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어부들을 제자로 부르십니다.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로 만들기 위해 어부들을 부르십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부르십니다. 나를 부르셔서 사람을 낚길 바라십니다. 믿음의 배를 타고 신앙의 그물을 내려 멋진 삶이라는 미끼를 통해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길 바라십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나 또한 주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사람 낚는 어부가 되기 위해 노력해 봅시다.
1. 겐네사렛 호수가에서 가르치시는 예수님
① 몰려드는 군중들
예수님께서 계신 곳에는 늘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회당에 계시거나, 집에 계시거나, 그리고 오늘처럼 호숫가에 계시거나 군중들은 예수님께로 몰려와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루카5,1). 청중들 중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었고, 어떻게 해서든지 고발의 구실을 찾으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는 예수님께로 나아가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호숫가로 몰린 것처럼, 나 또한 성당으로, 구역반모임 장소로 몰려가야 합니다. 그렇게 모여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구원과 기쁨을 얻어야 합니다.
②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가르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어부들이 그물을 씻고 있는 것을 보십니다(루카5,2). 그런데 그 어부들은 밤새 허탕 친 어부들입니다. 밤새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이제 그 허탕 친 그물을 씻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허탕친 어부들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준비과정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르신 배는 시몬의 배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시몬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시몬의 집에 계셨었고, 그의 장모를 고쳐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시몬의 아주 귀한 손님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나가 달라고 부탁”(루카5,3)하십니다. 비록 밤새 고기잡이에서 아무것도 잡지 못했지만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어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말씀하시니 그렇게 했습니다.
이제 시몬의 배는 예수님의 가르침의 장소가 되었고, 그 영광된 장소에 시몬은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기쁠까요?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릴까요? 자신의 배를 사람들이 보고 있고, 자신의 배에서 말씀하시는 예수님께 집중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시몬의 배는 주님을 모신 성전이요, 말씀을 전하는 강론대인 것입니다.
2. 고기잡이의 기적
①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5,4).
백성들을 가르치신 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 말씀하십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루카5,4) 그런데 예수님의 이 말씀은 시몬에게는 은총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유혹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밤새도록 한 마리도 잡지 못했고, 지금은 고기가 나올 시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방금 그물을 씻었는데 이젠 좀 쉬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시몬에게는 예수님의 말씀에 “예”해야 할지, 아니면 “싫습니다.”라고 말해야 할지를 갈등하게 만든 시간입니다.
②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시몬 베드로
사실 고기잡이들의 오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 시간에 그물을 치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었습니다. 고기가 가장 많이 잡히는 밤을 온통 지새우면서도 한 마리도 건져 올리지 못하였다면 하물며 아침나절에 고기가 잡힐 가능성이라곤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몬은 그물을 내리겠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즉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루카5,5)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내리겠다는 것입니다. 고기를 못 잡을 수도 있겠지만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행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신앙인들이 해야 할 자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조건 없는 믿음을 요구하십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늘“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안 되는 것은 내 힘으로 안 되는 것이지, 주님께는 불가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을 아브라함이 고백했고, 성모님께서도 고백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고백할 차례입니다. “주님께서 하라 하시면 저는 무엇이든지 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주님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주님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한 어떤 조건을 걸어서도 안 됩니다. 시몬은“못 잡으면 보상 해 줘유!”또는 “우리가 고기 잡는 것을 무엇으로 보증하시겠어요?” 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구원은 늘 믿음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온전히 믿고 “예”할 주님께서는 은총을 더욱 풍성하게 쏟아 부어 주십니다.
③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은 시몬
시몬은 예수님의 말씀에 순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명은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매우 많은 물고기”(루카5,6)를 통해 그 순명이 헛된 행동이 아님을 체험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런데 내가 믿지 않고, 응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배를 띄우고 그물을 던지지 않으면 고기를 잡을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하시고자 하신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주신 자유의지를 침해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나를 억지로 행하게 만들지는 않으십니다. 내가 예수님의 말씀에 “예”하고 응답할 때, 나를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하실 것입니다. “예”하고 응답하는 신앙인, 응답을 통해서 주님의 일에 조금이라도 협조하는 신앙인이 되어 봅시다.
④ 도와 달라고 손짓하는 시몬 베드로
이제 시몬은 혼자서는 그물을 끌어 올릴 수 없을 정도의 고기들을 잡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렇게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습니다(루카5,7).
예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비록 처음에는 무모해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말씀에 “예”하고 응답한 결과는 두 배 가득한 물고기들이었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주님께 응답한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이지만 해 보고 나면 큰 결실을 맺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감사드리게 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안돼요. 불가능해요.”라는 말은 내 입에서 나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3. 제자들을 부르시는 예수님
①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베드로 사도
시몬 베드로는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고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5,8) 예수님의 말씀에 어쩔 수 없이 그물을 던졌던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의 힘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물을 던지러 나가는 시몬 베드로를 본 동료들도 “고기잡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뭐하려 들으려고. 어리석은 행동이야!”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또한 시몬 베드로의 마음 한 구석에는 “이것 보세요. 지금은 고기가 안 잡힐 시간이라니까요.”라고 말씀드리려고 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고기가 잡히니 “주님의 크신 능력”앞에 자신의 불신이 부끄러웠고, 죄송했던 것입니다. 또한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주님의 능력에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시몬은 예수님을 “주님!”(루카5,8)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베푸신 분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라본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렇게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런데 저 같으면 “예수님! 이번에는 어디에다 그물을 던질까요? 우리 오늘부터 동업하지요? 50대 50으로 할까요? 아니면 예수님 7,저 3 해도 됩니다.” 아마 뻔뻔스럽게도 그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참으로 우리 신앙의 모범이십니다. 부족한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신앙인의 모범이십니다. 그리고 청하기만 하는 신앙인이 아니라 그분의 영광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줄 아는 신앙인의 모범이십니다.
② 시몬을 부르시는 예수님
뜻하지 않게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게 된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놀라고 감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시몬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5,10)
이제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위한 어부가 될 것입니다. 사람을 낚아서 주님께로 향하게 만들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이라는 배를 타고, 신앙이라는 그물을 내려 의롭고 경건한 삶이라는 미끼를 던져 사람들을 낚아 주님께로 나아가게 만들 것입니다. 그들이 주님을 믿어서 구원을 받게 할 것입니다. 이제 시몬 베드로는 자신의 손에서 그물을 놓게 될 것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섬기며 예수님께서 주신 능력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를 위해 사람들을 낚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라 하시면 하면 됩니다. 내가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있는 아이가 두려워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③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
이제 예수님을 믿게 된 이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루카5,11).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것입니다.
신앙인들도 새로운 생활을 해야 합니다. 세례를 통하여 주님을 믿고 따르게 된 이들은 죄로 기울어진 과거의 생활과 결별을 해야 합니다. 제자들이 그물도 버리고, 배도 버렸던 것처럼, 주님을 따르려는 이들은 주님께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장애되는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을 따르는 이의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예수님의 부르심에 결코 응답할 수가 없으며, 참된 신앙생활도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그물(아집, 교만, 위선, 게으름, 욕심, 불신, 불순명)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봅시다. 예수님의 참된 제자가 되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