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론-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사제직 이해

 

5.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사제직 이해




중세부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사제로 서품된 성직자의 신분은 평신도들에 비해서 높은 위치를 당연하게 인정받고 있었다. 이 기간 중에 사제직은,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신분과는 구별되어 그리스도적 실존을 본래적으로 실현하는 신분으로 간주되었다. 특히 12, 13세기의 고대, 중세이래 사제직이 ‘성직 위계’ 내지 ‘교계’ 질서의 틀 안에서 파악되면서 사제적 우위의 교회관이 서서히 정착되기에 이르렀다.1)


중세의 봉건주의적 사회 질서 체제를 반영하는 교회 성직 위계의 질서에 따르면, 하느님이 당신의 구원 은총을 ‘위로부터 아래로’ 선사하면, 상부에 위치하는 성직자가 이를 받아 관리하면서 하부의 평신도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성직자가 이처럼 구원의 진리를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받아 평신도들에게 건네주는 신분이란 점에서 성직자의 특별한 우위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따라 그리스도 신자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별된다. 교계 제도에 속한 유형의 신자들인 성직자들은 성무(聖務)에만 종사하여 혼탁한 속사(俗事)를 멀리해야 되고, 또 한 유형인 평신도들은 결혼을 하고 모든 속사에 종사하며 희생 제물을 제대에 봉헌하고 교무금을 납부해야 하는 등의 본분을 수행해야 한다. 여기서 성속(聖俗)관계가 상호 구별되고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가 상하위 신분 관계로 구별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트리엔트 교리서의 내용들은 이러한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주교들과 사제들이…… 하느님의 위격을 친히 지상에서 대리하기 때문에, 그들의 직책은 필시 보다 높은 다른 직책을 생각할 수 없이 높은 직책임에 틀림없다. 그 때문에 그들은 천사들이라고 불리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이 불사적인 하느님의 불가사이한 힘의 대리자가 되기 때문이다”(Ⅱ, 7, 2).2) 또한 금세기 중엽까지 재위했던 교황 비오 12세(1939-1958)의 교서 「하느님의 중재자」(Mediator Dei, 1947)에서는 전통적 직무 사제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도들만이 그리고 그의 그후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로부터 적법하게 안수를 받은 자들만이 그 사제적 권한을 갖는다. 이 사제직은 혈연 관계를 통해 세습적으로 전수되는 것이 아니다. 또 그것은 그리스도 공동체에서 생겨난 것도, 위임을 통해 백성들로부터 유래되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백성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면전에서 활동하기에 앞서 사제는 신적 구세주의 사신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위탁된 권한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초자연적이며 하느님으로부터 온다. 볼 수 있고 외양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교회 안에 보편적으로, 일반적으로, 혹은 무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된 사람들에게 베풀어지며 칠성사 가운데 하나인 신품 성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영적 탄생을 이루어 낸다.”3)


이처럼 성직자들이 하느님의 대리자로 지칭되고, 평신도들과 구별되는 신분임이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언명되는 가운데, 본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상징하던 태양과 달의 비유가 성직자와 평신도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되기도 하였다


종교 개혁 이후 가톨릭 안에서 제도주의적 교회론이 강조되면서 그리고, 교회의 형식적 권한과 기능이 교회를 구성하는 본질 요소로 규정되면서 교회 공직으로서의 사제직은 교회 안에서 실제로 그리스도의 예언직, 사제직, 왕직을 대신하는 직무로서 이해되었고, 이것은 그리스도의 진리를 가르치는 교도직(敎導職), 구원 은총을 관리하여 죄인을 성화시키는 성화직(聖化職), 그리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양의 무리를 다스리는 통치직(統治職)을 수행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규정되었다. 교회법에서 이 세 개의 직무가 권한으로 규정되어 그 내용이 법률화되었고 행정적으로도 강화되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신앙의 진리를 관리하는 사제직이 형법상의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행정상의 관할권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 구조 안에서 평신도들은 교계 제도에 의하여 인정된 신앙 교리를 고백하고, 성체 성사를 비롯한 성사를 합당하게 수령하며, 합법적 목자에 자신을 예속시킴으로써 신앙 생활을 올바로 영위하게 된다고 여겨졌다. 여기서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신분상이 차이는 실로 매우 크다. 성직자, 특히 교황과 교구장 주교가 전권적 관할권을 지니고 평신도를 가르치고 성화하며 다스리는 신분임에 비하여, 평신도는 가르침과 성화, 그리고 형법상의 제재 조치를 포함하는 관할권의 통치를 받는 수동적인 낮은 신분에 속하는 교회 성원인 것이다.


제 1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작성된 교회 헌장 초안에는, 교회가 성화하고 가르치고 통치하는 권한이 하느님으로부터 교회내의 일부 사람들, 즉 성직자들에게만 부여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동등하지 않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불평등 사회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교회는 전권이 교황으로부터 주교들과 신학자들을 거쳐 내려오기에 하부의 평신도들은 수동적 역할만을 담당하여 낮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피라밋형의 성직자 위주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교회의 기본 규정인 백성(λαος) 개념이 그들보다 높이 위치하는 성직자와 구별되는 ‘평신도’에 국한되고, 본래적 의미로 모든 신앙인과 세례 받은 사람을 뜻하는 신약 성서적 의미인 ‘성령적인 사람들’(πνευματικος)은 특정한 신분 명칭 즉, 서품된 성직자의 신분 명칭이 되었다.4)


사제직과 이에 속하지 않는 평신도와의 차이가 얼마나 크게 강조되었는가를 1908년에 반포된 교황 비오 10세의 교서 “Haerent animo”의 한 문장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황은 사제와 평신도의 차이를 “하늘과 땅 차이처럼이나” 크다고 진술하고 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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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uest 님의 말:

     

    5.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사제직 이해


    중세부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사제로 서품된 성직자의 신분은 평신도들에 비해서 높은 위치를 당연하게 인정받고 있었다. 이 기간 중에 사제직은,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신분과는 구별되어 그리스도적 실존을 본래적으로 실현하는 신분으로 간주되었다. 특히 12, 13세기의 고대, 중세이래 사제직이 ‘성직 위계’ 내지 ‘교계’ 질서의 틀 안에서 파악되면서 사제적 우위의 교회관이 서서히 정착되기에 이르렀다.1)

    중세의 봉건주의적 사회 질서 체제를 반영하는 교회 성직 위계의 질서에 따르면, 하느님이 당신의 구원 은총을 ‘위로부터 아래로’ 선사하면, 상부에 위치하는 성직자가 이를 받아 관리하면서 하부의 평신도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성직자가 이처럼 구원의 진리를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받아 평신도들에게 건네주는 신분이란 점에서 성직자의 특별한 우위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따라 그리스도 신자들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별된다. 교계 제도에 속한 유형의 신자들인 성직자들은 성무(聖務)에만 종사하여 혼탁한 속사(俗事)를 멀리해야 되고, 또 한 유형인 평신도들은 결혼을 하고 모든 속사에 종사하며 희생 제물을 제대에 봉헌하고 교무금을 납부해야 하는 등의 본분을 수행해야 한다. 여기서 성속(聖俗)관계가 상호 구별되고 성직자와 평신도의 관계가 상하위 신분 관계로 구별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트리엔트 교리서의 내용들은 이러한 정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주교들과 사제들이…… 하느님의 위격을 친히 지상에서 대리하기 때문에, 그들의 직책은 필시 보다 높은 다른 직책을 생각할 수 없이 높은 직책임에 틀림없다. 그 때문에 그들은 천사들이라고 불리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들이 불사적인 하느님의 불가사이한 힘의 대리자가 되기 때문이다”(Ⅱ, 7, 2).2) 또한 금세기 중엽까지 재위했던 교황 비오 12세(1939-1958)의 교서 「하느님의 중재자」(Mediator Dei, 1947)에서는 전통적 직무 사제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사도들만이 그리고 그의 그후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로부터 적법하게 안수를 받은 자들만이 그 사제적 권한을 갖는다. 이 사제직은 혈연 관계를 통해 세습적으로 전수되는 것이 아니다. 또 그것은 그리스도 공동체에서 생겨난 것도, 위임을 통해 백성들로부터 유래되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백성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면전에서 활동하기에 앞서 사제는 신적 구세주의 사신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위탁된 권한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초자연적이며 하느님으로부터 온다. 볼 수 있고 외양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교회 안에 보편적으로, 일반적으로, 혹은 무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택된 사람들에게 베풀어지며 칠성사 가운데 하나인 신품 성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영적 탄생을 이루어 낸다.”3)

    이처럼 성직자들이 하느님의 대리자로 지칭되고, 평신도들과 구별되는 신분임이 교회의 공식 입장으로 언명되는 가운데, 본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상징하던 태양과 달의 비유가 성직자와 평신도와의 관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되기도 하였다

    종교 개혁 이후 가톨릭 안에서 제도주의적 교회론이 강조되면서 그리고, 교회의 형식적 권한과 기능이 교회를 구성하는 본질 요소로 규정되면서 교회 공직으로서의 사제직은 교회 안에서 실제로 그리스도의 예언직, 사제직, 왕직을 대신하는 직무로서 이해되었고, 이것은 그리스도의 진리를 가르치는 교도직(敎導職), 구원 은총을 관리하여 죄인을 성화시키는 성화직(聖化職), 그리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양의 무리를 다스리는 통치직(統治職)을 수행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규정되었다. 교회법에서 이 세 개의 직무가 권한으로 규정되어 그 내용이 법률화되었고 행정적으로도 강화되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신앙의 진리를 관리하는 사제직이 형법상의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행정상의 관할권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교회 구조 안에서 평신도들은 교계 제도에 의하여 인정된 신앙 교리를 고백하고, 성체 성사를 비롯한 성사를 합당하게 수령하며, 합법적 목자에 자신을 예속시킴으로써 신앙 생활을 올바로 영위하게 된다고 여겨졌다. 여기서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신분상이 차이는 실로 매우 크다. 성직자, 특히 교황과 교구장 주교가 전권적 관할권을 지니고 평신도를 가르치고 성화하며 다스리는 신분임에 비하여, 평신도는 가르침과 성화, 그리고 형법상의 제재 조치를 포함하는 관할권의 통치를 받는 수동적인 낮은 신분에 속하는 교회 성원인 것이다.

    제 1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작성된 교회 헌장 초안에는, 교회가 성화하고 가르치고 통치하는 권한이 하느님으로부터 교회내의 일부 사람들, 즉 성직자들에게만 부여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여되지 않기 때문에, 동등하지 않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불평등 사회라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교회는 전권이 교황으로부터 주교들과 신학자들을 거쳐 내려오기에 하부의 평신도들은 수동적 역할만을 담당하여 낮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피라밋형의 성직자 위주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교회의 기본 규정인 백성(λαος) 개념이 그들보다 높이 위치하는 성직자와 구별되는 ‘평신도’에 국한되고, 본래적 의미로 모든 신앙인과 세례 받은 사람을 뜻하는 신약 성서적 의미인 ‘성령적인 사람들’(πνευματικος)은 특정한 신분 명칭 즉, 서품된 성직자의 신분 명칭이 되었다.4)

    사제직과 이에 속하지 않는 평신도와의 차이가 얼마나 크게 강조되었는가를 1908년에 반포된 교황 비오 10세의 교서 “Haerent animo”의 한 문장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황은 사제와 평신도의 차이를 “하늘과 땅 차이처럼이나” 크다고 진술하고 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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