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롤 – 스크루지 이야기

 

크리스마스 캐롤


< 원작 / 찰스 다킨스 >




때  




현대




곳  




런던




나오는 이들




스크루우지(구두쇠영감), 조카, 아내(조카의 아내), 아들(조카의 아들)1․2․3, 보브(스크루우지의 서기) 신사(성금 모금원), 과거의 영, 현재의 영, 미래의 영, 상인1․2․3, 거지, 아이들, 교인들




막이 열리면




< 제 1 막 >


– 제 1 장 –




              어두컴컴한 방, 헌 의자에 앉은 스크루우지-험상궃은 얼굴, 한쪽 구석에 그의 서기 보브가 촛불 밑에서 일을 하고 있다. 보브, 추워서 견디기 어렵다는 듯 발끝으로 가만가만 걸어서 난로 있는 데로 가서 석탄 한 덩이를 집는다. 주인 스크루우지가 돌아본다.




스크루우지    자넨 이 방이 춥다고 생각하나?


보      브    (깜짝 놀라며) 아, 아, 아니올시다 주인님.




              석탄을 도로 놓고, 제자리에 가 앉는다. 후들후들 떤다. 손이 시려


               촛불에 쬔다




스크루우지    (돌아보고) 도대체 자넨 뭐가 추워서 그렇게 벌벌 떨고 있나?


보      브    춥지는 않습니다. 손가락이 얼면 글씨를 못 쓸까 봐서요.




              다시 사무를 본다. 바로 그때 신사 한 사람이 들어온다.




신      사    여기가 스크루우지 마레 상점입니까?


스크루우지    그렇습니다.


신      사    두 분 중 한 분을 좀 뵈었으면 합니다마는……


스크루우지    마레라는 친구는 벌써 7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요. 바로 오늘이 그 친구가 죽은 날입니다. 오늘이 성탄절 전 날이니까요.


신      사    그럼, 스크루우지 주인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인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즐거운 성탄절이라 해서, 헐벗고 굶주린 불쌍한 사람들을 위하여, 이렇게 성금을 모으러 다니는 길입니다.


스크루우지    성금이라! 그럼 우리 나라에서 사회사업 단체는 없던가요?


신      사    그야 사회사업 단체는 있습지요.


스크루우지    그럼, 당신들이 성금 같은 거 모으러 나돌아다니지 않아도 좋을 게                아니오?


신      사    그렇지만……


스크루우지    (말을 막으며) 뭐가 그렇지만 입니까? 자기 먹고 살기에도 바쁜 세상에…… 뭣이 잘 났다고……


신      사    이 불쌍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운 성탄절을 맞이하게 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 좀 하셔겠습니다. 자, 주인님, 얼마를 적으시렵니까?


스크루우지    난 못하겠소. 난 성탄절에도 놀 줄 모르는 사람이오. 난 놀기만 좋아하는 게으름뱅이들이 보기 싫어 죽을 지경이오. 난 빈민 구제비를 꼬박꼬박 물고 있소. 그 이상 다른 돈은 낼 수 없소. 구차한 사람은 빈민구제소로 가면 될 게 아니오?


신      사    그럼, 조금도 못 내시겠다는 말씀입니까?


스크루우지    허어, 당신들은 나더러 레코드판이 되란 말이오? 왜 자꾸 같은 말을 시키지 못해 애를 쓰는 거요? 동정금 따위는 입밖에도 내지 마시오.


신      사    (장부를 스크루우지 앞에 내밀며) 그러지 마시고 조금만 적으십시오.


스크루우지    (뿌리치며) 싫다니까!


보      브   (땅바닥에 떨어진 장부를 주워서 신사에게 주면서) 월급에서 갚기로 하고 저는 조금만 적겠어요. 적은 돈이지만 성의니까요.


스크루우지    (화를 발칵 내며) 이 정신 나간 놈아! 제 코가 석 자나 빠진 주제에 무슨 놈의 기부야?


신      사    (보브에게) 실례했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나가버린다.)


스크루우지    나더러 돈을 내라고? 어림도 없는 수작이지.


보      브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 사람은 처음이지요? 못 낸다면 썩 돌아설


              일이지……


              스크루우지의 조카가 들어온다. 몹시 기쁜 표정이다.




조      카    성탄을 축하드려요! 아저씨, 기쁜 성탄을 축하 드려요.


스크루우지    시끄럽다. 이놈아! 또 성탄이냐?


조      카  예? 성탄이 시끄럽다는 말씀입니까, 제 말이 시끄럽다는 말씀입니     까?


스크루우지    도대체 뭐가 기쁘단 말이냐? 난 “성탄을 축하합니다”하고 다니는 놈들은 모두 머리통을 쥐어박고 싶도록 아니꼬와!


조      카    그렇지만 아저씨! 성탄절이 왜 즐겁지 않다는 말씀입니까?


             일년에 단 한 번씩 서로 정답게 모여서 온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고, 또 그분의 거룩한 뜻을 본받아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서로 잘못을 용서하고, 사이가 나빠졌던 사람들도 의좋게 지내는 성탄절이 아니어요?


스크루우지    듣기 싫어. 네게는 네 식의 성탄절이 있을 게고, 내게는 내 식이 있을 게 아니냐? 그렇게 약장수처럼 떠벌일 필요는 없어. 우리 집에는 성탄절을 살 사람이 없으니까.


조      카    그러지 마시고, 내일 저희 집 만찬회에 꼭 오셔요. 예~ 차린 것은 없지만 아저씨를 모시고 싶어요.


스크루우지    안 간다!


조      카    아저씨, 아저씨에게 성탄 선물 같은 건 바라지 않겠어요.


스크루우지    선물? 누가? 내가 너에게? 어림도 없다. 어서 가! 시끄럽다.


조      카    참 아저씨도, 하는 수 없군요. 안녕히 계셔요. 성탄을 축하해요!


스크루우지    잘 가! 제 주제에 성탄을 축하한다니, 기가 막혀서……




              보브, 문을 열어 준다.




조      카    성탄을 축하합니다.


보      브    성탄을 축하하네!


조      카    온 집안 식구가 모든 즐거운 성탄절을 맞으시기를!


보      브    고맙다. 즐거운 성탄절과 희망의 새해를 맞아라.




              조카 밖으로 나간다.




스크루우지    도대체 자넨 왜 성탄절이 즐거운가? 가난뱅이 살림을 하면서……


보     브    (차분하고 희망찬 어조로) 모두가 한자리에 둘러앉으면 가난해도 행복해요. 가난한 집에도 성탄절은 찾아오지요. 그 옛날 악명 높은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유대지방을 다스릴 때,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 온 인류를 구원하실 구세주가 탄생하셨지요.


스크루우지    그래서?


보     브    하늘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가 사랑하는 이에게 평화! 그날 밤 이스라엘의 목자들과 천사들은 환호 소리를 울리면서 주님의 탄생을 축하하였지요……(귀를 기울이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영감님! 저기 천사들의 환호 소리가 들려 오는군요!


스크루우지    이 사람이 미쳤나? 내버려두니까 점점 이상한 소리만 하는군.


보      브    (깜짝 놀라,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


스크루우지    잔말 말고, 사무나 착실히 보게. 그래야 자네 월급도 올라갈 게 아닌                가?




              보브, 자기 자리로 가서 사무를 본다. 시계가 6시를 친다. 시계를                 본다.




스크루우지    자네도 일찍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보      브    아, 아, 아니올시다. 그러나……


스크루우지    알았어. 돌아가고 싶다 그 말이겠지. 좋아. 이젠 시간이 됐으니 가도 좋아. 아마 자네도 내일 하루는 쉬고 싶을 테지?


보      브    영감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스크루우지    그렇지만, 내일 하루 품삯을 제한다고 불평을 말하진 않을 테지?


보      브    그렇지만, 일년에 단 하루뿐인 성탄절인데요. 미사에도 가야 하고요.


스크루우지    알았어. 그 대신 모레는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네.


보      브    예, 감사합니다.


              (문을 연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멈춰 서서 성탄 노래를 부른다.)


스크루우지    저리 가거라, 시끄럽다.(아이들이 무서워 달아난다. 보브가 나간다. 지나가던 사람이 보브를 보고 “성탄을 축하합니다”한다.)


보      브    성탄을 축하합니다.


스크루우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어 사무상자를 잠그며) 미친 녀석들!


              (불이 꺼진다.)




– 제 2 장 –




              스크루우지의 방. 스크루우지가 돌아와 모자와 웃옷을 벗어 놓는다. 촛불을 켜들고 복도로 통하는 방문을 잠근다. 옷을 갈아입고 소파에 기댄 채 자고 있다.


              시계가 11시를 친다. 희미한 불빛이 비친다. 방에 단 초인종이 울린다. 그 소리가 점점 요란해진다. 쇠사슬 끄는 소리가 무겁게 들린다. 스크루우지, 깜짝 놀란다.




스크루우지   누가 종을 울릴까? 바깥문은 걸었고, 그렇다고 지하실에 누가 있을 리도 없는데…… (종소리 그치자, 발자국 소리가 뚜벅뚜벅 들린다.) 응! 이게 무슨 소릴까? 마치 지하실에서 누가 쇠사슬을 끌고 올라오는 것 같다. 아니, 이 방을 향해 오는 소리가 아닌가? 아니야. 내가 괜히 무서워하는 거야. 올 리 없지. 온대도 방문을 잠갔으니까. (방문이 열리며 마레의 영이 들어온다. 생전에 입던 옷과 신을 신었다. 그런데 몸에는 강철로 만든 장부, 증서, 열쇠 같은 모양으로 된 쇠사슬이 매여 있다.)


스크루우지    누구냐?


    영        누구냐고 묻지 말고, 누구였나 물어 보게.


스크루우지    누구였나?


    영        내가 바로 자네와 상점을 같이 경영하던 자네 친구, 마레야.


스크루우지    자네가 어떻게 이렇게 왔나? 그래, 앉을 수 있나?


    영        이렇게 앉을 수 있지.(스크루우지의 곁에 와서 앉는다.)


스크루우지    온 까닭은?


    영        자네는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을 믿겠나?


스크루우지    믿고 말고. 어서 왜 왔는지 그 까닭을 말하게. 그런데 자네 왜 그렇게 쇠사슬에 매여 다니나?


    영        이게 내가 생전에 만든 사슬이라네. 이 사슬들이 무엇으로 되었나                 자세히 보게.


스크루우지    금고와 열쇠와 장부책과 돈지갑 모양으로 되었군. 몹시 무겁겠네 그                려.


    영        자네 사슬은 더 무거울 걸세. 나보다 칠 년이나 더 구두쇠 노릇을                 했으니까.


스크루우지    내 사슬이라니, 나도 그런 사슬을 몸에 감고 다녀야 하나?


    영        물론이지, 그렇고 말고. 앞으로 자네 운명은 현재 내 운명과 같을 걸                세.


스크루우지    원 천만에! 나야 그럴 리 없지.


    영        자네라고 면할 길은 없지. 나보다 자네는 더 구두쇠였으니까! 자, 시간이 되었으니 난 그만 가 봐야겠어.


스크루우지    이 사람, 그렇게 훌쩍 가버리면 어떻게 하나? 내 마음을 좀 안정시켜 주고 가게.


    영        이제 자네 앞에 세 영이 나타날 것일세. 그들과 의논해 보게나. 자, 난 그만 가겠네. (문 쪽으로 뒷걸음질한다. 저절로 문이 열린다. 영이 사라진다.)


스크루우지    (무서워 못 견디겠다는 듯이 난로 옆으로 다가앉는다.) 이걸 어떻게 하나? 아니야, 헛소리야. 모두 꿈이었어. 내가 허깨비를 본 거야. (밝은 빛이 흘러든다. 첫째 영이 나타난다. 얼굴은 아이인데 머리털이 희다.) 누구냐, 너는?


과거의  영    나는 과거의 성탄절 영이다.


스크루우지    과거라니?


과거의  영    자네의 어렸을 때다. 자! 내 뒤를 따라 나서게.


스크루우지    밖은 추울 텐데……


과거의  영    싫으면 그만두게. 그게 자네를 구원하는 길이라도 싫은가?


스크루우지    갈 테다. 나를 데리고 가 주게.


과거의  영    그럼 함께 가자. (둘이서 퇴장한다.)




– 제 3 장 –




              온통 어둡고 왼쪽 거리 쪽만 조명을 비춘다.


              스크루우지, 사슬에 묶인 과거의 영(제1영)에게 이끌려 나타난다.




스크루우지    도대체 당신은?


과거의  영    몇 번 말을 해야 알겠나? 난 과거의 영이다.


스크루우지    그렇다면 날 어디로 끌고 가는 거냐?


과거의  영    (주위를 가리키며) 저기를 봐.


스크루우지    앗! 여기는 내 고향이다.




              과거의 영이 시를 읊듯 다음 대사를 말할 때 사내아이들, 나타나


              즐겁게 논다.




과거의  영   가련한 로빈슨 크루우소우는 어디로 갔나? 알리바바는 있느냐? 노래하는 파란 앵무새여, 한 번 더 노래해 다오. 아이들은 성탄 노래에 맞춰 썰매를 타는구나.


스크루우지    (즐겁게 썰매를 타며 노는 한 소년을 가리키며) 아, 저건 나다. 그 성탄절 날, 동무들과 썰매 타던 소년 시절의 나다.(흐느낀다.)


과거의  영    넌 책을 좋아했지, 로빈슨 이야기도, 알리바바의 이야기도……


스크루우지    그렇다.


과거의  영    그렇게 착하던 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욕심꾸러기로 변해 간 거야.


스크루우지    (괴로워한다.)


과거의  영    소년 시절의 저 아름답던 눈이 나이 들면서 독사 눈같이 변했고, 그 예쁜 코는 매부리코가 되었다. 책장을 넘기던 그 귀여운 손은 돈에 벌벌 떠는 차가운 손이 … 그렇지? (과거의 영이 “그렇지, 그렇지……”하고 스크루우지에게 윽박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불이 꺼진다.)




– 제 4 장 – 




              불이 켜지면, 소파에서 자고 있던 스크루우지, “그만 그만”하고 소리치면서 일어난다. 이때, 신비스런 음악과 더불어 현재의 영이 나타난다.




스크루우지    넌 또 누구냐?


현재의  영    난 현재의 영이다.


스크루우지    또,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냐?


현재의  영    잠자코 날 따라 오라!




              현재의 영, 스크루우지의 팔을 잡고 방에서 사라진다. 불이 꺼진다.




< 제 2 막 >




– 제 1 장 –




              스크루우지의 조카네 방. 집안 식구들이 식탁에 둘러앉은 즐거운 성탄절 전야. 한 곳에 성탄절 트리가 세워져 있다.




현재의  영    (스크루우지를 데리고 나타난다.) 자, 여기가 네 조카네 집이다.


스크루우지    우리가 여기 나타나면 축하회가 싱거워지지 않을까?


현재의  영    지금 저들의 눈엔 우리가 안 보인다. 우리가 이렇게 큰 소리로 얘기를 하여도 저들에겐 안 들린다. 자네 아까 과거의 성탄절 영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며 재미있게 구경을 했을텐데, 감상이 어떤가?


스크루우지    지난날 나는 너무 인정이 없었어. 동무들과 남에게 너무 냉정한 일을 많이 했어. 과거의 성탄절 영은 내게 그런 장면만 보여 주었어. 내가 생각해도 몸서리쳐지는 일이거든. 이제 나는 내 과거를 전부 뉘우치네.




              둘이 이야기하는 동안, 조카네 식구들은 식탁에 음식을 나르며 서로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   들  1    자, 이제부터 제가 즐거운 스무 고개를 할까요?


조      카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


아   들  1    그럼 시작합니다. 동물성.


아   들  2    새입니까?


아   들  1    아닙니다.


아   들  3    고기입니까?


아   들  1    아닙니다.


아      내    짐승이냐?


아   들  1    글쎄요.


조      카    글쎄라는 대답은 안 돼.


아   들  1    그럼 짐승이라고 해 두죠.


아   들  2    집에서 기릅니까?


아   들  1    집에서 살지만 기르진 않지요.


조      카    기르지 않는다면 무엇일까? 런던 안에 있지?


아   들  1    그렇습니다. 런던 안에 있지요.


아      내    귀엽게 생겼니?


아   들  1    하하(한참 웃고 나서) 귀엽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아   들  2    곰입니까?


아   들  1    조금 비슷합니다.


아   들  3    돼지입니까?


아   들  1    곰과 돼지의 중간입니다.


아      내    에게, 그런 짐승도 있니?


아   들  2    그런 짐승이 어디 있어.


조      카    아! 알았다. 스크루우지 아저씨!


아   들  1    맞았어요.


모      두    하하하…… (유쾌하게 웃는다.)


조      카   우리 불쌍한 아저씨를 위하여 축배를 들자. 그리고 돈밖에 모르는 불쌍한 아저씨를 위해서 기도를 드리자. 오늘 우리집에 오셨다면 참 좋았을 텐데…… (다 같이 기도드린다.)


현재의  영    자, 이젠 시간이 다 됐다. 가자.




              그들이 퇴장하려 할 때 거지 아이들이 등장한다.




스크루우지    이 애들을 도와주어야겠다.


현재의  영    내버려둬라. 고아원과 빈민 구제소가 있다. 그들에게 맡기면 된다.


스크루우지    그건 내가 하던 소리다. 이제 나는 그런 말을 한 것을 무척 후회한다. 자, 이 애들을 돌보아 주자.


현재의  영    그럴 시간은 없다. 난 이제 갈 테다. 이제 미래의 성탄절 영이 널 찾아올 테니, 그를 만나도록 해라. (그러자 현재의 영은 아이들과 함께 사라지고 만다. 스크루우지가 멍하니 서 있는데 미래의 영이 등장한다.)


스크루우지    자네가 미래의 성탄절 영인가?


미래의  영    그렇다. 나를 따라 오너라.




              둘이서 퇴장할 때 불이 꺼진다.






– 제 2 장 –




              다시 불이 밝아지면 이제까지 조카의 방이었던 무대가 묘지로 바뀌어져 있다. 가운데 비석이 있다. 행인 셋이 앞에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스크루우지는 미래의 영과 함께 한쪽에 서서 행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섰다.




행   인  1    (비석을 훑어보며) 여기 한 평생 저 혼자만을 위해 산 구두쇠 스크루우지 영원히 잠들다.


행   인  1    가엾은 사람.


행   인  2    그러나 퍽 부지런한 사람이긴 하였지.


행   인  3    부지런하면 뭘 해? 인정이 있어야지.


행   인  2    돈을 모을 줄만 알았지, 쓸 줄은 몰랐던 바보였어. 어디 그게 사람인                가!


행   인  1    그러니까 그에게는 생전에 한 사람의 친구도 없었지…… 아마, 그의 장례식에도 손님이 전혀 없었을 거야.


행   인  2    그랬을 거야.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행   인  1    정말 죽으면 이렇게 흙 속에 묻히고 마는 것을……


행   인  3    자아, 그만 가볼까? 우리는 열심히 돈 벌어 값있게 쓰도록 하세.


행   인 1,2   그렇고 말고.




              행인들 사라지자 미래의 영, 스크루우지의 손목을 끌고 비석 앞으로                간다




미래의  영    어때? 멀지 않아 너의 무덤 앞에 저런 비석이 설 텐데.


스크루우지    싫다. 내 무덤에 그런 비석이 서길 원하지 않아!


미래의  영   그러나 하는 수 없지. 비석에 쓰이는 비문은 한평생 자네가 애써서 새긴     거니까.


스크루우지    싫다. 싫단 말이다.


미래의  영    그래도 이제는 하는 수 없어……


스크루우지    왜 내게 이런 장면을 보여 주는 거냐? 아직도 늦지 않았지? 내게도 희망이 있다고 말해 다오.(미래의 영에게 매달리려 한다) 난 이제부터 성탄절을 뜻있게 보내겠다.미래의 성탄절 영아, 왜 대답을 안 해주고 달아나는 거냐? (미래의 영이 달아난다)


스크루우지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말해 다오. (쓰러져 울며) 아! 벌써 그는 가버  렸구나!




< 제 3 막 >




– 제 1 장 –




              이튿날 아침, 스크루우지의 방. 스크루우지는 난로 옆에 앉아 있다.




스크루우지    (졸면서) 미래의 영아!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 다오. (교회 종소리 잠에서 깨어 사방을 둘러본다) 응? 여기가 어딜까? 아니, 여긴 내 방이다. 내 책상, 내 의자, 난 여기 있다. 저 문은 마레가 들어오던 문이다. 성탄절 영이 들어오던 창이 있다. (사이) 그렇다. 나는 아주 변했다. 몸이 마치 새털처럼 가벼워졌다. 천사처럼 명랑해졌다. 어린애들처럼 명랑해졌단 말이야.(빙그레 웃으며) 대체 오늘이 며칠인지도 난 모른다. 오랫동안 난 성탄절 영들과 함께 다녔으니까. 모르는 것이 좋을지도 몰라.(어린애처럼 창가로 가며) 오! 저 맑은 아침, 빛나는 태양! 신선한 공기, 아! 상쾌한 아침이다.(지나가는 아이에게) 오늘이 며칠이니?


아      이    (밖에서) 예? 할아버진 오늘이 성탄절인 줄 모르셔요? 괜히 그러시죠? 제가 모를까 봐서요?


스크루우지    그래! 착한 아이다.(선물 던져 주며) 성탄을 축하한다.


아      이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성탄에 은혜 많이 받으셔요.


스크루우지    그래, 잘 가거라.(이때, 아이 하나가 들어온다) 얘, 너 요 앞에 닭 파는 집에 가서 제일 큰 칠면조 한 마리만 사 오너라.(돈을 준다)


아      이    예, 사 가지고 이리 와요?


스크루우지    아니야, 우리 상점 서기네 집 알지?


아      이    보브 아저씨 댁이요?


스크루우지    그래.


아      이    알아요.


스크루우지    늦었지만 그 집에 가져가거라. 그렇지만 누가 보내더란 말을 해서는                안 돼.


아      이    예, 알았어요.


스크루우지    자, 이건 네게 주는 심부름 값!(선물을 또 준다)


아      이    아저씨, 그럼 갔다 올께요.(나간다)


스크루우지    보브가 오거든 월급을 올려 주어야겠다. 아마 놀랄걸? 자. 이젠 나도 옷을 갈아 입고 조카네 집에서 아침을 해야지. 오, 옛 친구 마레! 자넨 나를 구원해 주었네. 감사하네. 아, 즐거운 성탄절! 아 기쁜 날이다! 암, 즐거운 성탄을 축하해야지. 성탄절이 아니었다면 내 영혼이 새로 태어날 수가 없었지. 자, 그럼 제일 먼저 성당에 들러서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로 하고…… (불이 꺼진다)




< 제 3 막 >




– 제 2 장 –




              어느 성당 앞. 스크루우지, 좋은 옷을 입고, 다른 신자들과 함께 간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벙글거린다.




젊은  부인    성탄을 축하합니다.


스크루우지    성탄을 축하합니다.


젊은  신사    성탄을 축하합니다.




              스크루우지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인사를 한다. 성금을 모으던 신사, 나온다.




스크루우지    아, 참 잘 만났습니다. 성금은 많이 모았소?(신사에게 악수를 청한다) 어제는 실례했소.(신사의 귀에 대고 소근거린다) 적지만 그 만큼 적어 주시오.


신      사    스크루우지 씨! 그게 참말입니까?


스크루우지    예, 어떠한 일이 있어도 그 돈만은 틀림없이 곧 내겠소.


신      사    그렇게 많은 돈을 기부하신다니 감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스크루우지    그럼, 우리 집에 와 주시겠소?


신      사    가다 뿐이겠습니까?




              서로 악수하고 헤어진다. 신사가 퇴장한 뒤, 거지 한 사람 등장한다. 스크루우지, 따라간다.




스크루우지    이거 봐! 자네는 왜 내게 손을 내밀지 않고, 모르는 체하고 그냥 지나가는 건가?


거      지    당신에게요? 당신은 구두쇠 스크루우지 영감이 아닙니까?


스크루우지    난 이제 새로 태어난 스크루우지야! (거지에게 돈을 주며) 성탄을 축하하네. (퇴장한다)


거      지    아무래도 저 구두쇠 스크루우지 영감이 미쳤나?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                  는데!




              성탄 노래 가까이 들려 오며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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