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여정(地上旅程) 교회의 종말적
(終末的) 성격과 천상교회와의 일치
1. 세말(世末)에 완성될 교회
우리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 부르심을 받아 교회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화(聖化)되는 것이다. 이 교회는 천상 영광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성될 것이며, 그 때에 비로소 만물의 회복기가 올 것이고(사도 3, 21), 그 때에 비로소 인간과 밀접히 결합되어 인간을 통하여 그 목적에 도달하는 전세계도 인류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재건될 것이다(에페 1, 10).
그리스도께서는 땅에서 높이 들려 올라가심으로써 모든 사람들을 당신께로 이끌어 주셨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생명을 주시는 당신 성령을 제자들에게 부어 주시고 성령을 통하여 당신 몸인 교회를 구원의 보편적 성사로 세우셨다.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도 이 세상에서 활동하심으로써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해 들이시며 그들을 당신과 밀접히 결합시키시고, 당신 몸과 피로써 기르시며 당신 영광스러운 생명에 참여케 하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언약된 재건(再建)은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어 성령의 파견으로 추진되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교회 안에서 계속된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미래의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성부께서 맡기신 일을 완수하며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교회 안에서 신앙을 통하여 우리 현세 생활의 의의도 배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기의 종말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며, 세상의 쇄신도 이미 결정적으로 현세에서 어느 정도 미리 실현되고 있는 것이니, 교회는 지상에서 이미 불완전하게나마 참된 성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正義)의 본향인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여정(旅程)의 교회도 성사와 현세 제도 안에서 지나갈 현세의 모습을 지니고, 아직까지 탄식과 산고를 겪으며 하느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피조물들 사이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우리 상속의 담보이신” 성령의 표를 받은(에페 1, 14)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들이라 불리우고 사실 그러하다. 그러나 아직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 중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그때에 가서는 하느님의 본 모습을 실제로 뵈올 것이며 우리는 하느님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육체 안에 살고 있는 동안에 우리는 주님을 멀리 떠나 있는 것이며”(2 고린 5, 6) 성령의 첫 열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속으로 신음하며(로마 8, 23) 그리스도와 함께 있기를 갈망하는 것이다(필립 1, 23). 이러한 사랑 때문에 우리는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도록 재촉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만사에 있어서 하느님 뜻에 들도록 노력하며 악마의 전략에 대항하고 악한 날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하느님이 주시는 갑옷을 입는 것이다. 그러나 주의 말씀대로 날과 시간을 알지 못하므로 항상 경계하고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지상 생활이 끝난 다음 주님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 축복받은 이들과 같이 지낼 수 있을 것이며, 악하고 게으른 종들같이 영원한 불이나 “땅을 치며 통곡할” 바깥 어두움 속으로 물러가라는 엄명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영광스러우신 그리스도와 함께 왕노릇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모두 다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육신으로 행한 모든 행위에 대하여 글대로 각기 갚음을 받을 것이며”(2 고린 5, 10) 세말에 가서 “선한 일을 행한 사람은 생명을 얻으려 부활할 것이나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죄의 심판을 받으려 부활할 것이다”(요한 5, 29). 따라서 “현재 우리가 당하는 괴로움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을”(로마 8, 18) 생각하고 굳센 신앙으로 “복된 희망과 크신 하느님이시며 우리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디도 2, 13)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비천한 몸을 변화시켜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양이 되게 하실 것이며”(필립 3, 21) 그분이 오시면 “당신 성도들 가운데서 영광을 받으시고 믿는 모든 이들로부터 놀라운 찬사를 받으실 것이다”(2 데살 1, 10)
2. 지상여정(地上旅程)의 교회
그러므로 주께서 당신 위엄을 갖추시고 모든 천사들과 함께 오시어 죽음을 소멸하시고 만물을 당신께 굴복시키실 대까지는 주의 제자들 중 어떤 이는 세상 여정에 남아 있고 어떤 이는 죽어 단련을 받고 어떤 이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실제로 뵈오며” 영광을 누리고 있으나 우리는 모두 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같은 사랑 안에서 서로 다른 정도와 방법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우리 하느님께 같은 영광의 찬미가를 노래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 속하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고 한 교회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평화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형제들과 지상 여정의 형제들 사이의 결합이 죽음으로써 서로 중단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영신적 보화의 교류로 말미암아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 교회의 변함없는 신앙이다. 천상에 있는 사람들이 보다 밀접하게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 교회의 성덕을 보다 견고케 하며 교회가 지상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경배를 보다 고상하게 만들며 교회 건설에 여러 가지 모양으로 광범하게 이바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본 고향에 들어가 주님 앞에 있는 이들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끊임없이 성부께 전구하며,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의 유일한 중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지상에서 쌓은 공로를 보여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만사에 주님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남은 수난을 그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자기 몸으로 채움으로써 공로를 쌓았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약함은 그들의 형제적 배려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3. 단련(鍛鍊)받는 형제와 개선한 형제들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의 이같은 교류를 명백히 인식한 지상 여정의 교회는 그리스도교의 초기부터 대단한 신심으로 죽은 이들을 기억하였고, 또 “죽은 이들이 죄의 사함을 받도록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은 장하고도 경건한 생각이었으므로” 그들을 위해서 대신 기도도 바쳤던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도들과 순교자들은 자기 피를 흘림으로써 믿음과 사랑의 최고 증거를 보였으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보다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교회는 언제나 믿었으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그들을 특별한 정성으로 공경하며 전구의 도움을 열심히 간청하여 왔다. 오래지 않아 그분들 무리에 그리스도의 동정과 청빈을 보다 충실히 본받은 이들과 마침내 그리스도교적 덕행의 훌륭한 실천과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은사로 말미암아 신도들의 존경과 모범의 대상으로 추대된 다른 이들도 추가되었다.
사실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른 분들의 생활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미래의 국가를 찾으려는 충격의 새로운 동기를 발견하게 되며, 동시에 무상한 현세의 변화 속에서도 각자에게 고유한 신분과 조건에 다라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인 성덕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와 같은 인간성을 지니고서도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다 완전히 닮아가는 그분들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은 당신의 현존과 당신의 모상을 생생하게 사람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들 가운데서 하느님 친히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당신 나라의 표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구름같이 우리를 둘러싸고 복음의 진리를 긍정하는 말소리가 우리 귀에 들려 오니, 우리는 그리로 강하게 끌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모범의 이유로만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서 형제적 사랑을 실천함으로서 전 교회의 일치를 강화하기 위하여 천상 형제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지상여정에 있는 크리스챤들의 일치가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가까이 인도하는 것과 같이 성인들과의 일치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켜 주는 것이나, 온갖 은총과 하느님 백성의 생명이 그 원천이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서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친구요 공동 상속자들이며, 우리의 형제요 탁월한 은인들인 성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마땅한 감사를 드리며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은혜를 청하기 위하여 성인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기도와 도움을 바라는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천상 형제들에게 표시한 진정한 사랑의 증거는 모두 다 본질적으로 “모든 성인의 자랑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성인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으시며 현양을 받으시는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다.
특히 거룩한 전례에 있어서 우리와 천상 교회와의 일치가 가장 고상한 방법으로 실현되는 것이니, 전례 가운데서 성령의 능력이 성사적 표지를 통하여 우리 위에 작용하고, 우리는 하느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함께 즐기고, 모든 종족과 언어와 민족과 국가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되어 한 교회로 모여든 우리 모두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현양하며 한 목소리로 찬미가를 부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 성제를 봉헌하며 특히 영화로우신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와 성 요셉과 복되신 사도들과 순교자들과 모든 성인들을 생각하며 공경하고 그들과 결합함으로써 천상 교회 예배에 일치하는 것이다.
4. 개선(凱旋)한 교회에 대한 바른 이해
진정한 성인들의 공경은 외적행사의 복잡성에 있다기보다는 모름지기 우리의 행동적 사랑의 깊이에 있다. 이런 사랑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성인들의 “생활에서 모범을 찾고, 통공에서 일치를 찾으며 전구에서 도움을 찾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와 천상 형제들과의 교류는 신앙의 충분한 빛을 받아 이해하기만 한다면 그것이 절대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는 흠숭을 약화시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욱 완전케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정을 형성한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하며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을 함께 찬미함으로써 서로 교류할 때에 교회의 깊은 내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며 완성된 영광의 전례를 미리 맛보고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고 죽은 이들이 영광스러이 부활할 때에는 하느님의 광채가 천상 나라를 비추겠고 어린양은 그 나라의 등불이 되실 것이다(묵시 21, 24). 그때에 성도들의 교회 전체는 사랑의 최상 행복 속에서 하느님과 “살해되신 어린 양을”(묵시 5, 12) 흠숭할 것이며 “옥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에게 찬미와 영예,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있으소서”(묵시 5, 13-14)하며 소리 맞춰 외칠 것이다.

지상여정(地上旅程) 교회의 종말적
(終末的) 성격과 천상교회와의 일치
1. 세말(世末)에 완성될 교회
우리 모든 이가 그리스도 안에 부르심을 받아 교회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화(聖化)되는 것이다. 이 교회는 천상 영광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성될 것이며, 그 때에 비로소 만물의 회복기가 올 것이고(사도 3, 21), 그 때에 비로소 인간과 밀접히 결합되어 인간을 통하여 그 목적에 도달하는 전세계도 인류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재건될 것이다(에페 1, 10).
그리스도께서는 땅에서 높이 들려 올라가심으로써 모든 사람들을 당신께로 이끌어 주셨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써 생명을 주시는 당신 성령을 제자들에게 부어 주시고 성령을 통하여 당신 몸인 교회를 구원의 보편적 성사로 세우셨다.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면서도 이 세상에서 활동하심으로써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해 들이시며 그들을 당신과 밀접히 결합시키시고, 당신 몸과 피로써 기르시며 당신 영광스러운 생명에 참여케 하신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언약된 재건(再建)은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시작되어 성령의 파견으로 추진되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교회 안에서 계속된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미래의 좋은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성부께서 맡기신 일을 완수하며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교회 안에서 신앙을 통하여 우리 현세 생활의 의의도 배우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기의 종말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며, 세상의 쇄신도 이미 결정적으로 현세에서 어느 정도 미리 실현되고 있는 것이니, 교회는 지상에서 이미 불완전하게나마 참된 성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의(正義)의 본향인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여정(旅程)의 교회도 성사와 현세 제도 안에서 지나갈 현세의 모습을 지니고, 아직까지 탄식과 산고를 겪으며 하느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피조물들 사이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결합되고 “우리 상속의 담보이신” 성령의 표를 받은(에페 1, 14)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들이라 불리우고 사실 그러하다. 그러나 아직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 중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그때에 가서는 하느님의 본 모습을 실제로 뵈올 것이며 우리는 하느님과 비슷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육체 안에 살고 있는 동안에 우리는 주님을 멀리 떠나 있는 것이며”(2 고린 5, 6) 성령의 첫 열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속으로 신음하며(로마 8, 23) 그리스도와 함께 있기를 갈망하는 것이다(필립 1, 23). 이러한 사랑 때문에 우리는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위하여 살도록 재촉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만사에 있어서 하느님 뜻에 들도록 노력하며 악마의 전략에 대항하고 악한 날에 저항할 수 있도록 하느님이 주시는 갑옷을 입는 것이다. 그러나 주의 말씀대로 날과 시간을 알지 못하므로 항상 경계하고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만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지상 생활이 끝난 다음 주님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 축복받은 이들과 같이 지낼 수 있을 것이며, 악하고 게으른 종들같이 영원한 불이나 “땅을 치며 통곡할” 바깥 어두움 속으로 물러가라는 엄명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영광스러우신 그리스도와 함께 왕노릇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모두 다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나타나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육신으로 행한 모든 행위에 대하여 글대로 각기 갚음을 받을 것이며”(2 고린 5, 10) 세말에 가서 “선한 일을 행한 사람은 생명을 얻으려 부활할 것이나 악한 일을 행한 사람은 죄의 심판을 받으려 부활할 것이다”(요한 5, 29). 따라서 “현재 우리가 당하는 괴로움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을”(로마 8, 18) 생각하고 굳센 신앙으로 “복된 희망과 크신 하느님이시며 우리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나타나기를”(디도 2, 13)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비천한 몸을 변화시켜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양이 되게 하실 것이며”(필립 3, 21) 그분이 오시면 “당신 성도들 가운데서 영광을 받으시고 믿는 모든 이들로부터 놀라운 찬사를 받으실 것이다”(2 데살 1, 10)
2. 지상여정(地上旅程)의 교회
그러므로 주께서 당신 위엄을 갖추시고 모든 천사들과 함께 오시어 죽음을 소멸하시고 만물을 당신께 굴복시키실 대까지는 주의 제자들 중 어떤 이는 세상 여정에 남아 있고 어떤 이는 죽어 단련을 받고 어떤 이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실제로 뵈오며” 영광을 누리고 있으나 우리는 모두 다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같은 사랑 안에서 서로 다른 정도와 방법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우리 하느님께 같은 영광의 찬미가를 노래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 속하는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고 한 교회를 이루며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평화 속에 고이 잠들어 있는 형제들과 지상 여정의 형제들 사이의 결합이 죽음으로써 서로 중단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영신적 보화의 교류로 말미암아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 교회의 변함없는 신앙이다. 천상에 있는 사람들이 보다 밀접하게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 교회의 성덕을 보다 견고케 하며 교회가 지상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경배를 보다 고상하게 만들며 교회 건설에 여러 가지 모양으로 광범하게 이바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본 고향에 들어가 주님 앞에 있는 이들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끊임없이 성부께 전구하며,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의 유일한 중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지상에서 쌓은 공로를 보여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만사에 주님을 섬기며 그리스도의 남은 수난을 그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자기 몸으로 채움으로써 공로를 쌓았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약함은 그들의 형제적 배려로 많은 도움을 받는다.
3. 단련(鍛鍊)받는 형제와 개선한 형제들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체 전체의 이같은 교류를 명백히 인식한 지상 여정의 교회는 그리스도교의 초기부터 대단한 신심으로 죽은 이들을 기억하였고, 또 “죽은 이들이 죄의 사함을 받도록 그들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은 장하고도 경건한 생각이었으므로” 그들을 위해서 대신 기도도 바쳤던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도들과 순교자들은 자기 피를 흘림으로써 믿음과 사랑의 최고 증거를 보였으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보다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교회는 언제나 믿었으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그들을 특별한 정성으로 공경하며 전구의 도움을 열심히 간청하여 왔다. 오래지 않아 그분들 무리에 그리스도의 동정과 청빈을 보다 충실히 본받은 이들과 마침내 그리스도교적 덕행의 훌륭한 실천과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은사로 말미암아 신도들의 존경과 모범의 대상으로 추대된 다른 이들도 추가되었다.
사실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른 분들의 생활을 바라봄으로써 우리는 미래의 국가를 찾으려는 충격의 새로운 동기를 발견하게 되며, 동시에 무상한 현세의 변화 속에서도 각자에게 고유한 신분과 조건에 다라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인 성덕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우리와 같은 인간성을 지니고서도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다 완전히 닮아가는 그분들의 생활 속에서 하느님은 당신의 현존과 당신의 모상을 생생하게 사람들에게 보여 주신다. 그들 가운데서 하느님 친히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당신 나라의 표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이렇게 많은 증인들이 구름같이 우리를 둘러싸고 복음의 진리를 긍정하는 말소리가 우리 귀에 들려 오니, 우리는 그리로 강하게 끌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모범의 이유로만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서 형제적 사랑을 실천함으로서 전 교회의 일치를 강화하기 위하여 천상 형제들을 기념하는 것이다. 지상여정에 있는 크리스챤들의 일치가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가까이 인도하는 것과 같이 성인들과의 일치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켜 주는 것이나, 온갖 은총과 하느님 백성의 생명이 그 원천이며 머리이신 그리스도에게서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친구요 공동 상속자들이며, 우리의 형제요 탁월한 은인들인 성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마땅한 감사를 드리며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은혜를 청하기 위하여 성인들의 이름을 부르고 그들의 기도와 도움을 바라는 것은 참으로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천상 형제들에게 표시한 진정한 사랑의 증거는 모두 다 본질적으로 “모든 성인의 자랑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성인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으시며 현양을 받으시는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다.
특히 거룩한 전례에 있어서 우리와 천상 교회와의 일치가 가장 고상한 방법으로 실현되는 것이니, 전례 가운데서 성령의 능력이 성사적 표지를 통하여 우리 위에 작용하고, 우리는 하느님의 위엄을 찬미하며 함께 즐기고, 모든 종족과 언어와 민족과 국가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구원되어 한 교회로 모여든 우리 모두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현양하며 한 목소리로 찬미가를 부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사 성제를 봉헌하며 특히 영화로우신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와 성 요셉과 복되신 사도들과 순교자들과 모든 성인들을 생각하며 공경하고 그들과 결합함으로써 천상 교회 예배에 일치하는 것이다.
4. 개선(凱旋)한 교회에 대한 바른 이해
진정한 성인들의 공경은 외적행사의 복잡성에 있다기보다는 모름지기 우리의 행동적 사랑의 깊이에 있다. 이런 사랑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과 교회의 선익을 위하여 성인들의 “생활에서 모범을 찾고, 통공에서 일치를 찾으며 전구에서 도움을 찾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와 천상 형제들과의 교류는 신앙의 충분한 빛을 받아 이해하기만 한다면 그것이 절대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쳐지는 흠숭을 약화시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더욱 완전케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정을 형성한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하며 지극히 거룩하신 성삼을 함께 찬미함으로써 서로 교류할 때에 교회의 깊은 내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며 완성된 영광의 전례를 미리 맛보고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고 죽은 이들이 영광스러이 부활할 때에는 하느님의 광채가 천상 나라를 비추겠고 어린양은 그 나라의 등불이 되실 것이다(묵시 21, 24). 그때에 성도들의 교회 전체는 사랑의 최상 행복 속에서 하느님과 “살해되신 어린 양을”(묵시 5, 12) 흠숭할 것이며 “옥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에게 찬미와 영예,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있으소서”(묵시 5, 13-14)하며 소리 맞춰 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