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계획은 그렇게 시작되고

 

“대비마마! 엄상궁 이옵니다.” “무슨 일이냐? ”“전하께서 승하하셨사옵니다. ”




“지금 뭐라고 했느냐? 전하께서 승하하셨다고 했느냐?” “그러하옵니다.”




문 밖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소리와는 달리 정순왕후는 함께 있던 아버지 오흥부원군 김한구와 함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정조의 죽음. 그것은 막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그리스도교 공동체에게는 시련의 서곡이었지만 정순왕후에게는 기쁨의 서곡이었던 것이다. 김한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대비마마!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이제 세상은 마마와 우리 벽파의 것이옵니다.” 




정순왕후는 긴 한숨을 내쉬면서 지난날의 과거를 떠올렸다. 15세의 꽃다운 나이에 왕비에 책봉되어 66세의 늙은 왕과 가례를 올렸던 그녀. 그러나 왕위를 이을 자식 하나 낳지 못하였던 그녀. 그녀에게 있어서 궁궐의 생활은 마치 하늘을 자유롭게 날라 다니던 새가 새장 안에 갇혀 자유를 잃은 그런 생활이었다. 그리고 눈의 가시처럼 보였던 사도세자. 그래서 사도세자를 모함하여 제거했지만 그 뒤 왕위에 오른 이는 다름 아닌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눈물로 애원하던 정조를 외면한 그녀는 왕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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