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모습을 보여주신 예수님의 제자 사랑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싶어 했던 제자들은 갑자기 하늘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17,5)라고 말씀을 듣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습니다. 모세와 엘리야를 만났고,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 속에 머물고자 했는데 구름이 덮이고,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제자들의 기쁨은 두려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얼굴을 땅에 댄다는 것은 존경심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존경심을 넘어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마태17,7)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제자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마태17,8)
예수님께서는 친구와 같이 다정한 모습으로 제자들을 위로해 주십니다. 제자들은 그런 예수님의 모습 안에서 큰 위로와 기쁨을 느꼈을 것입니다. 모세와 엘리야는 사라졌지만 예수님만은 변함없이 자신들과 함께 계셨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사라질지라도 하느님만은 변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다정하게 위로해 주시며, 책망하시기 보다는 사랑스럽게 안아 주시고, 용서해 주시고, 가르쳐 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과 함께 하면서 나 또한 내 옆에 있는 이들을 이렇게 위로해 주고, 사랑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한 아이가 부모님 말씀에 대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저한테 해 주신 것이 무엇이 있어요? 매번 형이랑 비교만 하고, 옷도 늘 형 옷을 물려받아야 했고, 언제나 형만 챙겨 주셨잖아요.” 그러나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아이한테 쏟아 부은 사랑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화가 나 있는데, 남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혹시 우리가 우리 방식으로만 사랑한 것은 아닐까? 그렇게 하고서 그것을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을까? 오늘부터는 우리 예수님처럼 한 번 해 봅시다.”
이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보다 명확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을 막아서도 안 되고, 두려워해서도 안 되며 예수님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 외에 다른 것을 봐서도 안 됩니다. 다른 것들을 볼 때 두려움이 생겨나고, 절망이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제자들은 주님의 위로를 기억하면서 주님께서 가시는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결코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언제나 늘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마태17,9)고 명령하십니다. 물론 말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예수님의 변모를 얘기 해 준다면 사람들이 잘못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치적인 메시아로, 세상을 힘으로 뒤집어엎을 메시아로 잘못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거룩한 모습을 보여 주신 이유는 수난과 죽음 때에 힘을 내라는 것입니다. 굳은 믿음을 간직하고 형제들에게 힘이 되어 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잊어버리게 되면 가지고 있던 믿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오로지 두려움 속에서 떨게 됩니다. 제자들도 그랬습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나에게 어떤 분이신지를 늘 기억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게 예수님께 믿음을 고백하며,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변화된 모습으로 주님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어떤 처지에 있든지 감사하며 기도하는 모습으로, 사랑을 베풀며 용서하는 모습으로 형제자매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그렇게 거룩하게 변화되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