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제도로서의 교회
이 교회관은 교회를 가시적이고 외형적인 구조를 지닌 제도로 부각시킨다. 그러므로 이 교회관에 따르면, 교회는 수직적이고 피라미드와 같은 형태를 갖춘 하나의 거대한 조직체로 비춰진다. 이러한 교회 구조에서는 각 지역의 단위 교회는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자치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조건을 충분하게 갖춘 다음에 중앙 교회로부터 자격과 권한을 받아 합법적인 교회로 인정받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점이 하나로 일치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기는 한다. 그러나 지역 교회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책임의 분담을 분명하게 가리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또한 이러한 교회관은 교회의 구성원에 대한 이해에서도 그 한계를 보인다. 이 교회관에 따르면, 교회 안의 여러 직무들은 합법화되고 제도화된 절차에 따라서 성직자에게만 부여되고, 그러므로 일반 신도는 교회와 성직자를 통해 은총을 전달받는 수혜자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하여 교회에 이중의 신분 구조가 생겨났고, 이같은 교회 신분의 이원화는 성직자는 교회 안의 일에 대해 직무와 책임을 맡고, 일반 신도는 교회 밖의 일, 곧 세속적인 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성과 속의 구분으로 이어졌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교회가 성사의 관리자요 성직자가 성사의 집전자라면, 성사를 통한 은총의 수혜자인 평신도는 교회를 형성하고 실현하는 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라기보다는 늘 관리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대상으로 여겨질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