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빌라도와 가야파

빌라도와 가야파
  요세푸스에 의하면, 빌라도는 빈틈없고 강압적이며, 잔인하였으며, 성공한 사람이었다. 재직한 10년 동안 그는 자신에게법과 질서를 유지시키는 탁월한능력이 있음을 입증하였다.  그는 어떤 문제거리가 있을 때 그것이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르기 전에 문제의 소지를 없애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효과적인 통치 비결은 정치적인 항의와 종교적인 항의를 구별하지 않음으로써 혁명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었다. 그의 표적은 동기나 슬로건이 아니라 항의 그 자체였다.
  그러나 만약 빌라도의 전략에 빌라도 자신처럼 헌신하는 충성스럽고 유능한 유다인 상대자가 없었다면 그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가야파가 바로 그러한 상대자였다. 이전의 대사제 가운데 이가이 높은 지위를 이렇게 오랫동안 지켰던 사람은 없었다. 헤로데 시대 이후부터 대사제는 통치자가 마음 내키는 대로 임명하고 해임하였다. 대사제의 성의(聖衣)를 정치권력자들이 자물쇠를 채워 보관하였고, 대사제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축제일에만 개봉하였다. 이렇게 대사제들은 애당초부터 꼭두각시 왕이나 총독의손아귀에 단단히 붙잡혀 있었다.
  그러나 가야파는, 한 사람만이 아니라 두 사람의 총독을 섬길 수 있는 특별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대사제였다. 빌라도처럼 고압적인 총독 밑에서도 온전히 10년 임기 동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는 것은, 틀림없이 가야파가 백성들의 분노가 끓어올라 폭력적인 반로마 시위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음을 말해준다. 어떤 심각한 소요가 일어나도 그들의 관계는 금이 가지 않았다. 이것은 작은 불씨가 큰 불꽃으로 번지기 전에 꺼버리는 대사제의 기술을 웅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야파도 혼자 힘만으로는 그의 일을 수행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의회, 곧 산헤드린을 구성했을 것이다. 그 위원들은 로마 당국에 대항하는 어떤 소요의 주동자가 아무리 결백하고 순수하다 할지라도, 소요가 일어나면 그에따라 심각한 결과들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아무리 정치성이 띄지 않은 인물일지라도 그가 도래하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기쁜 소식을 설교할 때는 목숨을 내놓고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그의 회개에의 부름이 너무 설득력이 있어서 군중들이 그의 주변에 몰려들어 그의 말을 듣고 희망을 갖는다면, 그의 말이 갖는 힘은 죽음의 입맞춤을 불러들이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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