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에 입교하려는 자에 대하여 그가 과거에 세례받은 사실이 있는지, 또는 유효하게 세례를 받았는지 의심스럽고 이를 성실히 조사하여도 그 의문이 풀리지 않을 때 그에게 조건부로 베푸는 세례. 세례 예식 중에 `당신이 세례를 받을 만하면’이라는 조건을 전제하난 그 뜻은 `당신이 세례받은 적이 없다면’ 혹은 `당신이 받았던 세례가 유효하지 않다면’이라는 의미이다. 세례의 사실에 대한 의심은 기아(棄兒)를 발견하여 세례주고자 할 때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며, 세례의 유효성은 세례집권자가 교회의 지향에 따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물을 사용하여 세례를 주었는지, 세례 수령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하며 세례받고자 하는 지향을 가졌는지 등에 관하여 문제된다. 역사상 세례의 유효성은 세례집권자의 성덕이 세례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논의되었으며, 3세기 치프리아노 주교와 스테파노 1세 교황과의 논쟁에서 비롯하여 4세기 초엽 도나투스 열교 사건을 거치면서 확립되었고 콘스탄츠, 피렌체, 트리엔드 등 공의회를 통하여 집권자의 성덕이 성사의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비가톨릭 교회에서 세례받은 자는 그 세례가 원칙상 유효하므로 세례수령자나 집권자의 의향, 세례자예식의 봉행 등에 있어서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이상 조건세례를 받아서는 아니된다(교회법 869조 문항 참조). 세례의 유효성이 의심되어 조건세례를 베푸는 예로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임종대세를 받은 자가 의식을 회복했을 때 조건대세를 받는 경우를 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