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일곱 서간

 

3.3. 로마 교회에 대한 존경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는 다른 여섯 편지와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냐시오는 원로주교로서 다른 교회들에게는 일치와 조화를 권고하고 있는 반면, 로마 교회에 대해서는 이런 권고를 감히 줄 수 없는 이유는, “나는 베드로와 바오로 같이 여러분에게 명령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도들이었고, 나는 한 죄수에 불과합니다”(로마4,1)라고 설명한다.  특히 로마 서간의 인사말에 나오는, “여러분의 교회는 로마 사람들의 지역 안에서 선도(先導)하며 하느님께 합당하고 존경, 흠숭, 성공, 순결을 지닌 복된 교회입니다.  사랑을 선도하며 그리스도의 법과 성부의 이름을 보유하였습니다”라는 표현에 대해 가톨릭 학자들과 개신교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다.


이 논란은 로마 교회가 타 교회들에 대해 수위권(首位權)을 갖느냐 하는 미묘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여기서 “선도하다”(prokathetai)라는 동사가 연이어 두 번 사용되고 있는데, 첫째 경우에는 ‘로마 교회가 로마제국의 교회들에 대해 수위권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경우에는 ‘사랑을 실천하는데 있어 다른교회들 보다 앞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다른 편지들에서 이냐시오는 “사랑”이란 단어를 교회와 동의어, 즉 ‘사랑의 공동체’라는 뜻으로 여러번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로마 교회가 다른 교회들을 선도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미묘한 표현상의 논쟁을 차치하고라도 이냐시오는 로마 교회에 대해, “여러분은 아무와도 비교될 수 없을 만큼 다른 사람들을 가르쳤습니다”(로마3,1)라고 칭찬하고, 끝으로 주교를 잃게 된 시리아 교회를 위해 기도해주고 염려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로마9,1).


로마 교회에 대한 그의 이런한 존경심은 개인적인 겸손이나, 또는 로마가 로마제국의 수도였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 교회 자체가 두 으뜸 사도들로부터 세워져 그 권위를 받은 교회라는 논리에서 나온다.  안티오키아 교회 역시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가르침을 받아 세워진 교회이지만, 로마 교회는 이 두 사도의 가르침이 그들의 순교로써 증거된 교회라는 점에서 다른 어떤 교회보다 권위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지난 호에서 보았듯이, 로마의 끌레멘스 주교가 고린토 교회에 대해 취했던 태도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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