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강신 신병의 증상
1)증상
가. 신병의 발생적 유형
신병의 증상은 성무자 개인이 처한 문화적 지역성에 따라 차이가 있고, 또 성무자 개인의 생활 환경에 따라 증상에 있어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신병의 증상을 어던 틀 속에 넣어 유형별로 확연히 구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원인은 신병이 개인에 따라 중상에 차이가 잇으면서도 외적 본질면에서는 상호 공통점이 나타나고 잇는 예가 있기 때문이다.
신병의 증상에 관해서 추엽룡이 성무자 개인의 증상 10例를 조사 보고한 바 있고, 촌산지순(村山智順)이 神明에 의한 신들림 현상 13例, 신명의 계시에 의한 신물 획득 현상 7例, 신이 지펴 공창무(空唱巫)가 되는 현상 7例로 도합 27例를 가술한 삼개 부분으로 분류하여 조사보고한 바 있다. 추엽룡의 보고는 분류를 무시하지 않고 實例를 예시하는데 그쳤으나, 촌산지순은 분류를 무시했으면서도 분류상의 기준이 중복되어 여기서 신병의 증상적 유형이나 motive를 발견할 수 는 없게 되었다. 또한 기술한 보고 자료는 조사 방법상 자료로서의 과학성이 결여된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여기서는 현장 조사 결과를 가지고 신병의 발생적 motive에 기준을 두어 발생적 유형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 열거하기로 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신병의 발생적 기준의 유형은 성무자 자신이 진술하는 신병 증싱의 진술에 한한 것이다.
A.무원인의 발생형
이 경우는 원인없이 시름시름 앓아서 밥을 못먹고 빼빼 말라 정신가지 허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유형이 신병에서 제일 많이 나타나는 유형인데 그 實例는 다음과 같다.
문덕순씨는 16세에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살던 중 22세되던 해부터 우연히 밥이 먹히지 않고 몸이 빼빼 마르게 되었다. 그러면서 걸어도 다리가 다에 닿는지 안 닿는지 감각이 없었다. 기슴이 답답하여 자기도 모르게 손뼉을 치면 하늘로 훨훨 날아가는 착가을 하게 되었다. 마음이 몹시 허해져서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이렇게 되서 살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부엌에서 밥을 지을 때 밥숱에 불을 때다 말고 아궁이에 불을 헤쳐 버리고 내가 이 짓을 하고 있을 때냐고 훌쩍 뛰쳐나와 방으로 들어와 문고리를 잠그고 이유없이 통곡하곤 하였다. 이런 증세가 25세 까지 께속 되더니 26세 되는 해 부터는 미치는 증세가 일어났다. 27세 때에는 생시에도 집 벽에 둥근 해와 달의 모양을 하고 광채를 발하는 日光, 月光이 눈에 보였고, 이 광경을 보면 문씨는 미쳐서 벌벌 뛰었다.
그해 27세 때 남편이 병을 고쳐준다고 무녀를 불러 병굿을 했는데, 문씨는 굿이 진행되는 도중에 神靈을 찾으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 즉시 말문이 열려 그 자리에서 점을 치게 되었고, 그 후 굿을 해 주던 神어머니1)에게서 굿 절차를 학습받아 무녀로 독립하게 되었다. 현재에도 그 당시 강신한 월광보살,일광보살 두 신을 주신으로 봉안하고 있으며, 믾은 신딸을 거느리고 있는 대무(大巫)이다.
한편 현길생씨는 51세때부터 우연히 시름시름 앓아 정신이 없고 어리뚱해지며 머리가 몹시 아팠다. 누우면 꼼짝도 할 수 없고 이가 딱 오물려 벌어지지가 않아 밥도 먹기 어려웠다. 이런 증세가 9년간 연속되었다. 의학치료가 불가능하였다. 이런 중 동네 아이들이 아프면 불려가서 병 퇴치해 달라고 빌면 그 병이 낫고 자기도 그 애와 함께 병이 가벼워 졌다. 그래서 큰 굿을 따라 다니며 휴양차 조무(助巫) 노릇을 하고 있다. 이렇게 굿을 따라 다니면 병이 낫는데 병이 나았다고 굿을 따라 다니지 않으면 도로 전과 같은 증세가 나타나 고생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굿에 따라 다니며 조무 노릇을 하고 있다.
이상의 예는 대개 원인을 모르는 채 가벼운 신체상의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점차 무거워 지면서 나중에 서서히 정신이상증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 툭징이다.
B. 정신이상 돌발(突發)에 의한 발생형
이 경우는 갑자기 미쳐서 일어나는 증상인데, 일반적인 정신이상증과는 또 달리 종교성을 배경으로 한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결국 이 유형도 강신한 신을 받아서 내림굿을 하여 무가 되어야만 이 증상이 완치된다. 그 實例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박운숙씨는 강원도가 원 고향이나 아버지가 만주에 가 있었던 관계로 그는 만주 신경에서 출생, 어머니는 중국인, 해방이 되어 14세에 아버지를 따라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25때에 별안간 미쳐서 병원에 입원하여 4개월간 치료후 퇴원하였다. 집으로 돌아왔으나 미친 증세는 다시 재발, 귀신 조화라하여 큰 경을 읽어가며 집에다 가두었으나 뛰쳐나가 방향없이 쏘아 다니었다. 가정은 착실한 침례교 가정이었으나, 하는 수 없어 그해 9월 3일날 점을 해 보니 신이 내렸다고 했다. 약혼중이었으나 미친병으로 인해 파혼하게 되었다.
신의르르 거역할 수 없어 내림 굿을 했는데 내림굿을 하고 신을 받은지 4일만에 꿈을 꾸게 되었다. 하늘에서 하얀 할아버지 한분이 내려와서 하는 말이 ‘알생의 네 보배가 있으니 아무 이러한 곳에 가서 파 보아라 하는 말을 들려 주었다. 깨어보니 꿈이었다. 그 길로 지시해 준 새명산 골짜기에 이르러 땅을 파보니 무신도, 징, 장고, 잔대, 제금, 촛대, 무복등이든 궤짝이 나왔다. 현재 무구로 사용중인 무신도, 제금, 잔대, 촛대등은 그때 신의 계시로 출토된 것들이고 무복 2벌은 필자(筆者)에게 소장되어 있다.
다음으로 김명남(女)씨는 55세때에 갑자기 집을 뛰쳐나가 방황하다가 저수지에 빠졌는데 동네 사람들이 건져내 놓으니까 여전히 발가벗은 알몸으로 돌아다니다가 시아버지를 때렸다. 그래서 그해 남편이 병을 고친다고 병굿을 5번 했는데 다섯 번째 굿을 하는 도중에 김씨가 말문이 열려서 그후 다시 내림굿을하여 신을 받고 무당이 되었다. 무당이 되고 나서 병이 나았다.
김씨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남편 심씨에게 후처로 갔는데, 이 집에는 조상의 만신부리2)가 있었다. 그 만신부리는 다름아닌 전실 처(妻)였는데, 그가 입원하였다가 퇴원하는 길에 수원 굴다리 밑에서 트럭에 치어 죽었고 그 혼이 자기에게 덮쳐 내린 것이라고 했다.
C.신체질환 돌발(突發)에 의한 발생형
아 경우는 신체상의 질병이 돌발하여 신병으로 발전해 가는 유형인데 그 實例를 보면 다음과 같다.
최미자씨는 15세때에 갑자기 담이 절려 앓아 눕게 되었는데, 목에 혹도 났다. 의학치료가 불가는한 채 20세가 되도록 이런 중상이 계속되었고 결혼 후에도 혹이 더 커지고 발바닥에도 혹이 났다. 약을 먹으면 증세가 더 악화되어 속이 뒤틀어지면서 몸뚱이가 거꾸로 엎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증세가 30세가 되도록 계속되고 30세가 넘으면서는 입안이 헐면서 전신에 혹이 생겼다. 그러면서 앉은뱅이가 되어 걸어다닐 수도 없게 되었다. 지성(至誠)을 드리면 증세가 더욱 악화 되었다. 32세때 병 고친다고 주사를 맞았는데, 주사를 맞자 까무라쳐 꼭 하루만에 살아났다. 깨어나는 순간 그는 ‘북두칠성,남두칠성’을 찾으며 길길이 뛰었는데 제 정신이 아니었다.
이런 일이 있은 우 금시 몸의 혹이 없어지고 보행이 자유로와져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러면서 죽은 어머니의 신이 내려 1년후에 내림굿을 하고 굿하는 일을 신어머니에게서 배워 무당이 되었다.
한편 김선아씨는 35세때 별안간 골이 뻐개질 듯이 아프고 팔다리가 몹시 쑤셔서 몸이 쇠약할대로 쇠약한채 10간을 이런 증세로 앓았는데 의학치료가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점을 해 보니 해원(解寃:원통함을 품)받을 혼이 있으니 해원시켜 주어야 된다고 해서 집에서 무를 데려다가 해원굿을 했는데 밤새 굿을 하고 새벽녘에 이르러 김씨에게 신이 내렸다. 이 때는 제 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다. 무가 신 내렸다하여 신을 받아 주었다. 이런 일이 있은 후부터 몸이 완쾌해 졌다. 신이 시키는데로 안하면 지금도 몸이 아파지는 때가 있어 굿을 하면 몸이 낫는다. 김씨는 지금 점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데 그가 하는 점은 명두占이다.
D. 현몽(現夢 : 꿈)에 의한 발생형
이 경우는 꿈속에서 신이나 외영(外靈:바깥에 있는 영 혹은 귀신) 혹은 기타 해괴한 일을 본 것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것인데 특히 정신이상증세가 급진적으로 발생한다. 그리고 신이 현몽했을 경우엔 계시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현몽에 의한 발생형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 實例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전수양씨는 40세때 자다가 죽은 친정 아버지의 꿈을 꾸었는데, 꿈에 친정아버지가 큰 책을 한권 손에 쥐어 주어서 받았다. 이런일이 있은 이튿날부터 점을 치게 되었다. 앓은 일은 없으나 남편과 성관계가 싫어 한자리에 들지 않았다. 잘 때면 언제나 신이 나타나기 때문에 신을 상대하다 보니 힘이 빠져 남편과 가까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친정 아버지는 풍수지관이었다.
그리고 더 긴 이야기인 윤금순씨 편은 214쪽에서 218쪽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충격에 의한 발생형
이 경우는 외적 충격이 원인이 되어 정신이 허탈해진 상황에서 신병으로 발전해 가는 형인데 많이 발견되는 예는 아니다.
박명순씨는 15세때 결혼하였다. 자다가 밤중에 첫 애가 갑자기 죽어버려 땅이 꺼지는 것만 같았다. 애가 죽은 3일 후부터 박씨는 눈을 감으면 무신도들이 연속적으로 지나갔다. 그후에는 생시에도 눈을 감으면 베옷의 상복을 입은 상주들이 눈에 어렸다. 이런 증세를 고친다고 장님 독경자를 불러 경을 읽으려는 참인데 박씨는 자기가 벽장에다 촛불을 켜놓고 빌고있는 자신의 환상을 보았다. 그날밤 신령님들이 칼과 깃발을 날리며 말을 타고 자기 집으로 몰려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20세가 되면서부터는 산에 기도를 하러 가면 밤에 점잖은 할아버지가 나타나 박씨에게 밥을 주어 받으면 박씨는 하늘로 올라가며 그 밥을 새, 짐승들에게 주는 꿈을 꾸었다. 또 동해의 용궁이라는데를 가는 꿈을 꾸고 자기가 금빛 찬란한 바다위를 걸어 다니는 꿈을 꾸면서 제주도라고 하는데를 가보기도 하였다.
어느날은 잠잖은 할아버지가 커다란 책 한권을 주어서 받는 꿈을 꾸었다. 이런일이 잇으면서 남편이 놀음으로 가산을 탕진하여 여색에 빠져 남편을 미워한 나머지 동침이 싫어졌다. 점을 해보니 신령 내릴 팔자라 했다.
52세 때였다. 자다가 별안간 뱃속이 답답하여 전깃불을 켜니 몸이떨며 흔들리고 죽은 고모(무녀였음)가 몸에 실렸다고 생각되었다. 다시 자리에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 새 치마입고 방문을 획 열며 관성대신(關聖帝神)과 열두대신을 쳐들어 외쳤다. 그러나 자리에 누워 자다가 또 벌떡 일어나 고모네 집 뒤에 있는 원효로 부군당(府君堂)으로 달려가 곧장 뛰어들어 당의 문을 열고는 관성제군을 외치며 각신령을 찾았다. 그래 어쩔 수 없이 그 후 날을 잡아 무녀를 데려다 내림굿을하여 신을 받았다. 무사를 학습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독립하여 굿을 할 수는 없으나 조력은 한다. 그리고 신을 받고 나서는 심신이 쾌해졌다.
이상 박씨의 경우는 자다가 애가 죽은 것으로부터 온 충격이 원인이 되어 정신이 허탈해졌고, 이로부터 정신상의 이상증세가 발단(發端)된 것이라 보아진다.
지금까지 신병증상들을 들어 보았다. 신병은 강신 입무자 개개인에게 필히 체험하게 되는 것이므로 조사된 신병증상을 제한된 지면에 일일이 열거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을 추려 들어 본 것이다.
위에서 신병의 증상을 입무자 자신의 진술에 나타난 현상을 가지고 그 발생적 motive에 기준을 두어 A,B,C,D,E의 5개의 예형으로 분류하였으나 A,B,C형은 원인 없이 일어나는 증상이고, D,E형은 꿈이나 충격에 의해 발단된 증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병은 무원인의 발생형과 유원인의 발생형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신병의 발병원인은 유원인의 경우보다 무원인의 경우가 훨씬 많으며, 후자의 경우는 모두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것이나 자신이 나중에 신의 뜻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또한 치료방법에 있어서도 대부분 신을 받아 무가 되는 것으로 완결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신병의 원인규명 방법에 있어서 몇가지만이 점을 쳐서 신에 의한 발병으로 직접 판단이 되고, 이외의 예에서는 종국에 가서 강신예로 성무하여 치료하는 것에서 문제가 된다.그리고 이것을 신에 의한 병으로 자타가 공인하게 되는 공인성이 또한 전통적인 문화적 종교적 문제로 나타나게 된다.
신병의 기간을 보면 최단기 3일간으로부터 최장기 27년까지 나타나고 있다. 원인없이 시름시름 앓아서 신체질환이 정신질환으로 발전해 가는 유형에서 병 기간이 길고, 돌발적인 정신이상으로 발단되는 경우일수록 최단기로 돌입한다. 그리고 신병의 증상 내용을 보면 우연히 까닭이 없이 신체질환이 발생하여 식욕이 부진하여 몸이 허약해진 다음 정신이상증으로 발생하여 이상한 꿈이나 환각을 체험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