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중심적 하느님 이해-근세의 인간중심적 신관(중)

 

1. 기존하는 객관적 진리에 대해 회의(懷疑)를 하기 시작한 인간들은 의심할 수 없이 명백한 사실인 자기 자신의 사유(思惟) 안에서 모든 의지(依支)와 확실성의 근거를 찾기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획기적인 의식 전환을 자연과학에서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사상적으로는 ‘인간학적 전환’이라고 흔히 지칭된다. 이렇게 해서 인간 중심적 세계관이 형성된 것이다. 사유하는 인간 주체(主體)가 모든 실재를 이해하는 기본축이자 중심점이 되었으며, 인간은 자신의 위대함과 비참함을 새로운 안목으로 발견하게 되었다. 파스칼(B. Pascal, 1633-1662)에게서 이러한 상념이 극적으로 표현된다. 그는 인간이 최대의 것과 최소의 것 사이에 매어 있다고 보며, 원자와 비교하면 거인이고 엄청난 우주의 광활함에 견주면 갈대이되, 생각하며 자신의 약함을 아는 갈대라고 보았다. “우주 속에서의 인간이란 결국 무엇이란 말인가? 무한자와 견주어 보면 하나의 무(無)요, 아무 것도 아닌 것에 견주어 보면 모든 것인, 이를테면 무와 만사 사이의 중간이다”.1) “인간은 이 세계에서 연약한 하나의 갈대이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가 인간이다. 인간을 파멸시키기 위해서 우주가 무장할 필요는 없다. 인간을 살해하기 위해서 한 입김의 바람이나 물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인간을 우주가 파멸시킨다 하더라도 인간은 우주가 그를 파멸하는 것보다 더 고상하다. 그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며, 그는 그를 능가하는 우주의 우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우주는 이것을 전혀 모른다”.2)


소위 ‘인간학적 전환’이 이루어진 가운데 인간은 자기 존재의 의미에 대한 물음을 새로운 차원에서 제기한다. 인간은 개별적인 주체행위, 즉 인식(認識)과 의지(意志) 행위 속에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대상을 초극하고 전체를 지향하는 자신의 초월성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발견하고, 이 본질을 가능케 하는 조건을 구명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존재와 부딛히게 되는데 여기서 소위 ‘초월-인간학적 신규정’이 생겨난다.


이 글은 카테고리: 신학자료실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