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신 발신일 : 1927. 4. 1, 대전
수신자 : 뮈텔 주교
주교님,
교우들에게 성사를 주는 일에 있어서 일찍이 선교사들의 위로로 불리던 것이 오늘날은 사라졌습니다. 완전히 의기소침해져 버렸습니다. 진지하게 천주교를 찾고자 하는 외교인이 아주 드물어지고 반대로 변절하여 외교인으로 돌아가는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매년 하나, 둘, 다섯 가구들이 외교인 가운데로 이주하여 교우들과의 모든 접촉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그들은 이주 첫해에는 성사를 받으러 오는 노력을 보이지만 그러는 동안 마음이 변해 버려 미구에 첩을 두고 딸자식을 외교인에게 시집보낸다거나 심지어 미신까지 함으로써 교우들과의 관계를 끊게 됩니다. 그들을 책망하고 격려할 임무가 조금씩 우리 모두, 즉 선교사들과 회장, 교우들에게까지 주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흔히는 소용이 없습니다.
이 본당의 21개 공소들 중에서 옹기촌 한 곳만이 교우들로 구성되어 있고 나머지 공소들은 교우 3~4 혹은 5가구가 외교인들 한가운데 섞여 살며 그들의 영향하에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 성무 집행을 마친 후에도 재난을 겪은 후에도 아이들에게 교리 공부를 시키는 일을 소홀히 하고 주일을 지키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한 것을 보고 저는 “불쌍한 사람들, 지금의 너희 처지가 자업자득이지” 라고 중얼거리게 됩니다. 이상 두 가지 점 외에도 대부분의 공소에서 교우들의 태만함이 극도에 달하고 있습니다. 문답을 한마디도 모르는 15세 아이가 혼례를 치르기 위해 억지로 교리를 배우니 곧 잊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외교인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그리고 부모의 강요로 받는 성사가 무슨 효과가 있겠습니까? 본명만이 남아 있는 이 태만한 자들을 사죄하고 성체를 주자면 손이 떨립니다.
교구와 특히 본당의 일반 사업에 교우들이 기여하는 문제가 이미 몇 해 전부터 연구되고 있는 중이라서, 저도 나름대로 몇 가지 규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교회 당국에서 승인했다.
둘째, 참석한 회장 전원이 만족을 표명하고 동의했다.
셋째, 본인이 안건을 설명하고 완전히 자유로이 행동케 했다.
넷째, 극빈자들은 완전히 면제받는다.
다섯째, 성사와 기부금을 내는 것은 아무 관련이 없다.
여섯째, 성당을 짖는 문제에 대해 본인은 교우들에게 요구한 바가 일절 없었으며 모든 것이 전적으로 자발적이었다. 공소에서는 돈 이야기를 일절 못하게 했다.
일곱째, 기부금 할당은 회장 피정 때 한다. 올해 회장 피정은 예년처럼 봄에 할 수 없어서 가을 9월 말로 연기되었다. 그래서 금년도 기부금 할당은 본인이 했다.
주교님께서는 동봉하는 교세 통계표를 통해 지난 1년간의 결과를 정확히 파악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첫해에는 구식 대로입니다. 공소 교우들의 기부금 할당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했습니다.
생활비는 현저하게 줄였고 쓸데없는 지출도 거의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난필을 용서하십시오. 새로운 규칙을 만들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수정할 점이나 지시 사항, 의견, 그 무엇이든지 주교님의 지시에 순종하겠습니다.
기부금이 잘못 할당되었다고 생각되시면 주교님께서 고쳐서 돌려보내 주십시오. 아직 저의 머리가 건전하지 못합니다. 용서하십시오. 경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