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해석학적 반성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마리아에 대한 탐구에 균형을 찾고 있다. 그러나 공의회 이후 얼마동안 마리아에 대한 갑작스런 퇴조가 있었다. 마리아에 관한 교리가 교회일치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마리아에 대한 과도한 신심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때문이었다.
그러나 초대교회 때부터 마리아가 구원사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리가 정당했고 그리스도교 신앙의 전체맥락에서 한 요소가 되어왔다면, 오늘날 마리아에 대한 인식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할 수있다. 마리아에 대한 전통적 신심이 쇠퇴하고 있는 남미에서는 그로 인한 공백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함께 오늘날 성령과 마리아, 마리아와 토착화, 마리아 신심 등등의 새로운 주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균형을 위해서 마리아는 여전히 신학적 정당성을 가진다.
첫째, 마리아에 대한 고찰은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에 직접 봉사하기 위한 것이다. 마리아에 대한 정당한 자리를 인정할 때 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론에 굳건히 뿌리박을 수 있다.
둘째, 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가 되는 그 인격을 통해 하느님의 옛백성과 새백성을, 이스라엘과 교회를 떨어질 수 없게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말하자면 마리아는 연결고리다. 이 연결고리를 통해 구약과 신약은 균형을 찾을 수 있고 교회는 마리아 안에서 성서 전체에 충실할 수 있다.
셋째, 마리아에 대한 균형있는 인식은 우리 신앙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이성뿐 아니라 감성을 깨닫게 한다. 머리는 냉철하게 성찰해야 하지만 가슴은 따뜻해야 하는 것이다. 마리아는 신앙에 완전한 인간적 차원을 보여준다.
넷째, 마리아는 동정이요 동시에 어머니이신 자신의 운명으로 하느님께서 모든 여성들을 위해 계획하신 일들에 계속 빛을 던져주고 있다. 마리아의 동정과 모성을 통해 여성의 신비는 여성으로부터 떼어낼 수 없는 아주 귀한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다섯째, 마리아는 교회의 모습이자 표상이며 모델이다. 마리아를 바라봄으로써 교회는 자신을 제도로서의 경직화나 사회․정치적 도구로의 고착화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 마리아 안에서 교회는 어머니로서의 고유한 모성을 재발견하고 그로써 한낱 복잡한 조직의 단체로 타락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