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1일 촛불집회 (한겨레 신문 참고)















[현장] 밤새 일렁인 촛불 물결…시민,호송차량에 치이기도
하니Only 김성환 기자





<script src=\”/section-homepage/news/06/news_font.js\” type=text/javascript></script>





















» 30일 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30대 남성이 프라자 호텔 앞 경찰 호송 버스 앞에 쓰러져 있다. 이 사고는 이날 밤 11시께 시청 앞에서 이동하던 경찰 버스와 집회 참가자들이 대치하다 발생했다. 이 남성은 곧 119 구급차에 실려갔으나 “괜찮다” 며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5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이 버스를 둘러싸고 두시간 넘게 경찰과 대치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촛불은 더 크게 타올랐다. 황사주의보가 내린 30일 저녁, 궂은 날씨에도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2만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습기가 채 가시지 않은 서늘한 잔디밭에 앉아 촛불을 밝힌 시민들의 열기는 이내 쌀쌀한 날씨를 가시게 만드는 듯 했다.

■ “준비한 초가 다 떨어졌어요” 거리가 어둑해지고 있는 저녁 6시30분께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시민들이 서서히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프레지던트 호텔 쪽에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준비한 무대용 트럭이 서 있었다. 그 주변에는 행사를 준비하는 운영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준비한 초가 다 떨어졌어요. 죄송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던 촛불은 저녁7시가 넘자 동이 났다. 지하철 시청역 계단으로는 ‘서울지하철노조’ 깃발을 앞세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밀려들었다.  

애완견을 앞세우고 나타난 참가자도 있었다. “우리 ‘주몽’(개 이름)이를 앞세우고 거리행진에 참여하려고요.” 주몽이 근처로 시민들이 모여들어 구경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 서울시청 앞 광장 촛불집회 참석자들로 가득차 저녁 7시30분께가 넘자 광장 곳곳에는 촛불이 빽빽이 늘어섰다. 사회자의 구호와 노래에 맞춰 참석자들은 촛불을 양 옆으로 흔들었다.

자유발언이 시작되자 지난 28일 행진을 막는 경찰에게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된 최재봉·이명복 목사가 무대에 올랐다. 최재봉 목사는 “경찰 조사에서 ‘당신은 ‘다음 아고라’ 회원이시냐’라는 질문을 하더라.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순간 장내에는 웃음이 쏟아졌다. 최 목사는 “누리꾼들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토론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을 무슨 정치 집단인 것처럼 보는 것이 경찰의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였던 가수 윤선애씨의 공연이 이어졌다. 윤씨가 <그날이 오면>을 부르자 광장은 엄숙한 분위기로 뒤바뀌었다. 시민들은 나즈막히 노래를 따라부르다

밤 9시께 무대에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이 올랐다. 박 실장은 “조·중·동과 경찰 덕에 내가 배후로 지목됐다”며 “하지만 여러분들이 많이 모여서 경찰조사를 받으러 갈 시간이 없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 30일 저녁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예비군 복장을 하고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모여 조를 나누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행진 시작·예비군·자원봉사자 등장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밤 9시15분께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흔들었다. 대학생들이 앞장선 행진대열이 광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행진대열 앞에는 취재기자 30여명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고, 인터뷰를 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 인파는 지하철 종각역에서 명동 롯데백화점 앞까지 편도 차선을 차지하며 길게 늘어섰다. 행진은 청계광장-한국은행-광교사거리를 지나 종각역 앞에서 도착했다. 이들을 맞은 것은 남색 보호대를 착용한 전경들이었다. 행진대열은 다시 종각역을 돌아 을지로 1가-숭례문-세종로로 들어섰다. 행진 뒤로는 ‘5·31 범국민 행진’을 알리는 ‘풀팅(게시판·포스터를 붙이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행진대열 주변에는 예비군복을 입은 남성 60~70여명과 초록·주황색 야광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 30여명이 질서유지를 했다. ‘예비군 지킴이’ 활동을 하던 이홍식(34)씨는 “지난번 동대문으로 가는 거리행진에서는 12명 정도만 참여했는데, 오늘은 그 수가 크게 늘었다”라며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서 소식을 접한 수많은 예비역들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광장 앞에서 경찰·시위대 충돌 종각역을 돌아 밤 10시40분께 다시 서울시청 앞 도로에 도착한 행진대열은 경찰 호송차와 병력에 막혀 더 이상 광화문 쪽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김원준 남대문경찰서장은 방송차에 올라 “불법시위를 중단하고 인도로 올라가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태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연행 시 행동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위 경고를 하기 전에 방송하는 경찰의 직책과 이름을 대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본인의 동의 없이 사복을 입은 경관이 우리 사진을 채증하는 것은 불법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을 보면 야간 집회는 예외적인 상황이면 허가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반박했다.

밤 11시께가 넘자 경찰과 시민 사이의 몸싸움도 일어났다.청와대 앞까지 가려는 인파를 막아선 경찰들은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과 대치했다. 김원준 남대문경찰서장은 방송차에 타 경고방송을 시작했다.   





















» 30일 저녁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을지로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 30대 남성 버스에 치여 밤 12시께가 넘자 부상자 정보가 들어왔다. 서울 프라자 호텔앞에서 경찰이 몰던 호송차량과 시민 20여명이 대치하다가 임아무개(32)씨가 버스와 접촉한 뒤 쓰러졌다. 이를 본 목격자들은 “경찰 호송차가 거칠게 움직였다”고 항의하며 운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호송차 교통사고를 조사하러 조병노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사고를 낸 운전자를 보여줄 수 없다”고 말했다. 2시간이 넘게 프라자호텔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가해자인 경찰관을 만나 신원확인 등을 진행했다. 구급차에 실려간 임씨는 “괜찮다”며 곧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교통과장 줄행랑·정보관들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자정을 넘겼지만 서울시청 앞길에서는 시민들의 행진대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경들이 늘어선 세종로 도로에서는 참가자들과 경찰의 대치가 계속됐다. 서울 프라자호텔 앞에 시민을 친 버스 앞에는 운전자를 보려는 시민들 300여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을 해산하려 전경이 투입되면서 대학생 신성철(24)씨가 경찰에게 맞아 귀가 찢어지면서 인근 백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한편 채증작업과정을 벌이던 정보과 형사들이 무더기로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소속이 어디냐”며 추궁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행진 후 모인 참가자들은 새벽3시께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해산해 청계광장으로 이동한 뒤 ‘밤샘끝장집회’를 진행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이 글은 카테고리: economy, TN-economy-C8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