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는 어떤 대상에 대하여 인정되는 의미를 두고 하는 말로서 인간의 생활이나 활동등을 측정하여 등급을 마련하는 용어로 흔히 경제적 가치를 말한다. 이 때에 주로 주관적 유용성의 정도나 교환능력을 지닌(예컨대 화폐와 같이) 정도의 값을 의미한다. 철학적 의미로는 대상 자체를 두고 말하며, 가치 철학을 통하여 많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가치가 무엇인지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 철학자들의 공통 견해이다. 그러나 가치의 구분, 혹은 특성에 따라 형식상 ① 적극적 혹은 소극적 가치, ② 절대적 혹은 상대적 가치, ③ 주관적 혹은 객관적 가치, ④ 정신적 혹은 물질적 가치, 내용상 ① 논리적 가치[眞], ② 윤리적 가치[善], ③ 심미적 가치[美], ④ 종교적 가치[聖]로 분류한다. 인간이 가치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의식하는 것은 항상 일정한 가치의 질서(秩序)를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즉 어떤 것과 동등한 가치인지, 보다 못한 것인지, 보다 나은 것인지 파악하게 된다. 이 때문에 가치질서 전도나 가치 파괴 등을 말하게 된다. 참된 가치질서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질서는 관계에서 특정되는 것이므로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의 관계질서 유지다. 참된 관계질서에서 참 가치가 나온다.
1. 개관 : 가치철학이라면 흔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에 이르는 가간 독일에서 유행했던 신 칸트학파의 가치 이념에 의한 윤리철학이나 현상론자들의 이론에 의한 학설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가치철학이 가치의 근본적이며 중심적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이미 철학이 시작될 때부터 있던 학문으로 보아야 하겠다. 철학의 임무도 결국 존재와 본질의 궁극적 의미를 추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라벨(L. Lavelle)은 “모든 위대한 철학은 가치철학”이었고 따라서 “가치 철학을 새로운 학문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하였다. 철학만이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대한 철학자들은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최고 최후의 가치는 무엇이며, 그에 이르는 길은 어떤 것인 지 탐구하고 설파하였다. 그러므로 영원이나 절대의 개념 없이, 또 종교적 차원의 이해와 인정이 없이 가치철학을 전개한다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며, 가치 전도나 가치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가치철학이라고 하는 이론들이 많이 나왔으나, 결국 무신론적이냐 유신론적이냐의 인생관(人生觀)에서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무신론적이고 반종교적 가치철학 체계이다. 이들은 종교나 윤리적 가치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회의적 태도를 취하였다. 예컨대 니체(F. Nietzsche) 같은 사람은 기존 가치를 부정하고 인간에 내재하고 있는 쟁취하고 지배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발휘하여 초인(超人)이 되어야 한다고 하며, 이에 반대되고 이런 의욕을 약화시키는 종교나 기존 도덕률을 타파해야 한다고 절규하였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얼마나 위태롭고 인간을 파멸에 이끌 수 있는 지는 세계 대전이 잘 증명하고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유신론적 가치 철학이다. 이들은 인간 안에 초월성 내지 절대성의 가능성을 두며 절대자와의 관련된 질서를 통해 참 가치를 추구하고 발견하고 또 성취시킨다고 본다. 여기에서는 공존(共存)과 조화를 통해 진정한 가치가 나타나고 제한성과 한계성을 초월하게 한다.
2. 가치철학 각론 : 철학사로 보면, 가치철학은 19세기부터 시작되어 20세기에 들어오면서 하나의 독립된 철학체계로 발전하였다. 이 학설은 당시까지 번창하던 실증주의(實證主義)나 과학주의(科學主義)와 같이 실제로 오관을 통해서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는 존재 외에도 하나의 독립된 실재로서의 가치를 확인하고 인정하려는 데서 출발하였다. 이는 일종의 이원론적(二元論的) 성격을 면치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설이 대두되기까지는 오랜 발전 과정이 전제된다. 즉 중세 후기부터 움트기 시작한 개념론(槪念論)을 비롯하여 칸트에 와서 종결된 사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철저하게 양분하여 ‘순수이성’과 ‘실천이성’으로 구찰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합리적인 모든 것(과학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자연과 수학 같은 것)과 비합리적 현상들(윤리적이거나 종교적 사항들)을 구분하고 서로 상관이 없는 별개의 것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와 같은 극단의 이원론적 경향을 극복하기 위하여 새로운 의미로서의 ‘가치철학’을 처음으로 표방한 학자는 소위 바덴학파(Badische Schule)의 창시자인 빈텔반트(W. Windelband)와 그의 후계자인 리케르트(H. Rickert)이다. 이들은 신 칸트학파의 분파로서 순수이성이 물질 자체에 대한 관찰 못지 않게 인류문화를 중요하게 보며 그 안에 인간 정신의 영원한 이상이며 절대적 요청인 당위성에 기본 가치를 두었다. 그러나 시대적 혼란으로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였다.
오늘날 가치철학하면 쉽게 셸러(M. Scheler)와 하르트만(N. Hartmann)을 생각하며 이들의 가치윤리학을 든다. 이들의 정신적 기초는 칸트에 두고 있으며, 로체(H. Lotze)와 브렌타노(F. Brentano)를 거쳐 인간 안에 있는 가치 감각(價値 感覺, Wertgefuhl)이 강조 되었다. 이들에 의하면, 가치 감각의 대상인 가차는 절대적이며 자립적 존재로 마치 수학적 대상과 같이 구체적 존재에 근거를 두지 않는 관념의 대상이라고 한다. 이런 사상을 발전시켜 인간의 긍정적, 혹은 부정적 태도를 유발시키는 힘이 가치라고 하였다. 셸러는 그리스도교적 신앙을 적용하여 윤리적 가치 이면에는 초월적 존재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주장하였다. 관념론이 아니고 존재론에다 바탕을 두고 있는 하멜은 독특한 가치철학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존재의 세 가지 양식을 전제하고[I’Etre, I’ Act, I’ Esprit], 이 초월적 대존재(大存在)와 영원한 현동(現動)과 모든 것을 포괄하는 대령(大靈)과의 일치와 조화를 이루는 것을 최대 최종의 가치로 말한다. 이것은 곧 초월적 빛과 힘에 의한 구체적 삶이라고 한다. 그의 사상의 배경은, 자기스스로가 말하듯이 유럽의 정신적 유산인 ‘영원한 철학’을 자기 나름대로 데카르트의 ‘코지토’(Cogito)와 베르그송의 ‘엘랑 비탈’(Elan Vital)사상을 토대로 재조명하는 것이라고 한다. (崔昌武)
[참고문헌] H. Rickert, Der Gegenstand der Erkenntnis, 1892; Kulturwissenschaft u. Naturwissenschaft,1899 / W. Windelband, Praludien, 1914, Geschichteu. Naturwissenschaft, 1894 / Ch. v. Ehrenfels, System der Wertethik, 1897 / M. Scheler, Der Formalismus in der Ethik und die materiale Wertethik, 1921; Vom Ewigen im Menschen, 1921 / J. Hessen, Wertphilosophic, 1937 / Fr. Klenk, Wert Sein Gott, 1942 / N. Hartmann, Ethik, 1949 / L. Lavelle, Traite des Valeurs I-II, 1950 / D. Hildebrand, Christian Ethic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