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일(13)

나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법을 배우고자 수도원에 왔다.
나는 여기서 오직 그분만을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 안에서 ‘자기추구’가 강하게 남아 있다.
쓰고 싶은 것도 많고, 읽고 싶은 것도 많으며,
배우고 싶은 것, 이것저것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그래서 난 하느님께서
언제나 내 곁에 계심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
나는 언제나 내 눈앞에 있는 것만을
놓치지 않으려고 허덕이면서
정작 그렇게도 가까이 계시는 그분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고 만다.

일에 관한 내 자세에 관해 생각해 봐야겠다.
요 며칠 사이에 내가 배운 것 중에 하나는
기도나 독서, 그리고 찬송보다도
관상적으로 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원에는 기도하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 곳에 와서 확실히 예전보다 더 많이 기도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살아가면서
내손으로 하는 일이 곧 기도라는 사실을 몰랐구나 하는 것을
이곳에서 깨닫게 된 것이 큰 소득이다.

그리고 내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에 의해서
나 자신의 삶이 형편없이
좌지우지 되어 왔다는 사실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곳 수도원에 오는 것조차도
나를 미화시키고자 했던 사치스러운 방편은 아니었을까?
나는 노동을, 육체 노동을
또 다른 나의 일을 하기 위한
시간 벌기의 방편으로 보았던 경향이 있다.
기도에 관한 독서처럼 지극히 영신적인 일마저도
나는 주를 찬미하는 통로로 삼지 않고
앞으로 할 강의나 저술에 필요한
흥밋거리를 메모하는 기회로 삼았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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