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와 당나귀
하루는 안토니오 성인이 강론을 하는데, 성당 뒷좌석에 오랫동안 냉담하다가 모처럼 나와서 앉아 있는 귀족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미사에 참례하고는 있지만 거만하게 앉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당에 온 것이 아니라 자기 자랑 하러 온 것이겠지요. 물론 성체를 모시기 위해서 미사 전에 고백성사를 보지도 않았고, 성체를 모시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토니오 성인께서는 그 귀족에게 이렇게 제안을 했습니다.
“형제님! 저랑 내기 하나 하시겠습니까?”
“무슨 내기를요?”
“당나귀 한 마리를 3일 동안 굶긴 다음에, 당나귀가 좋아하는 당근을 오른쪽에, 그리고 축성된 성체를 왼쪽에 놓고 당나귀가 ‘어느 쪽을 먼저 선택하는가?’ 입니다. 물론 저는 성체 쪽을 먼저 향할 것이라는데 걸겠습니다.”
“하하하! 그럼 제가 이긴 내기군요. 저는 당연히 당근 쪽에 걸겠습니다.”
그 냉담자 귀족은 신부님께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신부님이 당나귀를 3일 동안 성체 있는 곳으로 가도록 교육시킬지 모르니, 제가 데리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3일이 지났습니다. 날이 밝자 동네 사람들은 성당으로 몰려왔습니다. 그 거만한 귀족은 3일 동안 굶긴 당나귀를 의기양양하게 끌고서 성당으로 왔습니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당나귀가 어떻게 행동할까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 앞으로 나온 당나귀는 두리번거리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당근이 수북하게 쌓인 것을 보고는 입맛을 다시며 혀를 날름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를 돌려 성체가 있는 곳으로 가더니,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며 놀라워하면서 성체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거만한 귀족도 당나귀의 그 모습을 바라보며 성체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믿음을 드렸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예수님께 믿음을 드리고 있을 때, 당나귀는 그제야 당근 있는 곳으로 천천히 가서는 배고픔을 채웠다고 합니다. 당나귀도 알고 있는 것을 사람이 몰라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6,54)라고 하셨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성체를 모셔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더욱 힘을 내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갑시다. 주님의 성체를 모심으로써 주님처럼 변화되어 형제자매들에게 내어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봅시다. 성체와 성혈은 내 눈에는 빵과 포도주로만 보이지만 예수님의 몸과 피입니다. 굳은 믿음을 가지고 거룩한 미사에 참례하고, 확고한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몸!”하고 사제가 외칠 때 “아멘!”이라고 응답하며 주님의 성체를 모십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