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교회 직무의 역사적 형성
1.1.2.1 초대 교회의 직무 형성
이미 말한바 와 같이 사도 시대에는 두 가지 직무 유형이 구별되었다. 하나는 교회가 자신을 확장하기 위한 선교 지역 내의 질서, 또 하나는 이미 형성된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질서가 그것이다.
첫 번째로 선교 영역 내에서는 사도들의 봉사가 우선적이었다. 사도들은 무엇보다도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이에 대해 지역 교회 영역 내에서는 또다시 두 가지 직무 형태로 구별되게 되었는데 유대 그리스도교 지역과 이방인 그리스도교 지역이 비교적 선명하게 서로 다른 형태를 띠게 되었다. 유대 그리스도교 지역은 불가피하게 유대교 회당 질서와 결부되어 있었고, 유대교 회당은 원로들의 연대로 유지되어 왔다. 이러한 체제는 유대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계승되어 유대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교회 내의 소위 원로들(πρεσβυτεροι)의 연대를 유지되게 되었다. 이방인 그리스도교 지역에서는 사도들이 선정한 감독자(επισκοποι)와 봉사자(διακονοι)들의 연대 아래 일정한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유대그리스도교 지역은 예루살렘에서 교회적인 수위권을 행사한 야고버에 의해 대표되었고, 이방그리스도교 지역은 바오로가 하나의 특별한 위치를 가지게 되었다. 넓은 의미로 이렇게 구별되는 두지역의 교회는 양지역 모두에 관계되는 베드로의 영향 아래 있었다. 베드로는 양지역에서 영향력과 권위를 가지게 되었고, 두지역 모두를 관장하고 결합하고 하나의 교리로 묶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베드로는 여러 가지로 서로 다른 조건과 상황에 놓인 교회를 하나로 일치시키는 기능과 야고버가 행사했던 수위권과 같은 행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1C 말에 교회구조에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적인 선교 체제는 끝이 나게 된다. 도처에 지역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사도 직무는 사라지게 되었다. 이제 결정적인 것은 지역 교회 체제가 되었다. 나아가 유대 그리스도교는 소수로 전락하여 사라지게 되고 점차 하나의 유형으로 교회가 형성되었다 : 즉 지역적으로 조직된 이방인 그리스도교가 그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이방인 그리스도교는 처음에는 유대그리스도교와 관계를 가지면서 독자적으로 형성되었는데, 이제는 유대 그리스도교의 전통을 이어받게 되었다 유대 그리스도교 내의 사도들이 사라지고 원로들이 사도들의 역할을 동시에 맡으면서 이 원로들(πρεσβυτεροι)이 이방인 그리스도교의 감독(επισκοποι)과 봉사자(διακονοι) 사이의 체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세 부류로 구별된 직무 구조가 형성되게 되었다 : 감독(επισκοποι), 원로(πρεσβυτεροι) 그리고 봉사자(διακονοι), 나아가 감독들이 사도들의 위치를 계승하게 되었고, 사도들의 후계자들로 인식되었다. 감독은 사도들이 하나의 사도단을 구성하여 사도단 다양성의 일치를 실현하였던 구조를 그대로 계승하게 되었다. 개별 지역 공동체들은 감독, 원로, 봉사자라는 세 부류의 직무 조직으로 형성되었다. 이러한 교회 조직의 형성은 모든 그리스도교 지역에서 동시에 같은 유형으로 전개되지는 않았지만 점차 이 직무 구조는 전체교회안에 분명하게 자리잡게 되었다.
각각의 개별 공동체의 머리에는 한사람의 감독이 공동체를 일치시켜 주는 역할을 했던 사도의 후계자로 자리잡게 된다. 원로와 봉사자는 감독의 협조자들이었다. 이 세 부류가 오늘날 우리 용어로는 주교, 사제, 부제로 불린다. 이러한 사실은 즉시 신학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다. 즉 주교는 교회 일치의 상징이요 실질적인 보증이다 는 것이다. 주교를 정점으로 개별 공동체는 말하자면 군주제도적으로 형성되었다. 주교는 개별지역교회 삶과 일치의 보증이 된다.
사실 바오로에 있어서도 교회의 일치에 대해서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사실을 고찰할 수 있다. 첫째, 교회의 일치는 근본적으로 사도를 통해, 또 사도의 지도 아래 보존된다. 둘째, 교회는 이방인들을 사도들의 계승과의 연결을 통하여 유대인과 이방인들로 구성된 전체 교회의 일치에로 이끈다. 셋째, 또한 전체 교회의 일치는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언급에서 드러나듯 예루살렘과의 결합을 통해 드러난다. 사도행전 15, 6-29의 사도공의회는 마침내 베드로를 유대그리스도인과 이방인그리스도인의 중심에 세운다. 베드로는 두 지역 그리스도교를 통합하는 유일한 지위를 가진다. 우리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사실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말씀은 직무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말씀은 바로 권위와 파견으로 보증된 증인들과 불가피하게 결합되어 있다. 둘째, 직무와 성찬은 직결되어 있다. 이 둘은 교회일치의 필연적 요소로 사도들 권위의 일치와 결합되어 있다. 셋째, 직무들의 상이성은 한편으로는 이방인 선교를 통해, 또 한편으로는 유대그리스도교 지역의 특성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이 두 영역사이에 베드로라는 첫 번째 증인의 특별한 지위가 드러나고 있다.
2세기초에 들어오면서 이러한 직무 구조는 완전하게 개화되었다. 교회는 각각의 개별지역교회가 교회의 전체를 드러내는 개별 교회들로 구성된다. 각각의 개별지역교회 안에 교회 실재의 본질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개별지역교회들은 주교, 사제, 부제라는 수직적인 구조를 통하여 조직되고 있고, 주교를 정점으로 한다. 이러한 수많은 개별지역교회들은 또한 하나의 전체 하느님의 교회를 형성한다. 함께 하나의 교회를 형성하는 많은 개별 교회들은 한 사람의 주교가 다른 주교들과의 수평적 연대를 통해 결합된다. 이러한 사실은 한편으로, 개별 교회는 하느님 교회 전체의 본질을 자기 안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개별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 일치의 끈을 통해 개방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개방을 통해서만 교회로서의 본질은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개별교회의 독립성은 폐쇄와 고립, 또는 배타적인 독립이 아니다. 개별교회가 독립성을 갖는 것은 오직 개방성 안에서 다른 모든 교회들과의 일치를 통해서만이다. 이와 함께 교회 일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 보편성과 사도성을 통해 규정된다. 사도성은 공동체를 지도하고 있는 주교 안에서 실현되고, 보편성은 모든 주교들이 같은 주님의 말씀과 몸 안에 함께 일치하고 그럼으로써 각각의 교회가 하나인 그리스도의 교회로 일치를 이룸으로써 실현된다.
개별지역교회들이 군주제도적으로 조직된 반면 전체 교회의 일치와 보편성은 주교단의 연대에 근거를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교회는 빵과 말씀의 일치로 드러난다. 교회를 이루는 이 일치의 끈은 주교들의 일치 안에서 그 핵심을 가진다. 이러한 교회는 교회의 구체적인 직무와 본질에 있어 주교단의 결합과 연대성 그리고 일치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이로써 교회는 하나의 교회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