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 [한] 孝

유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德目)의 하나로 부모를 공경하고 섬기는 자식의 정성된 마음을 효라 한다. 효에 대한 사상은 공자, 맹자를 이은 동양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계승, 발전되어 동양 여러 나라의 지배적인 사상체계를 형성하였다. 효의 근본정신은 생명을 전수해 준 부모에 대한 보본(報本)이며, 부모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보은(報恩)으로 ≪효경≫(孝經)은 효를 다음과 같이 예시하고 있다. 즉 효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를 상하지 않게 잘 보존하여 부모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데에서 시작되고(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매일 부모를 극진히 모셔 부모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인격을 도야하여 이름을 떨침으로써 부모를 기쁘게 해 드림과 동시에 부모의 이름이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 마지막이라 하였다(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생전(生前)에 행했던 효는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된다. 생시와 같이 부모가 물려주신 신체를 잘 보존하고, 이를 후손에게 전수해 줌으로써 선조(先祖)의 생명을 보전한다. 또한 부모의 신상(神像)이 모셔져 있는 사당(祠堂)에 부모가 살아계신 때와 같이 문안드린다. 기일(忌日)이 되면 제사(祭祀)를 드린다. ‘입신양명’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효는 유교를 지배이념으로 하는 국가나 사회의 기본윤리로 숭상되었고, 효의 사상은 충(忠)의 사상으로 발전되어 유교사회를 떠받치는 정신적인 지주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효를 근간으로 하는 조선사회에 전래된 천주교는 효의 문제를 둘러싸고 조선왕조와 많은 갈등을 겪었다. 당시 조선의 천주교회는 조상숭배가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고 한 십계명에 위배되는지 아닌지를 두고 토론을 거듭하다가 이러한 사실을 북경의 주교 구베아(Gouvea, 湯士選)에게 문의하였다. 구베아 주교는 교황 글레멘스 11세의 칙서 와 교황 베네딕토 14세의 칙서 에 근거하여 조상제사에 미신적인 요소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금지함이 마땅하다는 서한을 조선 교회에 보냈다. 이에 따라 조선 교회는 조상제사를 미신행위라 하여 배척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전라도 진산(珍山)에 사는 윤지충(尹持忠)과 그의 외사촌 권상연(權尙然)이 제사를 폐하고 신주(神主)를 불살라버린 폐제훼주(廢祭毁主)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천주교를 반대하던 조선의 관료들은 천주교를 “아비도 임금도 모르는 불효불충(不孝不忠)한 무리들”이라 비난하고, 천주교를 ‘무부무군’(無父無君)의 교(敎)라고 하여 박해의 주요한 구실로 삼았다.

그러나 그리스도교가 부모에 대한 효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부모를 공경하라”고 천주십계를 통하여 가르치고 있다. 다만 부모에 대한 효도, 즉 부모에 대한 사랑도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누구든지 나에게 올 때 자기 부모나 형제자매나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가 14:16)는 신약성서의 가르침은 부모를 미워하라는 말이 아니고 부모에 대한 사랑이 부모에 대한 사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세상만물을 비롯하여 부모님마저 창조하신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고양되지 않으면 안 됨을 나타내고 있는데 불과한 것이다.

[참고문헌] 崔奭祐神父華甲紀念 韓國敎會史論叢, 韓國敎會史硏究所, 1982 / 崔奭祐, 韓國敎會史의 採究, 韓國敎會史硏究所,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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