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케이아 [영] epikeia [그] epikeia

① 형평(衡平), 조리(條理)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인정법(人定法)의 규정을 해석할 때 조리에 맞는 합리적인 해석을 의미한다. 윤리신학에서 발전된 개념. 이러한 해석이 요구되는 이유는 인정법들이 신법(神法)이나 자연법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고, 인정법은 부단히 변천하는 현실을 규율하므로 성격상 불완전할 수밖에 없어서 입법 당시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발생하는 경우, 법의 의사가 반드시 명료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에는 상위법의 이념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후자의 경우에는 입법 당시에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처한 행위자를 구속하는 것은 입법자의 합리적인 의사가 아니라고 너그럽게 해석함으로써 행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각각 에피케이아가 필요하다. 전자는 넓은 의미의 에피케이아이며, 대부분의 학자들은 에피케이아를 후자 즉 좁은 의미로 한정한다. 일찍이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에 따라 에피케이아를 법적 사회적 정의에 속하는 덕(德)으로 보았는데 이 관점은 1940년 이래 부활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에피케이아는 자연법에 관해서는 있을 수 없고 자연법을 부적절하게 표현한 인정법에 한해서 소용되는 것이며, 에피케이아의 사명은 법의 의무를 단순히 회피하는 데 있지 않고 입법자의 합리적 의사를 밝혀내어 진정한 법이념을 실현하는데 있다.

② ‘평형’, ‘조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에피케이아는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의 자비(다니 3:42, 바룩 2:27)와 지도자의 어버이다운 너그러움과 친절을 뜻하였고(에스 3:13, 2마카 9:27), 신약성서에서 그리스도(2고린 10:1)와 지도자들(사도 24:4, 1베드 2:18)과 그리스도 교인들(필립 4:5, 디도 3:2)의 겸손, 온순, 관용을 지칭한다. 이는 자신의 권리를 기꺼이 유보하는 덕행이며 그 정신은 보복하지 말고(마태 5:39-42) 교우끼리 송사하지 말라는(1고린 6:1-11) 가르침에 나타나 있다. 에피케이아의 최고 모범은 당신의 위엄에 합당한 영광을 제쳐두고 종의 신분을 취하여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신 그리스도의 행위이다. 그리스도는 에피케이아로써 오히려 주님의 권위와 신적(神的)인 영광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는 그리스도교인은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겸손과 온유함 즉 에피케이아를 배우고(2고린 10:1) 이웃에게 실천해야한다.

이 글은 카테고리: 신학자료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