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체와 평신도-한국의 소공동체 운동(소공동체 운동의 뿌리와 역사)

 

3. 한국의 소공동체 운동




현재 한국 천주교회는 ‘2000년대 복음화’의 일환으로 소공동체 운동을 적극적으로 홍보, 확산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현대 산업사회에 따른 도시화와 교회의 대형화 추세 때문이다. 도시화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만들어냈고, 교회의 대형화는 교회 구성원들의 상호 연대와 교류와 친교의 기회를 앗아감으로써 교회의 공동화(空洞化)을 가져왔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냉담자의 문제와 교회의 대사회 복음화 역량의 감소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소공동체 운동이 종전의 반모임을 토대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 운동이 확산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3. 1. 소공동체 운동의 뿌리와 역사


한국에서 소공동체의 뿌리가 된 것은 탄압을 받던 교난 시대의 교우촌이다. 조선 시대 신도들은 스스로 복음을 받아들여 교회를 세웠고, 전국 곳곳에 신앙 공동체들을 세웠다. 이 교우촌은 신유교난 때 깊은 산골로 피신했던 신도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시작했는데, 그들이 신앙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 탄압이 뜸한 지방으로 흩어져서 공동체를 형성함에 따라 오히려 교세를 저변에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끔찍한 탄압 속에 곳곳에 이루어진 교우촌은 공식 교회의 어떠한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 심지어는 정상적인 신앙 활동까지도 불가능한 처지였다. 이같은 극한 상황에서도 신도들은 신앙 생활을 다른 어느 삶의 조건보다도 우선 순위에 놓고 ‘하느님 나라에 받아들여진 체험’을 보전하려고 애썼는데, 이 수락 체험의 보전 노력이 교우촌을 형성하게 한 근본 원인이다. 교우촌의 신도들은 신분에 관계없이 서로를 ‘교우’라고 부르면서 ‘공소회장’이라고 일컫는 공동체 지도자를 뽑아 유대감이 깊고 특별한 형제애로 맺어진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그들은 노동을 천시하던 당시의 사회 풍조에 아랑곳하지 않고 옹기의 생산과 판매 등을 공동으로 하면서 이익도 공동분배하는 생활을 하였으며, 탄압에서 오는 궁핍을 덕행 실천의 기회로 삼는 한편, 감옥에 가서도 짚신을 삼는 등 공동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신앙 공동체의 전통적인 맥을 형성했던 교우촌은 종교의 자유를 얻고 나서 지하 교회의 모습을 벗고 대중에게 선교하기 시작함으로써 대부분 본당의 공소가 되었고, 그중 중심이 되는 큰 공소는 성직자가 파견되어 상주하는 본당으로 승격했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 천주교회는 본당 중심의 사목구조로 운영되어 왔다. 본당에서는 교우촌과는 아주 다르게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하는 전례가 거행되었고, 예비자들과 신자들을 위한 교육 활동은 물론, 신자들의 신심 활동과 선교 활동이 이루어졌다. 그런 가운데 본당은 교우촌이 보여 주던 생활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성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종교기관으로 바뀌어 갔다. 또한 교우촌이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살던 산골자기에서 형성된 데 비해 본당은 도회지의 번화가에 자리잡게 됨으로써 본당에서 이루어지는 사목 활동의 수혜계층이 가난한 이들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로 바뀌게 되었다. 이는 가난한 이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이에 가톨릭 농민회와 천주교 도시빈민회 등을 중심으로 농민, 도시 빈민 등 소외 계층의 고통에 동참하고 이들의 인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소공동체 운동이 시작되었다. 이것이 가톨릭 농민회의 경우 1987년 이후 생명 공동체 운동으로 나타났고, 천주교 도시 빈민회의 경우 역시 1987년 이후에 빈민 지역에 활동 센터들을 세우는 지역 공동체 운동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1989년 세계성체대회가 끝난 뒤 1991년부터 서울대교구는 ‘복음화’라는 사목 목표를 설정하고 ‘소공동체의 활성화’라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후 1992년부터 2000년까지의 9년 동안 ‘2000년대 복음화’라는 장기적인 사목 목표 아래 각 사목 분야에서 소공동체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아프리카 룸코(Lumko)에서 개발된 복음 나누기 프로그램을 공식으로 파급시켰다.


이 일련의 과정은 교회의 본질을 공동체로 규정하는 한편 소공동체를 교회의 공동체로서의 본질을 드러낼 수 있는 단위로서 육성함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본당을 ‘소공동체들의 공동체’로 변화시키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이는 본당의 비대화와 공동화를 막는 한편, 사회 복음화 역량이 감소하는 추세에 대응하여 먼저 교회의 복음화를 이루기 위한 사목적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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