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편집
우리가 시편집이라고 부르는 구약성경의 경전은 히브리말로 “찬양가들” 또는 “찬양가들의 책”이라고 불린다. 찬양은 할렐루야(주님을 찬양하여라)의 “찬양하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명사이다. 시편집에는 150개의 종교적인 시가들이 실려 있다. 시편을 우리말로 옮길 때에는 단순히 ‘시편’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찬미가’라고 하는 것이 옳다. 특별히 ‘주님의 찬미가’라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전 역사의 드라마 안에서 하느님의 동반자가 되어 그분의 현존과 활동에 대하여 응답하도록 불리움을 받았다. 야훼의 강력한 활동이 있을 때마다 이스라엘은 침묵을 지키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야훼께 응답하고 야훼와 대화를 나누는 가장 좋은 예는 시편집이다. 시편은 다윗 시대부터 구약 후기에 이르기까지 하느님과 함께 엮어간 이스라엘 역사의 모든 드라마 내용을 집약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하느님의 능동적인 현존에 대하여 이스라엘이 응답한 것은 시편의 흠숭과 감사, 고백과 탄원의 노래들에 나타난다.
시편의 찬미가와 탄식가의 상당수가 개인의 구체적인 생활 상황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모든 경우에 이 개인적인 시편들이 개인적인 묵상을 위해서만 작성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어떤 것은 성전 축제에서의 낭송이나 전례적 행사와 관련해서 사용할 의도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시편은 공동체에서 ‘예배’ 때 혹은 ‘전례’ 때에 사용되던 것이다. 다시 말해 시편들의 근원적인 ‘배경’ 혹은 ‘삶의 터전’은 제의(전례)이다. 대부분의 시들이 전례적이라는 데에는 학자들은 모두 일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제의(전례)는 십계명에서 묘사된 희생제의를 우선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종류의 성전 축제를 언급하고 있다. 비록 율법이 그것에 관해 거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약간의 시편들과 이웃 민족들이 비슷한 제의를 바탕으로 해서 그러한 축제들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2. 시편의 내용
시편은 크게 애원시(탄원시)와 감사시, 제왕시와 그 밖의 시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애원시(탄원시)는 ①개인적인 애원시, ②국가적인 애원시, ③보상을 이야기하는 애원시(지혜문학적 요소가 그 중심 테마이다), ④불경한 자들(하느님을 부인하는 자들)에 대한 애원시, ⑤ 공정하지 못한 판사를 거슬러 바친 기도 등이 있다.
감사시는 ①개인적인 감사시와 ② 공식적인 감사의 노래가 있다.
제왕시는 ① 야훼의 왕권을 노래한 시(착좌식과 전례행렬의 시편도 포함됨)와 ② 왕적 시편이 있다.
그외의 시편들은 ① 메시아적 시편과 신약성경 ② 교훈시와 지혜시(순례의 시편도 포함), ③산상수훈을 예고하는 시편 등이 있다.
3. 시편집의 구조
시편집은 다섯 권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①1-41편 ②42-72편 ③73-89편 ④90-106편 ⑤107-150편이다. 각 권은 이른바 “종결찬양”으로 끝을 맺는다. 다섯 권으로 나뉜 확실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모세의 다섯 책, 곧 모세 오경에 상응한 조처라는 추측이 일찍부터 제기되었다. 이러한 일반적인 구분 외에도 ① 3-41편과 90-150편 에서는 하느님의 이름을 야훼로, ② 42-83편에서는 하느님의 이름을 엘로힘으로 부르고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엘로힘 시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구분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시편 전체가 하나의 책으로 엮어지기 전에 이미 독립적으로 서로 다른 여러 작은 모음집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과정은 알 수 없지만 기원전 3세기 말에 이미 이 부분적인 모음집들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시편집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손을 거치면서 점진적으로 형성되었고, 이것이 현대적 의미의 편찬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복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시편 53편은 14편과 같고 70편은 40,14-18과 같으며 108편은 57,8-12와 60,7,14로 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