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왕 대축일
연중의 마지막 주일을 교회는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지냅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은 예수님께서 바로 온 세상의 왕 이심을, 나의 왕이심을 고백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의 왕이시오 임금님이십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고, 하느님 나라의 시민입니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 나라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국가의 법을 지키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의 법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과 자비와 용서와 나눔의 법을 충실하게 지키며 살아가고 있기에, 주님의 다시 오심은 언제나 나의 기다림의 희망이요 기쁨이 됩니다.
온 세상의 왕이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왕들처럼 군림하거나, 강압을 행사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주님의 통치방식은 바로 사랑이십니다. 내어주심입니다. 용서입니다. 내가 예수님께서 나의 주님이심을 고백하고, 나의 임금님으로 섬기는 삶을 살아간다면 나는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는 삶,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삶, 주님의 자비에 온전히 의탁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왔기에 다시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아들일 수 있고, 주님의 다시 오심은 기쁨이 됩니다.
그리고 왕이신 주님께서는 그 삶을 나에게 바라십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이하여 내가 주님을 참된 왕으로 고백하고 있는지를 깊이 묵상해 보며, 주님을 참된 왕으로 고백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오십니다. 다시 오시는 이유는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영원한 상급을 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분께서 다시 오시면 당신의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아서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님의 길을 걷고 있던 나에게 복을 내려 주실 것입니다. 한 생을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살아온 내가 주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열심히 살았을 때의 일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들은 전체 안에서 지금 순간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영원이라는 시간 안에서 지금 주어지는 행복이나 불행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모든 것들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고, 어떠한 어려움이라 할지라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전체 안에서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시고, 견딜 수 있는 것만큼만 고통과 시련만을 허락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시련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놓고, 하느님께 원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그런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늘 함께 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임금님이신 주님은 그렇게 당신 백성을 다스리십니다.
모든 이들은 지상의 삶을 마치고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지상에서의 마지막 숨을 내 쉬고 주님 앞에 섰을 때, 주님의 자비로우신 얼굴을 마주 뵈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나의 주님이심을 고백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그렇게 살아갑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