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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석 위에 세워진 집과 모래 위에 세워진 집 – 마태복음7장,21-29절 ┼
마음이 아파요.
생각없이 덤벙대며 살다 그 날에 당신을 더욱 아프게 할까봐 마음이 아파요.
20여년 전이죠?
남편의 권유로 ‘꾸르실리오’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첫 날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안나는 많이 놀랐습니다.
(사실은 내내 놀랐지만)
그분들은 주저앉아 발을 비비고 떼쓰는 아기들 같이
당신 앞에 투정도 하고 울며 마음을 열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모습이 얼마나 예뻐보이던지, 당신도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계신듯 하였습니다.
안나는 맨 뒤로 물러나 그분들의 원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빌었습니다.
안나가 무엇하러 왔는지도 다 까먹고 있었습니다.
당신과 마음을 나누고 싶지만, 당신 안에 머물며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분들로 바쁜 당신 앞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잠잠히 있었습니다.
(그것도 공로라고 당신은 곧 바로 가르멜 수도원으로 한 주간 개인 피정을 허락해 주셨으니
길이 찬미 받으소서)
주님!
삶이 비록 성실치 못하고 엄벙덤벙 살며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는 형제들이어도
그들은 통회하며 당신 앞에 주님! 주님 찾으며 애원하지 않습니까.
늦었지만,
늦게야 자잘못을 깨달았지만 당신 앞에 간원하는 그분들을 내치지는 않으시겠지요?
후회하며 아파 할 사람들을 위해 미리 경고하시는 당신의 말씀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열정을 가진 이들 가까이도 가지 못하고 헤벌쩍 웃으며 뒤로 물러서서 당신 자비를 기다리는 안나는
어쩌지요?
무엇이 잘못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 온 안나는
죄송해서 손도 내밀지 못하고 그저 당신만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