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의 ‘masih’(mashiah)라는 동사에서 온 말로서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가리킨다. 그리스어에선 ‘Christos’ 즉 그리스도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는 말로서 번역되었다(요한 1:41, 4:25). 구약시대에 예언자, 사제, 왕들은 즉위할 때 머리에 기름을 붓는 의식을 행하는 관습이 있었으며, 그리스도는 예언자, 대사제, 왕 중 왕으로서 신으로부터 기름부음을 받았고, 인류 구제를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나신 ‘구세주’(救世主)이므로, ‘메시아’라는 말은 구세주를 뜻한다. 유태교, 그리스도교의 종말사상(終末思想)과 결부되어 ‘종말론적 구원자’를 나타내기도 한다.
고대 이스라엘 왕조시대에 다윗왕 이후에는 신망 있는 왕을 갖지 못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다윗왕의 이미지와 결합된 이상적인 왕의 재래(再來)를 대망하는 이른바 ‘메시아 대망’의 경향이 풍미하게 되었다. 이때의 메시아 대망은 현실을 부정(否定) 매개로 하는 종말론과 결부되어 종말적 메시아 대망으로 바뀌었다. 정치적인 독립을 잃은 유다이즘 시대로 들어오자, 묵시문학적(默示文學的)으로 천상의 메시아가 생각의 대상이 되거나, 다른 한편에서 2세기 때 로마에 대한 저항의 기수 바르 코크바(Bar Kochba)를 메시아라고 호칭하는 경우와 같이 민족주의와도 결부되었다. 하지만 후기 유다이즘에 있어서는 메시아사상이 오늘까지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큰 위치를 차지하지 않고 있다. 그리스도교의 ‘메시아’라는 명치 사용을 보면, 구약성서에 39회 나타나지만, 그중 29회는 이스라엘 또는 유대 왕을 지칭한 경우이고, 1회는 페르시아왕 키로스(Kyros, 기원전 600경-529)[고레스]를 가리켰다(이사 45:1). 신약성서에 나타난 메시아라는 용어는 요한복음서에서만 2회 뿐이다(1:21, 4:25). 그리고는 거의 그리스어 번역인 ‘Christos’(그리스도)로 나와 있다. 기타 메시아와 유사한 명칭으로서 ‘사람의 아들’(人子), ‘다윗의 후손’, ‘유태인의 왕’, ‘하느님의 아들’로서 표현되었다.
그리스도교의 메시아관념은 종교사적인 관점에서 보아 본질적으로는 유다이즘의 메시아관념을 발전시킨 것이나, 사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고난받는 종’으로서의 메시아상(像)(이사 53)과 예수와의 결합에 있다. 예수가 그리스도 즉 메시아임은 그가 왕적인 권력을 가지고 이 세상을 통치하기 때문이 아니다. 스스로 종으로서 고난의 길을 걷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며, 이 세상은 자기 나라가 아니라고 전제한 것이다. 이 고난을 받은 자로서의 메시아사상은 그리스도교의 독자적인 메시아사상을 형성하였다. 유다이즘의 ‘메시아’ 행위는 정신적인 구제행위 즉 신에 대한 속죄와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인 구제를 가져오는, 이른바 정치적인 메시아로서 만민을 정복하고 그들을 무릎 꿇게 하는 이 세상에 속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의 ‘하늘의 왕국’은 신이 직접 지배하는 나라이며,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 나라이고, 바울로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에서 메시아에 관한 일반적인 정의를 개정하여,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능력으로서, 또한 하느님의 지혜로서, 하늘로부터 온 사람인데, 부활의 첫 열매라고 하여 ‘신의 아들’이라는 데서 신성(神性)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신앙의 대상임을 밝혔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와 유태교의 메시아관(觀)은 종말관과 마찬가지로 그 내용에 있어 결정적으로 서로 다르다.
메시아를 단순한 구제자라고 해석한다면, 메시아 사상이나 메시아 대망은 다른 종교에서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가령 조로아스터교(Zoroaster敎) 이단설에 의하면 조로아스터 사후 3천년이면 구제자가 출현하리라고 믿고 있으며, 세계 여러 곳 각 시대에서 볼 수 있는 ‘천년왕국설’(千年王國說, millennium) 운동에서도 구제자가 대망되고 있고, 기적이나 예언을 행하는 천부적인 재능의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를 구제자로 착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 이 때문에 ‘메시아’는 광의의 뜻으로, 개인 내지는 특정 집단을 그 고통스런 지경으로부터 해방하여, 평화와 번영을 약속하는 구제자, 더구나 신적인 권위와 성격을 띤 구제자로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그리스도교에서는 로마서 1장에서 갈파하였듯이 예수는 부활에 의하여 하느님의 메시아가 되었으며 모든 원수, 모든 죽음을 정복할 때까지, 그리스도 즉 메시아의 통치는 지속된다. 예수는 때로는 ‘메시아’ 칭호를 뜻밖에도 사양하였으며, 또 정치적인 ‘메시아주의’(Messianism)를 단호하게 거부하였다. 그리스도교의 메시아는 구세주 즉 고난의 메시아 사상으로 일관하여 그리스도교의 독창적인 것으로서 전개되어 나온 것이다.
[참고문헌] M.J. Lagrange, Le messianisme chez les Juifs, Paris 1909 / E. Sellin, Die israelitisch-judishe Heilandserwartung, 1909 / A. Lemann, Histoire complete de l’idee messianique chez les Juifs, Lyon 1909 / A. Bentzen, King and Messiah, 1954 / J. Klausner, The Messianic Idea in Israel, New York 1955 / K. Adam, The Christ of Faith, tr. J. Crick, New York 1957 / 杉田六一, 離散のコダヤ人, 敎文館, 19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