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집 아들의 기도
나는 국수집 아들로 4남3녀 중 다섯째였다. 엄마는 아주 열심한 가톨릭 신자였고, 아버지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 복사도 서고 주일학교도 열심히 다녔으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소년레지오단원으로도 활동했다. 물론 새벽미사 복사 몇 번 했다는 게 매번 똑같은 활동보고였지만. 초등학교4학년 때쯤 나는 예수님은 무조건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사연이 있었다. 아버지가 국수공장을 운영하시는데 특히 여름이면 날마다 국수공장이 돌아갔다. 물론 일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형이나 누나들도 일을 도울 수밖에 없었다. 당연 내게 맡겨진 일도 있었는데 땅에 떨어진 국수조각 줍기 등이었다. 그런데 이 하찮은 일 때문에 여름방학에도 친구들과 놀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잠자리 들기 전에 간절히 기도했다. \’예수님~제발 비 좀 내려주셔요.\’ 그래야 친구들하고 놀 수 있었기에.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면 해가 쨍쨍했다. 그렇게 여름방학 내내 비는 내리지 않았고 계속된 실망 속에서 \’내 기도도 안 들어주시니 예수님은 없다\’고 단정했다. 그래서 엄마에게 성당도 안 다니고 복사도 안 서고 레지오도 안 한다고 대들었다. 엄마는 이유를 물으셨다.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한심한 놈 너같은 애가 내 아들이라니\’한숨을 쉬시더니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셨다. \’예수님이 모든 사람 기도를 다 들어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냐고, 예수님은 한가로운 분이 아니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는 절대 안 들어준다는 것을 모르느냐!\’그때 알았다. 기도는 다른 사람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