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의 전승집단

4. 도깨비譚의 전승집단


  도깨비담의 내용은 주로 하층민들을 중심으로 구연되어 왔으며, 또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도 농민이나 어민과 같이 하층계급에 속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도깨비담 속에 수용되어 있는 다양한 면모를 중심으로 볼 때, 하층민들의 현실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기능이 강조되는 특징에 의해 농민과 어민들을 대상으로 한 하층민 중심의 전승이 이루어졌음을 알게한다. 이야기 속의 다양한 면모는 신앙과 생업, 음식물, 그리고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씨름 등으로 찾아볼 수 있다. 


  신앙적 측면에서 가장 중심적인 것은 豊漁祈願祭儀로써의 도깨비 고사이다. 도깨비 고사를 지내는 사람들은 대개 해안가에 어전을 설치하여 고기를 잡는 고정식 어장형태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들이다. 이것은 배로 고기를 잡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 사람의 능력보다는 자연의 뜻에 달려 있기 때문에 도깨비에게 풍어의 소원을 비는 것이다. 이렇게 도깨비의 신격현상은 도깨비가 부의 창조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믿음으로 변화되어 풍어신의 하위신격으로 정좌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어민들에게는 도깨비가 그 존재의 불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생계에 절대적인 능력을 지닌 신적 존재로써 인식되어 왔으며, 그러한 사실들은 다시 이야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민담으로 형성될 수 있었을 것이다.


  농민들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땅에 대한 욕심이나 음식물 등의 표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자되기’ 유형들의 결말은 도깨비를 이용해서 땅을 사두면, 이를 통해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보면 소작농이 자작농으로 위치변화, 혹은 신분상승을 꾀하려는 민담구연자들의 심리가 반영되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성취되기 원하는 삶의 욕구를 도깨비라는 존재를 통해 대리만족을 취하는 형태이며, 특히 땅에 대한 원천적인 욕구가 이야기에서 강조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깨비가 메밀이나 개고기를 좋아하는 것도 하층민들의 삶과 관련이 있다. 특히 메밀은 구황식품으로 흉년 때의 대작이었으며, 상층민보다는 하층민의 중요한 식량원이었다. 또한 개고기의 식용도 하층민의 식생활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도깨비의 식성도 하층민들의 생활방식을 토대로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도깨비가 씨름을 좋아한다는 것도 그런 하층민들의 속성을 반영한 좋은 예이다. 


  현실적인 삶의 궁핍을 해소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도깨비담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식의 개입이 이루어졌다. 이것은 인간본연의 욕구일 뿐만 아니라 이웃과의 의사교류를 통해 흥미와 공감을 확장할 수 있었다. 도깨비담의 대부분이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활발한 전승력을 갖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도깨비담 속에 수용되어 있는 어촌신앙의례와 땅에 대한 강렬한 소유욕등은 이들 이야기가 어민과 농민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형성되고 전승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5. 도깨비담의 주제


  도깨비담의 주제는 크게 유교적인 교훈성을 강조하는 내용과 흥미위주로 전개되는 내용으로 나눌 수 있다. 흥미를 강조하는 경우에는 현실적인 궁핍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도깨비라는 존재를 활용하여 그 목적을 성취하는 것과 경험적 소재를 통하여 도깨비를 공포대상으로 부각시키는 두가지 양상을 띤다. 그러나 이야기의 유형에 따라 교훈성과 흥미성이 교차적으로 구연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은 유교적인 실천의지를 수용하여 왔던 이전 시대의 구연양상에서 탈피하여 전승집단의 흥미를 수용하여 가는 과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도깨비담 중에서 유교적 실천덕목을 강조하는 유형은 ‘방망이 얻기’로써, 여기서는 孝가 중심적으로 놓이며 부수적으로 형제간의 우애를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효성이 지극하면 상을 받고 불효자일 경우에는 벌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적 결말로 전개된다.


  도깨비담의 주제가 대개 도깨비가 지닌 부의 창조능력과 결부하여 물질적 충족을 완성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도깨비라는 존재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한국의 도깨비가 일본의 오니와 결정적으로 구분되는 변별요소이다. 따라서 도깨비는 풍요를 가져다 주는 풍어신격으로 모셔지기도 하며, 제주도에서는 개인의 가정 융성을 이루기 위한 신앙적 대상으로 모셔지는 家神적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신앙적 근거는 도깨비의 특징적 능력에 기인한 것이다. 


  도깨비담을 통한 현실적 욕구충족의지는 도깨비담의 주된 전승집단이었던 농민들의 삶이 하층민으로서 갖는 곤경과 고통의 매듭을 풀기위한것으로써 도깨비를 통해 부분적이기는 하나 심리적 위안을 보상받는 양상을 띠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도깨비를 통해 심리적 투사를 이루고 자신의 기대심리를 성취시킬 탈출구로 마련한 것이다.


  다른 한편 도깨비를 경험한 사람들의 도깨비담은 교훈적 도깨비담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도깨비를 경험한 사람들은 대개 도깨비는 공포의 대상이며, 두려운 존재이다. 따라서 도깨비에게 홀렸다고 하면 죽거나 고통을 체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怨鬼의 출현양상과는 차이가 있는데, 즉 도깨비는 경험자들과 직접적인 원한 관계에 있지 않다고 하는 점이다. 이것은 원귀와 도깨비의 속성차이로써 뚜렷하다. 그러나 도깨비에게 홀렸을 때 제시되는 치유책은 무당에게 의탁하거나, 독경 등을 통해 해소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귀신에게 홀렸을 경우의 치유방식과 유사함을 보인다. 이런 해소방법에 따르면 도깨비의 속성이 귀신의 범주에 부분적으로 속한다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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