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의 신원과 영성-평신도는 누구인가?(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나타난 평신도의 모습)

 

2. 3.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나타난 평신도의 모습


  16세기 이후 점차 세상과 인간이 자립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식이 생겨나면서 세상과 별개인 것처럼 느껴지는 초자연적인 관심에서 벗어나 인본주의 사상이 고개를 쳐들게 되었고, 계몽주의도 함께 발달하게 되었다. 이런 현상은 교회 안의 성직자-평신도의 관계도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런 변화는 성직자만이 모든 것을 향유하던 시대의 종말을 의미하면서 교회가 하느님 백성이고 모두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의식을 가져오게 한다. 특히 20세기를 거치면서 성직자와 평신도의 대립적 관계를 보다 상대화하고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공통점을 찾아 나가는 대로 의식이 확대되었고 그 대표적인 결과가 바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다.


  「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LUMEN GENTIUM)과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APOSTOLICAM ACTUOSITATEM)에서는 초세기 교회 안에서 평신도의 활동이 얼마나 활발했고 또 중요했던가를 확인하면서 평신도의 신원과 사명에 대해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공의회는 먼저 “평신도는 신품과 교회에서 인정된 수도 신분에 속하는 이들 이외의 모든 그리스도인을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교회헌장 31항) 이어서 “평신도는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여, 교회와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의 백성 전체의 사명을 각기 분수대로 수행한다”고 말한다. 이는 평신도나 성직자, 수도자 모두가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 백성이 되고 그리스도의 지체로써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의 상이성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직무상의 차이일 뿐 아니라, 그 차이가 둘 사이에 공동으로 존재하는 기초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평신도와 성직자 간의 기본적인 공통점이 바로 세례성사이고, 이는 평등성과 그 직무의 상이성을 함께 말해 주고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 안에 세례를 통한 진정한 평등이 있고 하느님의 자녀로 초대된 공동의 품위가 존재한다. 앞서 언급되었던 그릇된 대립적 관계 이해는 바로 이 근본적인 평등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고 그리스도의 몸인데 그리스도를 대표하는 것이 성직자이므로 평신도는 성직자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사고는 이제 없어져야 하고, 이런 점에서 성직자에게만 적용되던 ‘제2의 그리스도’라는 뜻의 단어 alter christus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다.


  공의회는 또한 평신도의 특별한 사명이 “평신도를 통해서만 교회가 소금이 될 수 있는 그 장소와 환경 속에 교회를 현존케 하고 활동케 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평신도의 고유한 성격이 세상과 밀접하다는 것 즉, ‘세속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평신도는 현세적인 일에 종사하며 그것을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를 찾도록 불린 것이다. 교회의 목적이 종말론적 하느님의 나라를 미리 예시하고 그리스도의 왕국을 이 땅에 실현하여 모든 사람이 구원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이 목적에 맞도록 활동하는 모든 영역이 바로 사도직이고 평신도는 바로 세속 안에서 현세 질서를 복음의 질서로 완성케 하는 사명을 지니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명백한 증인이 된다(평신도 교령 2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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