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관심없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
포도원주인은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사람들을 자신의 포도원으로 데리고 옵니다. 일꾼을 직접 챙기는 포도원 주인.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모습을 포도원 주인의 모습을 통해서 계시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셈을 할 때,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포도원 주인은 오후 다섯 시쯤에 장터에 가서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마태20,6)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마태20,7ㄱ)
“아무도 사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들이 보기에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고,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들에게 세리들이 그렇게 보였고, 창녀들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율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죄인으로 취급받았고, 하느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모든 이들을 받아들이십니다. 그들을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측은하게 보셨고, 그들에게 당신 사랑을 쏟아 주셨습니다. 포도원 주인은 다섯 시에 만난 사람들도 자신의 포도밭으로 가게 합니다.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마태20,7ㄴ)
예수님을 따라는 이들은 이 포도밭 주인의 자비롭고 인자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그 삶을 실천합니다. 최양업 신부님의 아버지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은 겸손하고 온유한 성품과 적극적인 자선활동의 삶을 사셨습니다. 성인은 늘 자신은 의식(衣食)을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면서도 이웃의 부족함을 보게 되면 결코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성인은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적극적인 자선을 베풀었는데, 이는 평소 그가 애독한 ‘칠극’이라는 교회서적에서 일정한 영향을 받은 결과입니다. 흉년이 들면 주변의 가난한 이들을 백방으로 도와주었으며, 과일을 추수할 때면 가장 좋은 것을 골라서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한 시장에 가면 떡장수가 팔지 못하는 쉰 떡이나 땅바닥에 엎질러져 흙이 묻은 떡을 제값을 주고 사왔으며, 과일도 흠이 있는 것, 물러 터진 것만을 제 값을 주고 사왔다고 합니다. 그 부인이 까닭을 묻자, “내가 그 물건을 사지 않으면 가난하고 의지할 것 없는 그 상인들이 어떻게 살겠는가?”하고 말하였으니, 자신은 손해를 보면서도 타인의 딱한 사정을 접하게 되면 반드시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그의 자상한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해 그는 생계가 어려워서 자신의 고향 땅을 팔아야만 했는데, 귀가하던 도중에 채무 관계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자신이 갖고 있던 땅 판 돈을 선뜻 그들에게 주면서 싸움을 그치게 했다고 합니다.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마태20,7ㄴ) 라는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 말씀을 그렇게 사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도 그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