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
마리아를 “하느님의 성모”라고 부르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마리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참된 인간이심을 의미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예수께서 참된 하느님이심을 의미합니다. 만일 하느님이 아니시라면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실 수 없는 까닭입니다. 하느님의 제 2위인 성자 예수는 천주성으로는 태조부터 아버지와 같은 몸이시며, 태어날 날이 차자 동정 마리아의 태중에서 인성(人性)을 취하셨습니다.
그러나 마리아가 ‘하느님 성모’라는 것에 반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합니다. “동정 마리아가 하느님의 모친이라고는 할 수 없다. 성모의 인간적 모성은 일시적이요 하느님의 말씀(성자 예수)의 탄생은 영원의 탄생이므로 영원의 탄생에 관하여는 성모 마리아가 아무 간여하심이 없고 또 간여할 수도 없었으며, 예수의 천주성은 성모 마리아를 조성(造成)하셨으며, 마리아는 한 피조물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람이신 예수의 모친’이라 하든지 ‘하느님 아들의 인성의 모친’이라 함은 옳으나 ‘하느님의 성모’라 함은 옳지 않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문할 수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우리의 영혼 조성에 관하여 간여한 바 있었는가? 육신보다 고귀한 영혼의 조성은 오직 하느님 성업(聖業)이 아닌가? 그러나 누가 자기 어머니를 ‘내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내 육신의 어머니’라고 부르는가?” 흔히 부모다 자식이다, 혹은 어머니다 아들이다 하는 말은 그 존재를 가리켜 하는 말이요, 결코 사람의 구성 요소를 지적하여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내 육신의 어머니’, 혹은 ‘내 영혼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자는 없습니다. 누구든지 ‘내 어머니’ 또는 ‘우리 어머니’라고 합니다. 즉 하느님께서 직접 창조하신 영혼과, 모태에서 받은 물질적 육체와의 합일로 생명을 이룬 자기 개체의 어머니라 부르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예수 탄생의 오묘한 교리도 자연계의 현상을 빌어 비교할 수 있다면, 동정 마리아는 보통 어머니들이 자기 자신과 같은 성질의 인성을 자식에게 주듯이, 성령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제 2위이신 성자께 인성을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리아께서는 참으로 주 예수의 어머니가 되신 분입니다.
마리아께서 주 예수의 어머니가 되시므로 그 지위는 지고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는 단지 성자와만 지극히 가까운 관계를 맺고 계실 뿐 아니라, 성부와 성령과도 함께 맺고 계십니다.
2) 성모를 공경함이 옳은가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자는 일찍이 예수께서 접촉하시던 사물에도 경의를 표하게 될 것입니다. 더욱이 그분이 세상에 계실 때 그분과 가깝던 성인들에게는 사랑과 경의를 다하여 추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그중에도 주님과 유달리 가깝게 지내시던 성인에 대하여는 지극한 공경을 바치게 될 것입니다. 마치 태양에 가장 가까운 별은 받는 빛과 열이 유달리 강렬한 것과 마찬가지라 하겠습니다.
신앙인에게 예수께서 편력하시던 유다의 산천은 성지입니다. 유다의 온 땅이 예수께서 살던 땅인 까닭으로 성지로 일컬음을 받게 되고, 사도들은 주님의 선택을 입어 3년 동안 가르침을 받음으로써 성인의 전형이 되었다면, 예수를 친히 낳고 기르신 성모 마리아께서야 얼마나 거룩하셨겠습니까?
예수를 낳아 처음 안으신 이도 성모시요, 십자가 위의 시신을 최후로 받아 안으신 이도 성모이셨으니, 성모의 성덕을 받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3) 마리아 공경의 정당성
성서에는 성모 마리아를 ‘복되신 이’라고 한 곳이 네 군데 있습니다. 우리가 성모를 찬미하여 ‘복되신 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도 지나친 찬사가 아니고, 오직 성인과 천사와 성령의 복음 말씀에 따른 것일 뿐입니다.
주 예수께서 몸소 어머니로 공경하시고 순종하시던 성모 마리아를, 우리가 또한 어머니로 공경함이 어찌 지당한 행위가 아니겠습니까?
예주께서는 “내가 명하는 것을 지키면 너희는 나의 벗이 된다”(요한 15, 14)라고 하셨습니다. 아드님의 모든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신 성모 마리아보다 더 충실히 예수의 가르침을 준수한 자가 어디 또 있겠습니까? 주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높이실 것이다”(요한 12,26)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를 직접 낳아 키우시고 자모(慈母)의 천직을 완전히 수행하신 성모 마리아보다 더 지순한 애정과 정성으로 예수께 봉사한 자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가톨릭 교회에서 마리아를 경애하고 찬미하는 것은 곧 그 아들 예수께 대한 지극한 애정과 충성의 표현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명예를 보전하려고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의 사랑이 이를 요구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모의 아름다우신 머리를 장식한 한 송이의 꽃도 빼앗기지 않으려함은 그리스도의 거룩하신 인성의 편영일지라도 가리워지지 않고 그의 영광이 전적으로 빛나시고 그 성덕이 완전히 현양되시기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어떤이는, 가톨릭 교회에서는 왜 하느님 흠숭과 성모 마리아 존경을 혼동하여, 그 거룩한 이름을 부를 때에도 “예수 마리아여, 복되시도다”하며 하느님의 이름과 인간의 이름을 같은 자리에 두느냐고 합니다. 이는 가톨릭 교리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의 피상적인 관측일 뿐입니다. 앞에서도 말한바와 같이 가톨릭 교회에서는 하느님과 성모와 성인께 드리는 존경에 엄연한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 하느님께는 흠숭의 예를, 성모께는 상경(上敬)의 예를, 천사와 성인께는 공경의 예를 드립니다.
이것을 모르고 다만 예수의 이름과 성모의 이름을 함께 부른다 하여, 이를 창조주와 피조물을 같은 지위에 두는 행동이라고 하는 것을 일종의 무지에서 나온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성인을 한꺼번에 칭송한 예는 성서에서도 여러 군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 공경이 하느님의 질투와 노여움을 일으킨다는 말은 당치 않은 유치한 말입니다. 자녀를 질투할 아비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완덕을 닮은 마리아에 대한 찬미 행위는 하느님을 무한히 기쁘게 하는 행위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이 가장 사랑하는 딸이기 때문입니다.
4) 마리아께 기원함이 옳은가
가톨릭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공경할 뿐 아니라, 성모 마리아의 대도(代禱)를 간구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대도의 힘은 천상의 모든 천사와 성인들과 예언자들의 것보다 훨씬 위대한 것입니다. 이는 성모의 은총 지위가 그들보다 단연 탁월한 까닭입니다. 하느님께서 종들의 기도를 그와 같이 인자하게 들어주실 바에야, 아들의 어머니요 가장 사랑하는 딸이신 동정 마리아의 간구를 거절하실리 있겠습니까?
예수님의 지상생활에서 가나 혼인찬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첫번째 기적도 성모님의 간구를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때 예수께서는 당신의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다고 하시면서도 어머니의 청이기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시고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이렇게 볼 때 성모님께 기도하는 것은 그 가능성 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께 기도드리는 것은 무익할 뿐 아니라, 피조물을 창조주 하느님과 동등하게 대하는 독성 행위다”라고 하는 이가 있는데 이는 가톨릭 교회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탁월하신 특권은 우리가 마땅히 공경하여야 하며, 그 거룩하신 전구의 힘에는 사랑으로 매달려야 하며, 그 성덕의 생활은 반드시 힘써 본받아야 합니다.
5) 마리아의 영광스런 특전들
마리아가 받은 특전은 크게 원죄 없이 잉태되심과 평생 동정이셨다는 것, 그리고 몽소승천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성모무염시태라고 불리는 원죄없이 잉태되심과 평생 동정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고, 오늘의주제인 성모 몽소승천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성모의 무염시태
마리아는 인류의 죄를 씻어버릴 사명을 띠고 오신 예수님의 어머니 입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신 아드님이 이 세상에 오실때에 죄로 물든 여인의 몸을 택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 어머니로 간택한 마리아에게는 당신 구원의 은혜를 미리입게 하여 죄의 그림자도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것이며 죽기까지 죄에 떨어지지 않는 특별한 은혜를 받으셨습니다. 이 특전을 마리아의 무염시태라 합니다.
(2)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
마리아는 처녀로서 예수님을 잉태하셨고 예수님을 낳으신 후에도 결코 어떤 남자와의 관계가 없으신 동정녀이십니다. 어떤 사람들은 성경에 맏아들 이라는 말과 예수의 형제들이란 말이 나온다고 하여 마리아의 동정성을 부인합니다. 그러나 성경에 맏아들이란 용어는 둘째 세째아들도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당시 풍속에 외아들도 맏아들이라고 했다는 시대적 상황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또 예수의 형제들이란 표현은 친형제가 아니고 사촌형제들 또는 친척 관계의 인물들입니다. 이런 연유로 가톨릭의 신앙 전승과 교부들은 마리아께서 예수를 낳기전은 물론이고 예수를 낳은 후에도 평생동안 동정녀였음을 서슴없이 고백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