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론-사제는 봉사자이다(하느님 백성의 일치에의 봉사)

 

  (4) 하느님 백성의 일치에의 봉사


직무는 봉사이며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다. 그 봉사는 교회의 맥락에서 이해된다. 신약성서의 가장 깊은 의미는 바로 여기에서 찾아야 하며 이를 구성하는 신학적 원리는 구체적인 시공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증거와 형제애와 연관되어 있다. 사제의 사명은 본질적으로 사제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각 신자에게 각각 카리스마가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런 다양한 카리스마는 조정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카리스마를 버려두지 않고 교회의 공동선을 위해 개발하여 서로를 받아들여 하나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 사제의 귀중한 임무이다.1)


      1) 다양한 은사들의 일치에로의 봉사


“사목자들은, 세계 구원을 위한 교회의 사명을 독점하기 위해서 그리스도로부터 선정된 것이 아니고 오직 모든 신도들로 하여금 공동사업에 일치협력하도록 그들을 사목하고 그들의 봉사와 은사(charisma)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들의 빛나는 임무임을 알고 있다”2) 그리스도인은 성세성사를 통하여 “교회와 신자들의 마음 안에 거하시는 성령”3)을 선물로 받는다. 성령을 통하여 받은 선물과 은혜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다양하며(1고린 12,38), 이는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고 세상 안에서 교회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특은이란 공동체 가운데서 특별한 봉사를 위해 하느님이 어느 사람을 불러 그 봉사에 필요한 능력을 주시는 것이다. 따라서 특은과 소명과 봉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특은은 교회 안에서 지위와 권력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봉사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특은은 신자의 공동체를 위한 건설적인 봉사이므로 교회의 쇄신과 발전을 위한 것이다.4)


사제는 교회의 사람이며 교회의 지도자이다. 그는 자기에게 맡겨진 소임지에서 신앙의 본능(instinct of the faith)으로써 신자들이 받은 은사와 능력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다양한 은사들을 기꺼이 인정하며 격려하고 고취시켜 주어야 한다. 평신도들의 다양한 활동은 분명히 성령의 은사이므로 그 활동들을 은사의 상호 보완성의 관점에서 지도해야 한다. “사제들은 교회의 봉사에 있어서 평신도들을 신임하여 임무를 맡겨야 하며 그들에게 활동할 자유와 일거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5)


현실적으로 사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교사와 지도자로서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제가 교회 안에서 모든 것을 혼자서 해 나간다면 적지 않은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성 안의 일치와 은사의 상호 보완성의 관점에서 건설적인 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교회는 하느님 백성의 권리와 존엄성과 평등을 보호한다. 이런 점에서 목자들이 “거룩한 권한을 받았다 하더라도”6) 교회와 그 구성원들을 위하여 봉사하기로 부름을 받았다는 것은 당연하다. 공동체를 다스리는 봉사 직무는 교회 안에 주어진 다양한 특은에서 유래하는 각 신자들의 봉사를 협력하도록 만들고 그것을 통일 조화시키는 것을 그 임무로 하고 있다. 이것이 다른 봉사직과 구별되는 본질적인 점이며 이것은 다른 봉사 중의 하나의 봉사이지만 다른 봉사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봉사이다.7)


      2) 공동체 구성원들의 신앙에의 봉사


사제는 주 예수님의 공생활 안에서 드러난 봉사의 정신을 철저히 살고 평신도들과 협력하여 구원 사업을 지속시켜야 한다. 사목직은 사제들만의 독무대가 아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Apostoricam Actuositatem)은 교회의 쇄신을 위하여 평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제적 기능은 우선적으로 공동체를 위하여 봉사하면서 그리스도의 희생을 성사적으로 대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제의 사목직은 한마디로 공동체 구성원들의 신앙을 책임지는 것이다. 즉, 그들을 불러모아 신앙을 강화시키고 그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것이다.8) 사제가 신도들 가운데 서게 된 것은, 모든 사람을 “형제애를 가지고 서로 사랑하며 존경하는”(로마 12,10 참조) 사랑의 일치에 이끌기 위해서라 하겠다.9) 사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증거하며 일치의 중심으로 신자들을 공동체로 모으고,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성사를 집행하는 등의 봉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3) 공동체 구성원들과의 연대성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제직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예수님은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자신이 행한 것처럼 모든 이에게 봉사자로 행하기를 제자들에게 권고하셨다. 그러므로 사제직은 다른 이에 대한 봉사를 포함한다기보다 봉사 그 자체이다. 공동체를 지도한다는 것도 그 공동체에 봉사한다는 것, 즉 그 구성원들 각자에게 봉사하고 그들의 일치를 위하여 봉사하는 것이다. 봉사의 원칙에 따르는 사제의 임무는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성화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사제는 자기가 봉사할 사람들과 떨어져 살아서는 안되며, 주위 사람들과 같은 환경에 들어가 그들과의 완전한 연대성 속에서 살아야 한다. 사제직은 동정심을 가지고 그리스도인들과 깊은 일치를 이루는 것이며, 이렇게 사제는 그리스도가 착한 목자로서 해방시켜 주고 구원해 주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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