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8일 촛불집회 (한겨레 신문 참고)















청계광장 6만명 합창 “협상무효까지 촛불을 들자”
윤도현 “어차피 욕 먹을 각오…동참하고 싶었다”
‘불법집회’ 비난 김장훈·이승환 등 연예인들 참여
하니Only 허재현 기자 은지희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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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계광장 일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장 4신= 11시] 주최쪽 “최종 6만명…22일·24일 다시 모이자”


10시. 160센티미터의 작은 체구의 여고생이 무대에 올랐다. 무대 마이크가 자신의 이마에 닿을 정도로 소녀는 작았다. 하지만 그가 대국민 호소문을 낭독하자 청계광장은 숙연해졌다. 노래 ‘아침이슬’이 나지막히 깔리는 가운데 이연우(16·국립국악고)양은 호소문을 읽었다.

“오늘로서 촛불을 든지 보름이 지났다.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우리가 바라는 건 건강과 안전이다. 미국 국민들도 먹지 않는 위험한 쇠고기를 우리에게 먹이려 하지 마십시오.”

붉은 촛불에 물들어 세차게 출렁이던 청계광장엔 비장한 기운이 이는 듯 했다. 이윽고 사람들이 \”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10시30분. 윤도현을 비롯한 ‘YB밴드’ 맴버들이 무대에 오르자 청계광장은 ‘락 콘서트장’으로 바뀌었다. 윤씨가 ‘이 땅에 살기 위하여’란 노래를 시작으로 그의 히트곡을 연달아 부르자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지난 보름간 집회의 시작과 끝에 윤도현의 <아리랑>을 불렀다. 윤씨는 이 모습을 어떻게 봤을까? 그가 입을 열었다.

“너무 아름답다. 6년전에 미선·효순이 추모하는 공연 후에 오랜만에 촛불집회에서 노래를 불렀다. 솔직히 10대 친구들이 이렇게 와서 하는 걸 보고 창피했다.”

시민들은 진지한 눈빛으로 그의 입을 바라보았다. 윤씨는 할 이야기가 많았는지, 무대에 올랐던 다른 가수들보다 길게 이야기를 했다.

윤씨는 “어차피 욕 먹을 각오하고 나왔다. 우리가 태어난 곳이 바로 이런 무대다. 계속 이런 무대에 서고 싶다. 텔레비전을 보며 우리가 부른 아리랑이 나오는 것을 보고 동참하고 싶었다. 여러분 아이러브유”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한 기타 연주 음악이 흐르더니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아리랑…아리랑…아라리요~”

시민들은 그동안 자주 불러왔던 ‘아리랑’을 윤도현이 직접 부르자 모두 촛불을 높이 들었다.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눈에 눈물이 고인 시민, “창피해 하지 않아도 돼요” 라고 외치는 시민, 손팻말과 촛불을 들고 이리저리 흔드는 시민, 갖고 있던 작은 태극기를 흔드는 시민, 모두들 제각각의 표정과 몸짓으로 아리랑을 함께 불렀다. 윤씨는 ‘아리랑’을 부른 후 시민들의 앵콜 요청에 ‘돌고 돌고’ 란 노래를 더 열창한 후 무대를 내려갔다.


오늘은 10대 학생들 뿐 아니라 20대 학생들의 모습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시간이 갈수록 20~30대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세훈(21·서울대 국문학과)씨는 “서울대 축제에서 원더걸스가 공연하는 날 서울대에선 ‘광우병 대책위’가 꾸려졌다. 이제 20대들도 많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단위로 나온 참가자들도 많았다. 안정희(40·고양시)씨는 아이들 셋과 함께 아예 돗자리까지 깔고 소풍나온 것처럼 문화제를 즐겼다. 안씨는 “아이들 맡길 데도 없고 문화제는 나와야하고, 그래서 이렇게 준비해 나왔다”고 말했다. 안씨 옆에는 세명의 아이들이 그림장에 낙서를 하며 청계천의 밤바람을 즐겼다. 안씨와 함께 나온 노신혜(13·중산동)양은 “요즘 쇠고기 급식 나오는 날은 친구들이 모두 밥 안먹고 컵라면 사먹거나 도시락을 싸 온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옆에 있던 안씨는 “아이들이 걱정되서라도 앞으로 직장에 출근하지 않는 주말마다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YB밴드의 공연 후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 <헌법 제1조>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를 불렀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사를 따라 부르며 아래 위로 폴짝폴짝 뛰었다. 시민들이 들고 있던 촛불들도 덩달아 춤을 추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자원봉사자 김광일씨는 “오늘 여기 모인 우리는 영웅이다. 이명박은 쪽박이다”고 말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오늘 촛불문화제는 밤 11시께 끝났다.

문화제 뒤 시민들은 직접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웠다. 몇몇 시민은 열쇠같은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바닥에 떨어진 촛농을 직접 긁어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조선일보>가 얼마전 바닥에 떨어져 굳어버린 촛농을 사진으로 소개하며,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을 비판한 기사를 시민들이 의식한 탓이다.

오늘 집회에서도 시민들과 경찰 사이의 큰 마찰은 없었다. 경찰은 30개 중대 3천여명을 배치해 청계광장 주변을 통제했다. 경찰은 오늘 문화제에 1만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으나 주최 쪽은 “최종 6만여명이 참여해 지금까지 문화제 중 참가 인원이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주최 쪽은 “경찰이 집회 참여인원을 축소 발표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최 쪽은 앞으로 문화제가 계속 될 것을 알렸다. 사회를 맡은 최광기씨는 “25일은 정부가 고시를 알린 날이다. 22일과 24일 우리 다시 모이자”고 제안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영상 은지희 피디 eu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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