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의 마음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간곡히 청하였습니다.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마르5,23)
회당장은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딸에게 손만 얹어 주시면 죽어가는 자신의 딸이 살아날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손이 딸의 몸에 닿기만 해도 딸이 살아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찾아왔고, 예수님 앞에 엎드려 간곡히 청하였습니다. 이러한 회당장의 모습 안에서 우리는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자신의 자녀를 사랑합니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분이 바로 아버지이십니다. 하느님 아버지도 마찬가지이십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당신의 외아드님까지도 내어 주신 분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절박한 사정을 아시고 외면하신 적이 한 번도 없으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아버지의 마음을 아셨기에 그와 함께 동행 하십니다. 그리고 죽은 소녀를 살려 주십니다. 내가 믿는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분이십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도중에 회당장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르5,35)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회당장은 예수님을 쳐다봤을 것입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예수님만을 쳐다보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장의 얼굴에서 “예수님! 이제 어떻게 하지요? 제 사랑하는 딸이 죽었는데 어떻게 하지요?”라고 생각을 읽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아버지를 위로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마르5,36)
믿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믿음대로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믿기만 하면 됩니다. 주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님께 맡겨 드리면 됩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오로지 주님을 바라보며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아버지! 예수님께서는 그 아버지를 위로하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리는 마음은 진정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이기에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믿음만 가지고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아버지는 자녀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자녀가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내가 있음은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아버지의 간절한 기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생명에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있음에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아버지의 기도에 언제나 감사하는 자녀가 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