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 박사의 경배
주님 공현 대축일은 또 하나의 성탄 대축일입니다. 곧 성탄을 대외적으로, 공적으로 알리는 것을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동방의 박사들은 동방에서 별을 보고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을 경배하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예수님을 제거하기 위해 헤로데도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오늘 주님 공현축일을 지내면서 나는 왜 예수님을 찾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나는 왜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까? 경배를 드리기 위해서입니까? 동방의 박사들처럼 그렇게 예수님께 정성스럽게 예물을 준비하여 경배 드리는 내가 되어 봅시다.
동방의 박사들은 마구간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님께 엎드려 경배합니다. 그들은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 예수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황금은 \’임금의 상징\’으로,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님께 황금을 선물로 드림으로써 예수님께서 세상의 임금이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향은 좋은 향기가 나고 태우면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향을 피운다는 것은 곧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향의 연기가 위로 피어오르듯 우리들의 기도도 하느님 앞으로 올라갑니다. 그러므로 동방박사들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께 기도와 찬미를 바치는 마음으로 유향을 예물로 드렸습니다. 몰약은 \’메시아와 왕의 특별한 향기\’로 통했습니다. 구약시대에는 사제나 왕에게 부어주는 기름에 몰약을 넣었습니다. 또한 몰약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미리 예고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림으로써 예수님께서 누구신지가 잘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구원을 위하여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놓으시고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실 분이십니다.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은 구약의 예언이 성취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르단 강 유역을 점령할 무렵, 모압 왕 발락은 몹시 당황한 나머지 유프라테스 지방의 용한 점쟁이 발라암을 초빙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저주를 퍼부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민수기22-24장 참조). 그러나 발라암은 이스라엘 백성을 저주하기는 고사하고 도리어 여러 가지 축복을 베풀었는데, 그 가운데 한 가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한 모습을 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나는 그를 바라본다. 그러나 가깝지는 않다. 야곱에게서 별 하나가 솟고 이스라엘에게서 왕홀이 일어난다.”(민수24,17)
또한 이사야 예언서에는 이방인들이 황금과 유향을 갖고서 예루살렘에 조공을 바치러 오리라는 예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아는 사람들은 구약의 예언이 동방박사들을 통하여 이루어졌음을 알았을 것입니다.
또한 오늘 나도 예물을 준비하여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아니지만 예수님을 나의 임금님으로, 나의 구세주로 고백하면서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누구신지가 공적으로 드러난 주님 공현 축일을 맞이하여 나 또한 또 한명의 동방박사가 되어 주님께 경배드리며, 당당하고 겸허하게 예수님께서 온 세상의 임금님이시고 구세주이심을 선포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