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스카 준비, 사순절

 

1. 빠스카 준비(사순절)




가) 기원과 발전


빠스카 단식과는 별도로 40일동안의 단식이 3세기 말 혹은 4세기 초에 이집트에서 나타났다. 이 단식은 빠스카의 준비라기 보다는 예수의 세례 후 단식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식은 머지 않아 주의 죽음과 부활을 지내기 위해 참회하며 준비하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이 단식은 언제나 하느님 말씀을 듣는 기도 모임과 더불어 이루어졌다.


로마에서는 4세기에 빠스카를 준비하는 3주간의 시기가 나타났다. 40일간의 단식은 354년-384년 사이에 등장하였는데, 6주간의 단식을 여는 주일은 성삼일로부터 정확히 40일 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주일에는 단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한 40일간의 단식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순절 시작 주일 이전 수요일부터 단식을 시작하였다.


성 레오 대교황보다 50년 늦은 시기에 로마에서는 사순 3주·4주·5주의 세 번에 걸쳐 예비자 모임을 가졌다. 이때 이미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 태중 소경, 라자로의 부활에 관한 복음을 읽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다가 6세기 중엽, 예비자 모임이 주간 평일로 옮겨지면서 일곱 번으로 늘어났다. 동시에 복음과 독서도 평일로 옮겨졌다.


참회와 슬픔의 표지로 머리에 재를 얹는 관행은 초세기의 그리스도인들도 개인적으로 자주 행하였다. 이는 참회자들이 자신의 참회를 공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이러한 행위가 특별한 전례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관행은 10-11세기에 로마에 들어왔다. 그러나 13세기에 이르러서야 교황 전례에 재를 얹는 예식이 첨가되었다.


4세기 말 예루살렘에서는 주님과 제자들의 행렬을 재현하면서 예수께서 거룩한 도읍으로 개선하심을 기념하였다. 이 행렬 예식은 예루살렘으로부터 동방 전체로 퍼져 나갔으며, 이는 성주간을 여는 빨마주일이 되었다. 로마 교회는 이 주일을 “주의 수난 성지 주일”, “성지(빨마) 주일”이라고 불렀다. 이 행렬이 서방에서 행해진 것은 훨씬 늦은 9세기 초에 이르러서였다. 이 행렬은 민중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교황청 전례는 이 예식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나) 전례


재를 얹는 예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하고 있지만, 그 위치가 미사 시작 전에서 말씀의 전례 이후로 옮겨졌다. 이 예식은 참회예절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그 양식문에 있어서도 초세기부터 사용하던 “네가 먼지임을 기억하라”(창세 3,19)는 말 대신에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르 1,15)는 주님의 말씀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사순절 독서는 구약과 복음이라는 두 기둥으로 이루어진다. 사순 5주까지의 구약 독서는 인류가 그리스도의 빠스카로 향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즉 원계약의 주일, 아브라함의 주일, 모세의 주일, 거룩한 땅에 사는 하느님 백성의 주일, 에언자의 주일이 연이어 배치된다. 복음 역시 예수의 지상 여정을 따라 세례를 위한 교리 교육에 적합한 것들이 읽혀진다.


사순절 감사송은 12개가 마련되어 있다. 이 중 6개는 일정한 주일에 관련되어 있고 나머지는 사순시기와 수난시기에 사용할 수 있다.


주의 수난과 성지 주일에는 빨마 가지 행렬의 성대함, 나뭇가지 축성 등 옛 전통들을 보존하면서도 세부 규정들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완화시켰다.




결론




빠스카는 그리스도교 신앙생활의 중심에 위치한다. 빠스카가 없었다면 우리 신앙은 그 중심을 잃고 말 것이며, 교회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빠스카는 전례주년의 중심에 위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모든 전례 시기들이 배열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빠스카 성삼일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수난받으시고 죽으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며,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하는 시기가 바로 빠스카 성삼일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금요일이 시작되는 밤에 만찬을 행하시고 원수들에게 잡히셨으며, 금요일 오후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고, 저승에 내려가신 다음 토요일(안식일)을 온전히 쉬시고, 빠스카 주일 밤에 부활하셨다.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한주간의 빠스카 준비기간이 나타났고, 그것은 40일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로 늘어나 고정된 것이다. 또한 이후 빠스카의 기쁨을 지속시키려는 백성들의 의도는 빠스카 팔부 축일과 50일이라는 거대한 하나의 축일을 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스카 삼일이 전례 주년의 정점을 이루는 이유에 대해서 “전례력과 축일표에 관한 일반지침”이 설명하는 말로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인류 구원과 하느님의 완전한 현양의 사업을 그리스도께서 주로 당신의 빠스카 신비로 완성하셨으니, 즉 당신이 죽으심으로써 우리의 죽음을 소멸하시고 당신이 부활하심으로써 생명을 되찾아 주셨으니,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빠스카 3일은 전례 주년의 정점으로 빛난다. 주일이 주간의 정점을 이루듯이 부활 대축일은 전례 주년의 정점을 이룬다”(1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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