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세시풍속 속의 민간사고
歲時風俗은 한 해를 단위로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민속행사이다. 이런 행사는 대체로 풍년 농사를 빌고 액운을 막으며 병없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데 목적이 있다.
정월 1일 설날 아침에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한다. 초이틀이나 3일이 되면 안택(安宅)1), 厄맥이2), 뱃고사3), 地神밟기 등을 한다. 그중 안택은 각 가정에서 그 해의 질병을 예방하고 풍년이 들어 집안이 잘 되라고 신께 비는 의식이다. 안택을 크게 하면 무당을 데려다 굿을 하고, 규모가 작으면 축원 형식으로 무당 혼자서 ‘비손’으로 한다. 무당이 없는 지방에서는 독경(讀經)으로 한다.
음력 정월 대보름이 되면 설날에 시작한 신년 경축 행사가 절정을 이룬다. 14일 날은 오곡밥을 지어 해가 지기 전에 일찍 먹는다. 그래야 일년 내내 부지런해지고 몸이 건강해지며 오곡이 고루 잘 여문다고 한다. 15일날에는 먼동이 틀 때 일어나 풍년을 기원하는 볏가릿대4)(禾竿)를 세우고 집 주위를 청소해서 마당 한 귀퉁이에 쓰레기를 모아놓고 불태운다. 이 불을 모기불이라고 하며 이렇게 하면 일년 중 모기가 없어진다고 믿는다. 그리고 해 뜨기 전에 만나는 사람을 불러서 대답하면 ‘내 더위’하는데, 그렇게 하면 여름에는 덥지 않아 더위 먹는 더위병이 예방된다고 믿는다. 이런 것을 ‘더위팔기’라고 한다. 보름 전날 밤에는 ‘福土훔치기’5), ‘마당찧기’6), ‘제융치기7)’를 하며 ‘부럼8)’을 먹고 ‘쥐불’을 놓으며, ‘횃불싸움’, ‘石戰’, ‘다리밟기9)’를 하고, 보름날이 되면 ‘줄다리기’, ‘달맞이’10), ‘달집태우기’11)를 한다.
신년초의 행사들 중 특히 불과 물에 관계된 民俗과 ‘편싸움’의 민속이 주목된다. ‘모기불’, ‘쥐불놓기’, ‘횃불싸움’, ‘달집태우기’ 등은 모두 불로 태워 없애는 행동이다. 이는 지나간 해의 묵은 것을 불로 태워 없애고 완전히 無에서 새로 시작하려는 새로운 질서화의 의미이다. 설날에 마시는 歲酒, 보름날에 마시는 ‘귀밝기 술’은 물의 상징으로 역시 묵은 것을 물로 일소해버린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징, 꽹과리 등을 치며 온 마을을 요란스럽게 돌아다니는 ‘지신밟기’는 마을을 소란한 무질서로 만든다는 혼돈의 의미와, 소란을 부려 잡귀를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다. 14일 밤에 쥐불을 놓고 벌이는 ‘편싸움’ 역시 인위적 혼돈을 만든 후에 새 질서를 만들어 나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카오스에서 새 질서를 찾아 코스모스로 옮겨간다는 의미는 섣달 그믐날 밤의 ‘歲守’에서 잘 볼 수 있다. 즉 이 날 밤에 집안 곳곳에 불을 밝히는데 이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체의 것을 불로 태워 없애버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결과로 ‘카오스’의 상황이 이루어지고 여기서 ‘차례’와 안택, 고사, 동신제를 지내게 된다.
이밖에 정월부터 섣달 그믐까지 이어지는 세시풍속은 神에게 풍년을 빌고 길흉화복과 같은 문제들을 신에게 기원하고 예방하는 의례적 행사라 보인다. 이런 세시풍속은 매년 반복되는 주기적인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1년의 1회로만 유효하고 그 이전의 것은 무효화하여 폐기된다. 세시풍속에 不淨과 禁忌12)가 있는 것을 보면 세시풍속이 원래는 神聖儀禮이던 것이 점차 형식적 의례로 세속화해 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