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리석은 부자 이야기
우리는 명절 때 만 되면 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재물에 대한 탐욕은 결코 생명도 보장해 주지 못하고, 가족의 사랑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물만 있으면 가족이 행복해질 것 같고, 영원히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살만 하니까 병이 오고, 살만 하니까 애들이 속 썩이고, 살만 하니까 가정에 불화가 찾아옵니다. 결국 재물은 가정의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① 행복한 고민?
어떤 부유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영원한 생명에 대해서는 관심 없고, 오로지 풍요로운 현세의 삶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부유한 사람은 자신의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습니다. 부자는 많은 수확을 보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그 고민은 행복한 고민입니다. “내가 수확한 것을 모아 둘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루카12,17)
모아 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어디에 모아 둘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일용할 양식은 어마어마하게 쌓아 놓고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루를 살아가기에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내 것 만이 아니라 내 옆에 있는 형제자매들의 일용할 양식도 청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부자의 고민은 다양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이 생겼으니 친척들도 좀 도와주어야겠다. 이웃집의 가난한 이들, 내 일을 해 주는 사람들에게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행복한 고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복한 고민을 한 후에는 행복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행복한 선택을 통해서 나는 영원한 생명에 한발자국씩 나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재산을 보존하는데 만 관심이 있지 영원한 생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 행복한 고민을 했지만 불행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신앙인이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 것을 움켜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그것을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내 구원을 위해서 힘 쓰냐?”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부자의 고민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복권에 당첨되어서 거액을 손에 쥔 이들이 마지막에서는 파산하고, 망가지는 모습들이 많이 보도가 됩니다. 돈만 있으면 행복해질 것 같은데, 돈은 행복과는 관계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인도의 어떤 이는 복권에 당첨된 다음에 그것을 길에서 구걸하는 이에게 주었답니다. 왜 그것을 주냐고 사람들이 말하자 “나는 이 돈이 나를 불행하게 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고 합니다.
재물을 쫓아서 살다보니 부모도 잊어버리고, 형제자매들 간에 우애도 사라집니다. 재물을 쫓아서 살다보니 신앙도 잊어버리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잊어버립니다. 더 많이 벌기 위해서 투자하고, 더 많은 것을 잡기 위해서 욕심을 부립니다. 그러다가 한 순간 평생을 일구어 놓은 부모님의 논과 밭도 사라져 버리고, 가정이 붕괴되고, 서로 얼굴을 보지도 못하게 됩니다.
재물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에는 재물만 보입니다. 그 이유는 재물이 다른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재물을 통제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재물이 자신을 통제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는 자신의 힘으로는 재물의 통제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자녀들은 정말로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② 부자의 불행한 선택
그러나 부자의 행복한 고민은 불행한 선택으로 결론이 납니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어 내고 더 큰 것들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어야겠다. ”(루카12,18) 이 부자는 더 큰 곳간을 지어 자신의 모든 곡식과 재물을 모아 두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가지고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움켜쥘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것을 활용할까?”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진 것을 통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내 구원을 위해서 힘 쓰냐?”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부자의 선택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데 나 또한 이런 불행한 선택을 자주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만 신앙생활을 사회생활의 연장선에서 바라보고 살아갑니다. 몸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지만 마음은 움직이지 않고, 성당에는 있지만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성당 보다는 사회생활에 더 많은 신경을 씁니다. 이러한 삶은 결코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 주지 못함을 알아야 합니다.
필요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복권에 당첨이 된 이들이 행복하지 않다는 통계도 바로 이것을 뒷받침 해 줍니다.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게 만들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하게 만듭니다. 결국 멸망으로 향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하느님 나라의 창고를 이용해야 합니다. 하늘에 보화를 쌓아야 합니다.
③ 착각
부자는 자기가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뻐하며 자기 자신에게 말합니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루카12,19) 이제 그는 놀면서 먹고 마시는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것이 즐거운 삶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영혼은 내가 쌓아둔 재물을 먹고 마시지 않습니다. 영혼의 음식은 기도입니다.
④ 멸망
인간은 숨 한번 끊어지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재물과는 작별을 하게 됩니다. 재물로 생명을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12,20)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아마 이 부자의 아내는 화장실에 가서 울면서 남편의 사진을 꺼내놓고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자기! 멋쟁이”(오로지 재물 늘리는 것에 마음 쓰고, 많은 재물을 남겨 놓고 죽었으니까요^*^)
아무리 많은 재산도 죽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죽어서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집착합니다. 그러나 신앙인들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가지고 갈 수 없는 재물에 집착하지 말고, 하늘에 보화를 쌓을 생각을 해야 합니다.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는 말씀을 기억하면서 형제자매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늘에 보화를 쌓는 방법이고, 이것이 죽어서도 가지고 갈 수 있는 재물들입니다.
죽을 때 억울한 것이 없어야 합니다. “좀 쓰면서 살 것을…, 좀 나눠 주면서 살 것을…,”라고 후회하는 삶은 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선택해야 합니다. “죽어서 가지고 가지도 못하는 재산에 집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가지고 갈 수 있는 재산에 집착하시겠습니까?”
그러므로 가족의 참된 행복을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오늘 하지 못한 것들이 내일이면 평생의 한이 될 수 있고, 내가 오늘 한 행동이 평생의 기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어떤 고민을 하시겠습니까? 행복한 고민을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불행한 고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