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가시는 길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있는 지금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3년간 함께 했던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떠나신다고 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모든 희망을 예수님께 걸었는데, 이제 예수님께서 떠나신다고 하시는 마음이 산란해졌던 것입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너희는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요한14,1)라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걱정과 계산을 하면 마음이 산란해집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산란해지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단순해진다면, 즉 굳게 믿는다면 산란해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굳게 믿고, 예수님을 굳게 믿는다면 두려움은 당연히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신앙인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고, 예수님께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은 복잡하게 계산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하는 모든 일들이 바로 예수님께서 지켜보시는 일이고, 예수님께서 함께 해 주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골짜기를 걷는다 할지라도 주님과 함께라면 두려움이 없습니다. 당당하게 걸어갈 수 있습니다. 순교자들이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떠나시는 이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요한14,2)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계신 곳으로 돌아가서 제자들이 있을 곳을 준비하려 제자들을 잠시 떠나시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제자들에게 있어서 아마 가장 큰 위로가 되었을 것입니다.
거처할 곳은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제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하느님 나라를 향하도록 삶의 방향을 정해 주셨고, 구원의 문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좁은 문으로 들어갈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닫혀 있는 하느님 나라를 활짝 열어 주시기 위해서 몸소 십자가의 길을 가시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제자들이 머물 곳을 마련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는 주님의 자녀들이 거처할 공간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자녀들은 그곳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먼저 가셔야만 합니다. 닫혀있는 문을 활짝 여셔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요한14,3)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아버지 하느님께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전에 예수님의 죽음이 기다리고 있으니 주님께서 가시는 길은 죽음의 길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계신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신 백성을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인간의 구원을 위한 자신의 희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적인 영광을 받으러 오신 분이 아니십니다. 그렇다면 가난한 목수의 아드님으로 세상에 오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명을 제자들에게 가르치셨기에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요한 14,4)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보고 싶은 대로 보았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수난 앞에서 뿔뿔이 흩어졌던 것입니다. 부활을 믿지 못했던 것입니다.
자신들이 듣고 싶은 대로 들었기에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제자들을 대표해서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씀을 드립니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요한14,5)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지금 예수님께서 걸으시려 하시는 십자가의 길, 구원을 위한 희생 제사의 길을 일반 여행을 하시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시며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가시고자 하는 길을 먼저 걸으시면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당신이 누구신지 보여주셨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향하기 위해서는 예수님을 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가야 하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진리의 말씀을 실천해야 하며, 생명 자체이신 예수님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