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총론-들어가는말

 

1.   들어가는 말




1.1. 성사론의 위치




성사론은 교회의 실천적인 삶과 연관되어 있다. 교회는 세 가지 본질적 행동, 즉 증거(Martyria), 봉사(Diakonia), 전례(Liturgia)를 통해서 존립한다. 즉 교회는 하느님 말씀을 외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선포하고, 선포된 말씀에 따라서 봉사의 삶을 실천한다. 그런데 교회 공동체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기 이전에 함께 말씀을 듣고, 말씀에 따라서 살기 위한 힘을 얻는 것은 바로 전례(특히 성찬례)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헌장은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전례는 교회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頂點)이며, 모든 힘이 흘러 나오는 원천이다 […] 특히 미사 성제에서 흡사 샘에서와 같이 우리에게 은총이 흐르고 […]”(10항). 성사론은 바로 이렇게 교회의 본질적 행동 중의 하나인 전례와 밀접한 연관 속에 있는 것이다.




1.2. 문제점과 과제




1) 성사의 올바른 이해


가톨릭 교회에서는 성사생활이 교회 생활의 큰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서 세례받은 신자들은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한 매 주일 의무적으로 미사(성체성사)에 참여해야 하고 적어도 일년에 두번 판공성사를 보아야 한다. 그런데 적지 않은 신자들은 미사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저 고해성사 보기 싫어서 마지 못해서 주일 미사에 참여한다. 어떤 신자들은 ‘기복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미사룰 마치 굿처럼 화를 피하고 복을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당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은 조상 탓이니 수십대의 미사를 드려 조상의 혼을 달래야 한다는 잘못된 주장에 따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용서의 은총으로 체험하기 보다는 부담스러운 굴레로 여긴다. 아직까지도 병자성사는 죽을 위험에 처함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것으로 여기고 받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잘못된 자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2) 성사와 실생활의 연결


성사는 전형적인 가톨릭 교회의 종교 예식이다. 하지만 교회 울타리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의 일상의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마치 신앙이 신앙이 교회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런 점을 분명히 밝힌다면 성사를 훨씬 더 가깝게 체험할 수 있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 설명하기도 쉬울 것이다.




몇 십년 전부터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세속화의 경향 속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성사 참여가 계속적으로 줄어 들었다. 한국 교회에는 냉담자가 늘어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지만, 아직 서구와 같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 나름대로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교회와 신앙에 대한 무관심, 실천적 무신론이지만, 우리의 문제는 잘못된 신앙, 미신이다. 서양의 역사에 드러나듯이 잘못된 신앙은 궁극적으로 무신론으로 귀결되기 쉽다. 신의 이름으로 인간을 왜소하게 만드는 잘못된 종교적 태도에 반대해서 근대 무신론이 발생했다는 것을 볼 때 무신론은 종교의 ‘타락’을 전제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미신의 다음 단계는 무신론이다. 무신론으로 넘어가지 전에 잘못된 신앙을 정화해야 하는데, 그것은 신앙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을 통해서 가능하다.




3) 성사론 내부의 문제들


가) 성서에서 나타나는 세례와 성찬례가 “성사”(sacramentum)라는 개념으로 지칭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성사라는 말마디 자체를 신약성서에서 발견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회 생활에 본질적인 부분이 되어버린 성사에 대한 성서적 근거를 얘기할 수 있을까?


나) 가톨릭 교회는 칠성사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제정되었다고 믿고 가르친다. 그런데 성서에 보면 예수께 기원을 둘 수 있는 성사는 세례와 성찬례, 두 가지 뿐이다. 그래서 개신교에서는 두 가지만을 성례전으로 인정하고 있는 형편인데, 이 차이는 과연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


다) 전통적으로 개신교는 ”말씀의 교회“, 가톨릭은 “성사의 교회”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기점으로 가톨릭 교회에서도 그리스도께서는 성사 안에서 뿐만 아니라 말씀 안에도 현존하신다(전례헌장 7항 참조)고 분명히 선언하였고, 이로써 과거의 양분법은 더 이상 통용이 되지 않게 되었다. 그러면 말씀과 성사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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