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당나귀
해설: 사람들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 때에도 상식이 있어야 하며, 옳지 못할 때 \”아니오\”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살아가고 계십니까? 남의 눈치를 보면서 봉사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이 이야기를 통해서 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 보도록 합시다.
옛날에 한 형제가 당나귀 한 마리를 끌고 아들과 함께 시장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얼마 가지 않았을 때 한 농부와 마주쳤습니다. 농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농부1: \”저 게으른 당나귀를 뒤에서 따라오게 하고 시장까지 내내 걸어서가다니, 정말 한심하군요. 타고 가지 않는다면 당나귀가 무슨 소용이 있겠소.\”
아버지: \”아, 미처 그 생각을 못했네요. 당신 말대로 하죠.\”
해설: 이렇게 말한 아버지는 그의 아들을 당나귀에 태우고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곧 그들은 길가에서 콩을 심고 있던 한 형제와 마주쳤습니다.
농부2: \”저 게으른 녀석 좀 보게. 자기는 당나귀에 타고 늙은 아버지는 걷게 하다니.\”
해설: 그들의 말은 들은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잠깐만 멈춰서 당나귀에서 내려 보거라. 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옳은 것 같구나.\”
해설: 그리고는 아들을 내리게 하고 자신이 당나귀의 등에 올라 탔습니다. 다음에는 두 여인을 만났는데 그 중 한 여인이 말했습니다.
여인1: \”수산나! 저렇게 게으른 사람 본 적 있니? 어리고 약한 아들은 걸어가고 있는데, 자기는 당나귀를 타고 편하게 가다니 말이야.\”
여인2: 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해설: 남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좀 전 까지만 해도 아들을 태우고 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애야, 나는 모든 사람들을 거스르고 싶지 않은데 어떻게 하면 그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까?\”
해설: 고민을 하던 남자는 한 가지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그는 아들을 자신의 앞에다 태웠습니다. 그래서 당나귀는 이제 두 사람을 태우고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그들이 마을에 들어섰을 때, 사람들은 그들을 비웃으며 손가락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아버지와 아들을 손가락질 하며 수근 거린다.)
해설: 남자는 가던 길을 멈추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버지: \”대체 왜들 그러시는 겁니까?\”
사람1: 충분히 그럴 만도 하지. 당나귀를 그렇게 잔인하게 다루다니! 당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해요. 조그만 짐승에게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소!\”
아버지: \”그걸 생각하지 못했네요. 정말 당나귀가 힘들어 보이는군요.\”
해설: 그래서 그는 아들을 당나귀에서 내리게 한 후 긴 막대기를 구해서 당나귀의 발을 거기에 묶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과 같이 온 힘을 다해 막대기를 들어올려 어깨에 메고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당나귀도 힘들었지만 가엾은 짐승이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아프다고 낑낑거리기만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우스운 광경을 보고 웃었지만 그들은 온힘을 다해 당나귀를 들고 갔습니다.
아버지:(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제는 누구도 뭐라 하지 않겠지.\”
해설: 그들이 시장 근처의 다리에 도착했을 때 당나귀를 묶었던 끈이 풀려 당나귀가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바람에 아들은 막대기의 한쪽 끝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당나귀는 다리 밑으로 떨어져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물로 뛰어들어 당나귀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애야, 내 생각엔 말이다. 우리가 한 가지 교훈을 얻은 것 같구나\”
아들: \”어떤 교훈이요, 아버지?\”
아버지: \”모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려다가는 그 누구의 말도 들어주지 못 한다는 것 말이다.
해설: 십인십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를 맞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수를 맞출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옳은 것이라면 다수가 아니라 하더라도 끝가지 밀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본당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역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기 싫은 사람도 있고, 관심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눈치를 보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소신 있는 신앙인이 됩시다.
낙타의 코
해설: 문제 거리는 애초에 그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낙타에게 천막을 빼앗긴 족장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어느 추운 밤, 족장이 자신의 천막 안에 누워 있을 때 낙타 한 마리가 천막 한 쪽을 밀치더니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낙타: \”주인님, 밖이 너무 추워요. 제 코만이라도 천막 안에 넣도록 해주세요.\”
족장: \”좋고말고. 맘대로 하렴.\”(하품)
해설: 족장은 하품을 하며 말했습니다. 하루 종일 베개를 베고 누워서 빈둥거렸던 그는 지루했고 몸도 나른했습니다. 낙타는 코를 천막 안으로 들이밀더니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낙타: \”목도 따뜻하게 할 수 있다면….\”
족장: \”난 아무래도 좋아.\”
해설: 족장이 이렇게 대답하자 낙타는 목을 안으로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동안 만족한 듯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낙타는 이쪽저쪽으로 머리를 돌리다가 또 다시 말했습니다.
낙타: \”제가 앞발을 천막 안에 들여놔도 별로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 텐데요. 그러면 전 훨씬 따뜻할 거예요.\”
해설: 족장은 단지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리를 좀 더 내주기 위해서 한쪽구석으로 몸을 옮겼습니다. 낙타는 천막 안에 앞발을 들여놓기가 무섭게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낙타: \”주인님, 제가 여기 이렇게 서 있으니까 천막이 안 닫히네요.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야겠어요.\”
족장: \”좋을 대로 해라.\”
해설: 족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낙타가 들어올 수 있도록 좀 더 몸을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낙타는 더 들어왔고 천막은 이제 꽉 찼습니다. 낙타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족장을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습니다.
낙타: \”제 생각엔, 여긴 우리 둘 다 있기에는 너무 좁은 것 같아요. 당신이 더 작으니까 밖에 서 있는 것이 좋겠어요. 그래야 제 자리가 충분해질 테니까요.\”
해설: 낙타는 그렇게 말하며 족장을 춥고 어두운 바깥으로 밀어 내었습니다. 악은 애당초 씨를 뿌리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유혹이 조금씩 밀려올 때 단호하지 않으면 이 족장처럼 됨을 꼭 기억합시다. 유혹을 피하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단호하든지, 야곱의 아들 요셉처럼 유혹 앞에서 “냅다 튀던지…,” 유혹에게는 어떤 기회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유혹의 기회 앞에서 단호해지는 우리 신앙인이 되어 봅시다.
죄는 어떻게 커지는가?
신부님: 내 것이 아니라면 내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헛된 약속을 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잘못을 했다면 뉘우칠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내 탓이오.”보다는 “너 때문에 망쳤어. 너만 아니었어도…,”하면서 남을 탓하게 되면 결국 회개하지 못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헛된 약속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남을 탓하며 죄를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제 시작합니다.
해설: 한 행상인이 등짐을 지고 먼지 나는 길을 따라 터벅터벅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는 당나귀 한 마리가 길가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득 행상인에게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행상인: \”안녕하시오, 친구. 할 일이 없다면 잠깐 동안이라도 내 짐을 좀 옮겨주시지 않겠소?\”
당나귀: \”그렇게 해주면 뭘 줄 건데요?\”
행상인: \”금화 두 닢을 주겠소.\”
해설: 행상인은 금화 두 닢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 그는 금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등에 진 짐을 벗어 놓고 싶었고, 그것 때문에 거짓말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당나귀: \”좋아요.\”
해설: 당나귀는 행상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행상인과 당나귀는 다정하게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파리 떼가 당나귀를 괴롭혔습니다. 짐을 지고 있는 상태라 어디에 비빌 수도 없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당나귀는 길가에서 벌레를 찾고 있는 까마귀를 만났습니다. 까마귀를 본 당나귀는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라 까마귀를 불렀습니다.
당나귀: \”안녕하시오, 검은 친구. 만일 이 길로 가고 있는 중이라면 내 어깨에 앉아 나를 매우 성가시게 하는 이 파리들을 좀 쫓아 주시구려.\”
까마귀: \”그럼 뭘 주겠소?\”
당나귀: \”돈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소. 그러니 금화 세 닢을 주리다.\”
해설: 당나귀는 까마귀에게 금화 세 닢을 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까마귀에게는 금화가 없었습니다. 또 행상인이 준다고 한 것도 금화 두 닢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까마귀는 자신을 괴롭히는 파리에게서 해방되기 위해 까마귀와 거짓 약속을 했던 것입니다.
까마귀: \”좋소.\”
해설: 금화 세 닢을 받기로 하고 까마귀는 당나귀와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그래서 당나귀는 행상인의 짐을 지고, 까마귀는 당나귀의 등에 앉아 파리를 쫓으면서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파리나 쫓고 있자니 까마귀는 심심했고, 또 시장해 졌습니다. 그럴ㄴ데 눈앞에 종다리가 있었습니다. 까마귀는 종다리에게 소리쳤습니다.
까마귀: \”안녕하십니까. 사촌? 돈을 좀 벌고 싶지 않소? 그렇다면 우리가 길을 가는 동안 둑에서 벌레를 몇 마리 좀 잡아다 주시구려. 아침을 먹지 않았더니 배가 몹시 고프구려.\”
종다리: \”그 대가로 뭘 줄 건데요?\”
까마귀: \”금화 네 닢으로 합시다. 나는 돈을 쓸 줄을 모르거든.\”
해설: 까마귀는 호기를 부린 것입니다. 왜냐하면 까마귀는 금화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고, 당나귀가 준다고 한 금화도 세 닢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배가 고팠던 까마귀는 종다리에게 호기를 부리며 네 닢을 준다고 약속을 해 버렸습니다. 까마귀는 우선 배를 채우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종다리: \”좋아요.\”
해설: 종다리는 까마귀가 금화 네 닢을 준다고 했기에 까마귀를 따랐습니다. 그래서 당나귀는 행상인의 짐을 지고, 까마귀는 당나귀의 등에 앉아서 파리를 쫓고, 종다리는 까마귀에게 벌레를 물어다 주면서 계속 길을 갔습니다. 그렇게 걸어서 커다란 마을 앞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행상인은 자신의 짐에서 숄과 셔츠들을 꺼내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고 살 수 있도록 당나귀의 등에 걸쳐 놓았습니다. 다른 물건들의 맨 윗부분에는 작은 보라색 담요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쳐다보고 있을 때 종다리가 그 담요를 마음에 들었는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종다리: \”저 작은 담요 값이 얼마나 하나요? 좋은 담요 같은데, 값을 불러요. 값이 얼마든 드릴 테니까. 난 지금 담요가 매우 필요하거든요.\”
해설: 하지만 종다리는 땡전 한 푼 없는 상태였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이 있지만 그것을 살 수 있는 돈이 없을 때는 참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종다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행상인: \”담요 값은 금화 다섯 닢이요.\”
종다리 \”너무 비싼 것 같은데요. 금화 네 닢은 줄 수 있지만 다섯 닢은 너무 비싸요.\”
행상인: \”좋소.\”
해설: 행상인은 혼자 만족스럽게 웃으며 네 닢에 담요를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행상인: “이제 이 당나귀에게 돈을 줄 수 있겠군. 담요만 팔면 당나귀가 필요 없으니 더 이상 데리고 다닐 필요도 없겠지. 또 돈을 주지 않으면 줄때까지 따라다니겠지? 그래도 다 팔면 돈이 남으니 오늘은 근사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잠을 자야겠다.”
해설: 이렇게 행상인이 즐거운 상상을 하고 있는 동안 종다리는 까마귀의 옆으로 날아가서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종다리: \”내게 주기로 한 금화 네 닢을 주세요. 이제 저는 돌아가야 하니까요.\”
까마귀: \”어이 친구! 네 닢의 금화는 벌레 몇 마리 잡아다주는 값으로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런 큰 대가를 바란다는 건 말도 안 되지. 하지만 세 닢을 주겠네. 조금만 기다리시오.\”
해설: 종다리에게 기다리라고 말한 까마귀는 당나귀의 귀에 닿도록 몸을 숙이고 속삭였습니다.
까마귀: \”친구, 당신이 약속한 세 닢의 금화를 줄 때가 됐소이다. 행상인은 이 마을에서 묵을 것이고, 당신도 더 이상 그와 함께 갈 필요가 없을 테니까요.\”
해설: 하지만 당나귀에게도 금화 세 닢이 없습니다. 또 행상인이 주기로 한 것은 두 닢이었습니다. 이제 자신이 일한 것을 겨우 파리를 쫓아 준 대가로 지불해야 합니다. 억울하지만 약속을 했으니 주어야겠는데 돈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변명을 합니다.
당나귀: \”곰곰이 생각해보니 파리 몇 마리 쫓아주는 값으로 금화 세 닢은 너무 많다는 결론에 이르렀소. 내가 그 말을 했을 때 그게 농담이었다는 사실을 진작 알았어야지. 하지만 금화 두 닢을 주겠소. 일에 비하면 너무 후한 값이라고 생각하지만.\”
해설: 까마귀에게 이렇게 말한 당나귀는 행상인에게 말했습니다.
당나귀: \”자, 선량한 양반. 이제 금화 두 닢을 주시면 좋겠는데요.\”
해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지금 어느 누구에게도 돈은 없으니 말입니다. 드디어 싸움이 발생합니다.
해상인: \”당나귀 친구, 잠시만 기다리시오.\”
해설: 그러면서 행상인은 종다리를 향해 말했습니다.
행상인:\”담요 값을 즉시 받아야겠는데.\”
종다리: \”그러죠.\”
해설: 종다리는 행상인에게 대답하고는 까마귀에게 성난 듯이 소리쳤습니다.
종다리: \”당장 내 돈을 줘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
까마귀: 잠깐만 기다리시오.
해설: 까마귀는 종다리에게 기다리라고 말한 다음에 다시 당나귀에게 말했습니다.
까마귀: \”왜 정직하게 돈을 지불하지 않는 거요? 이런 식으로 빚을 회피하려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아요?\”
해설: 그러자 당나귀는 말했습니다.
당나귀: \”더 기다리게 하진 않겠소.\”
해설: 그리고는 행상인에게 소리쳤습니다.
당나귀: \”자, 내 돈을 주시오. 부끄러운 줄 알아요! 당신 같은 인간이 나 같이 불쌍한 짐승을 속이려 하다니.\”
해설: 그러자 행상인은 다시 종다리에게 말했습니다.
행상인: \”담요 값을 내놔. 그러지 않으면 목을 비틀어 버리겠어.\”
해설: 그러자 종다리는 까마귀에게 소리쳤습니다.
종다리: \”내 돈을 내놔. 안 그러면 네 눈을 쪼아버리겠어.\”
해설: 그러자 까마귀는 당나귀에게 깍깍거렸습니다.
까마귀: \”돈을 내지 않으면, 네 꼬리를 물어뜯겠어.\”
해설: 그러자 당나귀는 다시 행상인에게 외쳤습니다.
당나귀: \”사기꾼 같으니라구! 당장 내 돈을 내놓지 않으면 뒷발로 멋지게 차줄 테다.\”
해설: 그렇게 그들은 마을의 성벽 밖에서 엄청난 소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마을의 공소 회장님이 “무슨 일인가?” 하고 살피러 나왔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공소회장님께 서로에 대한 불평을 큰 소리로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말을 다 듣고 난 공소회장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소회장: \”너희들은 모두 똑같은 부랑자요, 건달들이다. 모두 본당신부님께 끌고 가야겠다. 그분이 너희들의 분쟁을 즉시 해결하고 적절히 처리해 주실 거야.\”
해설: 이 말에 그들은 모두 돈을 받지 않아도 되니 제발 도망가도록 허락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나 공소회장은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도 않고 본당신부님이 사람들의 분쟁을 해결해 주고 있는 성당 마당으로 데려갔습니다.
본당신부님: “너희들은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느냐? 행상인과 당나귀, 까마귀와 종다리. 왜 싸움을 했는지, 왜 마을에서 소란을 일으켰는지 들어보자꾸나. 누구부터 말해보겠느냐?”
해설: 그러자 행상인은 종다리에 대해서, 종다리는 까마귀에 대해, 까마귀는 당나귀에 대해, 당나귀는 행상인데 대해 서로 불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불평은 끝이 없었습니다. 본당신부님께서는 그들의 말을 끊으셨습니다. 더 들어봐야 똑같은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판결을 내려 주었습니다.
본당신부님: “확실히 너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잘못한 것이 많구나.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서로의 잘못만을 탓하고 있으니 그것이 더 잘못된 일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이 회개할 수 있도록 판결을 내리겠다. 행상인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도록 분쟁의 원인인 담요를 매고 마을을 10바퀴 돌 것이며, 당나귀는 허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마차를 끌며 신자들이 성당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 주거라. 그리고 까마귀와 종다리는 꼬리털을 뽑고, 뽑힌 꼬리털 자국을 보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도록 하라.”
해설: 행상인은 신부님의 말씀대로 마을을 돌며 후회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살며시 그의 뒤에서 그가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어 보려했습니다. 아마도 “내가 공연한 허세를 부렸구나. 있지도 않은 것을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거짓을 말했으니, 당나귀와 까마귀, 종다리에게도 미안하구나.”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그의 소리를 들고 놀랐습니다.
행상인: 정직한 사람이 이렇게 곤경에 처하다니, 정말 슬픈 일이군. 신부님께서 잘못 판결하신거야. 종다리가 제대로 돈을 지불하기만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모든 잘못은 종다리에게 있는데…, 내 자식들에게는 종다리를 조심하라고 해야겠어.
해설: 본당신부님은 몹시 놀랐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탓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당나귀에게 가 보았습니다. 분명 당나귀는 뉘우치고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나귀는 마차를 끌며 불평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나귀: “아! 원통하다! 인간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무고한 네발짐승에게 이런 벌을 주다니. 행상인이 나에게 빚진 돈만 주었다면 지금 이렇게 무거운 수래를 끌지 않아도 될 텐데. 앞으로는 절대로 인간과는 흥정하지 말아야겠어.\”
해설: 실망한 신부님은 다시 종다리와 까마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먼저 까마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까마귀도 그렇게 불평을 하고 있었습니다.
까마귀: 아, 내 운명이 정말 가혹하구나. 꼬리털이 없으니 부끄럽기 한량이 없구나. 하지만 이건 날지도 못하고 발로 걸어 다니는 당나귀 같은 놈을 믿었던 탓이야. 다시는 부리 없는 짐승 따위는 믿지 말라는 좋은 교훈이 되겠군.
해설: 신부님은 이번에는 종다리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잔뜩 풀이 죽은 종다리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울고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그래 종다리만큼은 뉘우쳤겠지.”하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들어보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종다리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종다리: 이건 까마귀 놈에게 속은 결과야. 그렇게 큰 새들은 절대로 정직 하지 않다는 것을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좀 더 현명해져서 나보다 더 크거나 강한 놈들과는 거래를 하지 말아야지.
해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본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발길을 돌리셨습니다.
신부님: 예수님! 혹시 저도 저렇게 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신자들 탓만 하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