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막내 “출퇴근 카드 셔틀 괴로워”

직장 막내 “출퇴근 카드 셔틀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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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사원증으로 근태관리
선배들, 지각 처리 면하려 근무 외 수당 받으려… 카드 찍어 달라 부탁
회사가 감시망 넓히자 로그인 셔틀까지
등장… 막내들은 ‘냉가슴’

‘출근(했어)? 책상 위에 있는 내 (출퇴근)카드 좀 찍어줘. 차가 막혀 살짝 늦을 거
같네.’

서울 강남의 한 광고대행사 여직원 임모(25)씨는 출근시간에 선배로부터 툭하면 이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는다. 출퇴근
시간이 기록되는 사원증을 오전 9시 전 출입문의 리더기에 찍어 지각을 면하게 해달라는 부탁이다. 6개월 넘게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임씨는 아예
선배의 사원증을 갖고 다니게 됐다.

전자카드식 사원증으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살피는 회사들이 늘면서 직장 상사들에게 ‘출퇴근 카드
셔틀’을 당하는 막내 사원들이 늘고 있다. 선배들이 성실하다는 평판이나 시간외 수당을 챙기려고 잔꾀를 부리는 것이다.

21일 임씨는
“세 번 지각하면 월별 성과급을 받지 못하니 두 번 지각한 선배들은 더 집요하게 카드 셔틀을 요구한다”며 “어떤 선배들은 잠깐 자리를 비운
것처럼 보이려고 ‘내 의자에 담요를 놓아달라’는 등 추가 주문도 한다”고 털어놨다.

한 컨설팅 회사 사원 김모(29)씨는 선배들과
술을 마시다가 밤늦게 사무실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 임무다. 선배들의 사원증을 출입문에 찍어 ‘야근 후 퇴근’으로 꾸미라는 특명 때문이다. 그는
“밤 11시 이후 야근자는 다음날 1시간 늦게 나와도 되고, 야근수당까지 받으니 너도나도 카드 셔틀을 시킨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을 회사가 눈치채도 선배들은 약삭빠르게 다른 수법을 내놓는다. 수도권의 한 IT업체는 카드와 사내 컴퓨터로만 접속할 수 있는 메신저 접속
시간을 대조해 출퇴근 시간을 확인한다. 그러자 회사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선배들은 ‘로그인 셔틀’을 추가했다. 자신의 사번으로 메신저에
접속까지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막내 사원들은 선배들의 글 한 줄, 직장 내 험담 한 마디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참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임씨는 “한 선배가 월별 인사평가에 ‘예의가 없다’고 적어 한동안 ‘윗사람 대접 잘하라’고 지적을 받았다. 카드 셔틀을
대놓고 거절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입사원들이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선배들의 사적
심부름에도 불만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잡코리아가 7월 직장인 5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직장에서 거짓말을
해봤다’고 답한 514명 중 20%(103명)는 ‘미안하다면서도 매번 심부름을 부탁하는 선배에게 ‘괜찮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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