―從姪―從曾孫 등을 말한다.


     촌수(寸數, grado)4)는 혈족관계의 원근도(遠近度)를 재는 단위다. 현행 법전에서 촌수 계산 방식은 로마법의 계산법을 채택하고 있다. 즉, 직계 혈족에서는 세대(世代)의 수 즉 공동 시조를 제외한 사람들의 수가 촌수이다(교회법 108조 2항). 방계 혈족에서는 공동 시조를 제외한 양편 친계의 사람들의 수가 촌수이다(교회법 108조 3항). 예컨대 父와 子는 직계 1촌, 祖父와 孫은 직계 2촌이 되며, 형제는 공동시조 父를 제외하고 양편의 수를 계산하면 방계 2촌, 숙부와 생질은 공동시조인 조부를 제외하고 양편의 수를 계산하면 방계 3촌, 형제의 子들은 子들의 공동시조인 조부를 제외하고 양편의 수를 계산하면 방계 4촌, 생질들의 子는 공동시조인 증조부를 제외하고 양편의 수를 계산하면 방계 6촌간이 된다.


     혈족 장애는 중복되지 않는다(교회법 1091조 2항). 1917년 교회법 1076조 2항은 “방계 혈족간에는 3촌까지 무효이며 이 경우 혼인 장애는 공동시조의 수가 많아지면 그에 따라 장애가 중복 한다”고 하여 혈족 관계가 중복될 때 그 장애도 중복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와 같은 장애 중복 계산은 구법이 혈족 3촌까지를 무효 장애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관면의 유효성을 위하여(ad validitatem) 필요하였다. 그러나 현행 법전에서는 장애의 중복 계산을 폐지하고 단순하게 직계 존비속과 4촌 이내 사이의 혼인만을 혈족 장애로 규정하였다. 구법 1076조 2항의 공동시조가 증가하면 장애도 중복할 경우는 첫째로 사촌 사이의 혼인, 둘째는 두 형제가 두 자매와 각기 혼인하는 경우, 셋째는 한 남자가 두 자매와 또는 한 여자가 두 형제와 연속적으로 혼인하는 경우다.




10. 인척장애(교회법 1092조)




     인척 직계 모든 촌수 사이의 혼인은 무효다. 교회 실정법상의 무효장애로 교구직권자 또는 사제에게 관면권이 있다.


     교회법상 인척은 비록 미완결이라도 유효한 혼인에서 생기고, 남편과 아내의 혈족 사이, 또한 아내와 남편의 혈족 사이에서 맺어진다. 남편의 혈족들은 동일한 친계와 촌수대로 아내의 인척들로 계산된다. 또한 그 대응의 경우도 같다(109조 1-2항). 따라서 인척장애는 비록 완결되지 않은 혼인이라도 유효한 혼인에서 생기며, 사실상 장애는 남편과 아내의 혈족과의 관계에서 또 아내와 남편의 혈족 관계에서 발생한다.


     한국 민법상 인척의 계원(系源)은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이며(769조), 인척의 범위는 4촌이내이다(777조 2호). 혼인에 의하여여 발생하는 인척의 관계는 혼인의 무효․취소 또는 이혼, 배우자 사망후 재혼에 의하여 소멸한다(775조). 당사자간에 직계인척, 夫의 8촌이내의 혈족인 인척관계가 있거나 또는 있었던 이간의 혼인은 무효다(815조 3호).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109조 4항의 근친 금지 혼인은 한국 민법을 준용하고 있다. 허락 없이 혼인을 사제가 주례하였을 경우 교회법상으로는 불법이나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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