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서에 나타난 하느님 체험-(마)


히브리말(Ruah), 그리스말(Pneuma), 라틴말(Spiritus)에서 ‘영’이라는 단어는 철학에서 연유되지 않고 일상의 체험에서 나온 말마디이다. 즉 숨, 바람, 움직이는 공기등 비물질적이고 비가시적인 것을 말한다. 성서는 이 단어를 사용하여서 종종 하느님의 현존 방식을 표현하고(시편 139,7; 지혜 1,17), 요한은 “하느님은 영이시다”(요한 4,24)고까지 말한다.
구약성서는 하느님께서 말씀과 영을 통해서 세상(창세 1,1)과 인간(창세 2,7)을 창조하셨다고 증언한다. 살아있는 피조물은 하느님의 영을 통해서 사는데,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피조물에게 당신의 영을 불어넣어주시고 죽으면 다시 그 영을 거두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영은 창조적이며 인간에게 전해질 수 있는 것이다.
구약에서 특정한 인물에게 특정한 과제를 부여하는 “말씀”와 유사하게 영은 선택된 사람들 “위”에 내린다. 국가 형성 이전에 이스라엘에서는 카리스마적 인물들이 지도자 역할을 하였고, 왕조 시대에는 예언자들이 거듭 출현하여 백성을 경고하며 야훼 하느님 신앙에로 되돌이키려 하였다. 이런 카리스마적 인물들(판관 3,10; 6,34; 11,29; 13,25; 14, 6.19; 1사무 10,6.10; 16,13; 신명 11,17.25)과 예언자들(1열왕 18,12; 22,24; 2열왕 2,15f; 1역대 12,18; 2역대 15,1; 24,20; 에제 3,12.24; 8,3; 11,1; 43,5)은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혀 그 힘 안에서 활동하였다고 전한다. 또한 고난받는 야훼의 종도 하느님의 영을 받은 사람으로 소개된다. “그는 나의 영을 받아 뭇 민족에게 바른 인갱길을 펴 주리라”(이사 42,1)
하느님의 영에 대한 생각은 예루살렘의 멸망과 바빌론 유대를 체험한 예언자들(예레미아, 에제키엘, 제2이사야)에 의해서 심화된다. 이스라엘 백성이 거듭해서 야훼와 맺은 계약을 지키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그들은 야훼께서 당신 백성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실 것이라고 희망한다.(예레 31,31-33). 그리고 이 새 계약은 영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어 진정 하느님과의 내밀한 일치가 가능하게 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유일한 마음을 주고 새로운 영을 선사하리라(I will give them a single heart and I will put a new spirit in them). 그들의 몸에 박혔던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피가 통하는 마음을 주리라. 그래서 나의 규정을 따르고 나의 법을 지켜 그대로 실행하도록 만들겠다” (에제 11,19-20; 참조: 36,25-27). 또한 이 때에는 하느님의 영이 모든 사람에게 선사될 것이다(요엘 3,1이하; 이사 4,4-6; 32, 15-20; 44,3-5).

신약성서는 예수가 성령으로 가득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의 잉태는 성령의 작용으로 인한 것(루가 1,35; 마태 1,18-20)이며 그의 세례 직후에 성령이 그에게 내린다(마르 1,9-11). 마르코 복음은 예수가 세례를 받은 후 곧 성령이 그를 광야로 내보내셨다(마르 1,12)고 전하는데, 이는 예수가 온전히 성령의 감도 하에 길을 떠난 것을 암시한다. 또한 루가 복음에서 예수는 자신의 공적인 활동을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시작하면서 이사 61,1-2을 인용하는데, 이 구절은 성령과 가름부음을 받은 메시아를 언급한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과연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셨도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셨으니, 이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들에게는 해방을, 소경들에게는 눈뜰 것을 선포하며 억눌린 이들을 풀어 보내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시려는 것이로다”(루가 4,18-19). 예수는 이어서 이 예언이 자신이 말하는 순간 이루어졌다고 선포하는데(루가 4,21) 이는 자신이 성령과 기름부음 받은 메시아임을 암시한다고 하겠다(참조: 사도 10,38). 그리고 히브리서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영원한 영을 통하여 흠없는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신”(히브 9,14) 행위라고 설명함으로써 예수의 자기 헌신이 성령과 밀접한 연관 속에 있다고 해석한다. 바오로는 예수의 부활과 하느님의 아들로의 책봉이 명백히 “거룩한 영”(로마 1,4; 참조: 1디모 3,16)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유사하게 베드로 전서는 기술하기를, “그분은 육으로 죽임을 당하셨으나 영으로는 생명을 받으셨습니다”(1베드 3,18). 사도행전에 따르면 부활하신 분은 “그분이 뽑으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영을 내리시고”(사도 1,2), 요한복음은 부활한 예수가 자신의 제자들에게 성령을 불어넣었다고 전한다(요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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