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재화를 교환함에 있어서 서로 교환되는 재화의 가치가 동등할 것을 요구하는 정의가 교환정의이다. 교환정의는 다른 사람의 권리에 대한 침해를 금하며 경제외적 강제를 동원하여 부등가교환(不等價交換)을 강요하는 행위도 죄악임을 선언한다. 그래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절도나 부등가교환을 유도하는 사기행위는 고대로부터 사회질서를 해치는 죄악으로 처벌받았다. 인간에게 있어서 교환정의는 인간사회가 자연채취 경제시대에서 교환 경제시대로 이행되면서부터 강조되었다. 교환 당사자들은 상대방의 권리를 인정하고 서로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것이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교환정의는 그것이 강조된 만큼 제대로 지켜진 시대가 거의 없었다. 예컨대 자본주의사회를 보면 자본가는 노동자의 노동력을 사들여 생산하는 대신 사들인 노동력만큼의 임금을 노동자에게 지불해야 등가교환(等價交換)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자본가는 잉여가치의 실현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에게 부등가교환을 강요한다. 임금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반면 노동시간은 연장된다. 노동자의 생활은 날이 갈수록 상대적으로 가난해지고 부(富)는 자본가의 손안에 집중된다.
이에 따라 노동자는 자신을 처지를 자각하게 되고 마침내, 교환정의에 입각한 정당한 임금을 요구하게 된다. 정당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억누르고 자신의 기득권을 연장하려는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는 계급적 모순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계급투쟁이 일어난다. 이러한 투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교환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환정의가 충족되는 곳에서는 계급의식이 있을 수 없고, 계급투쟁도 있을 수 없게 된다. 각 개인은 그가 노동한 만큼의 결과를 얻게 되고, 다른 사람의 희생에 기반을 둔 부란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환정의가 한 국가 내에서만 이루어진다고 하여서 세계가 평화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가 유기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한 국가 내에서 정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기대할 수는 없다. 국제적인 부등가교환은 국내적 부등가교환에 기반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적 부등가교환을 확대 심화시키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적 부등가교환과 국내적 부등가교환은 함께 해결되어야 한다. (⇒) 사회정의
[참고문헌] P.M. Sweery, The Theory of Capitalist Development, 1942 / P. Tillich, Love, Power and Justice, 1960 / 木下悅二, 論爭 · 國際價値論, 1960 / A.G. Frank, The Development of Underdevelopment, 1966 / T. Dos Santos, The Structure of Dependence, 19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