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
1. 신비
하루는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 “삼위일체 교리를 어떻게 하면 잘 깨닫고 설명할 수 있을까?” 하여 고민하면서 바닷가를 산책하고 계셨습니다.
하루 종일 바닷가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데, 한쪽 구석 백사장에서 아이들 세 명이 역시 하루 종일 모래성을 쌓아 놓고 작은 조개껍질로 바닷물을 퍼부으며 놀고 있었습니다.
성인께서 가까이 가서 “애들아, 너희들 무엇을 하고 있어\”라고 물으시자, 어린이들은 “저희들은 저 바닷물을 이 모래성에 모두 퍼 담으려고 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성인께서 웃으시며 다시 “애들아, 너희가 죽을 때까지 해도 그 일은 못 끝낼 것이야.”라고 하시자, 아이들은 “그래도 선생님께서 삼위일체교리를 깨닫는 일보다 더 쉬울 거예요.”라고 대답하고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바닷가에서 돌아와 5시간 동안 삼위일체에 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이렇게 내렸습니다.
“자, 저는 지금까지 인간의 말을 총동원하여 성부, 성자, 성령이 한분의 하느님이라는 삼위일체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마지막 결론을 말씀드린다면 이것입니다. ‘삼위일체는 신비다.’”
알아듣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보고도 그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참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에 관련된 것들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은 온전히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다음에야 조금 알아듣게 되고, 성령께서 내려오셔서 이끌어 주실 때 비로소 온전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요한16,12)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제자들이 이것을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예수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을 참되게 깨닫도록 은총을 주시고 이끌어 주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참된 진리를 받아들이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 안에 참된 생명이 있음을 깨달아 예수님께서 가신 그 길을 예수님과 함께 충실히 걸어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오기를 바라십니다.
구약의 백성들은 주님께서 이끄시는 길을 온전히 걷지 못하고 죄로 기울어졌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세상 모든 이들의 구원을 위하여 당신 아들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셨고, 예수님께서는 죄로 기울어져 있는 세상을 바로 잡으시고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셨고,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의 문을 활짝 열어 놓으셨습니다. 그 구원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제자들은 성령에 힘입어 예수님께서 하신 그 일들을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심을, 성령께서 하느님이심을 체험하면서, 하느님께서 삼위로 현존하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고백하면서 유다교 신자들로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다교는 유일신교로서 한분이신 하느님을 섬기고 있었는데 그들이 보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세분이신 하느님을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는 유다교에서 보기에 유일신교가 아니라 다신교였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체험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구약과 신약의 역사 안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습을 계시하셨고, 교회는 그것을 체험했습니다. 성부 하느님과 성자 하느님, 성령 하느님을 체험한 교회는 하느님께서 세 분이 아니시라 한 분이심을 알게 되었고, 세 위로 현존하심을 알게 되었기에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이심을 고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