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나가 목욕을 갔습니다.
조금 한적한 물 속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웬 어린아이가
안나에게 말을 했습니다.
“글씨 쓸려구?”
책 속에 몰입해 있던 안나에게 눈이 똘망똘망한 여자아이가 안나에게
글씨를 쓰려고 하는지 물었습니다.
연필을 쥐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말했나 봅니다.
“아니, 줄 치려고 그래. 중요한 말이 있으면 그렇게 하거든. 몇살이야?”
꼬마 아가씨는 반짝이는 눈으로 손바닥을 폈습니다.
“다섯 살?”
“응”
“글씨 쓸줄 아니?”
“응”
“한번 써봐”
“어디에?”
“여기 써봐. 괜찮아.”
“뭐 쓰까?”
“니가 아는 것 아무거나”
“일이삼사?”
“그래 해봐”
몇일 전 詩를 쓰시는 마리아 어르신이 선물해 주신 ‘허락된 주신 것들 속에서’ 라는 책인데
65쪽을 읽고 있었습니다.
안나는 책과 연필이랑 주며 글을 쓰라 하였습니다.
아이는 아주 재미있는 방법으로 1 2 3 4 쓰더니 6도 있고 10도 있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안나는 그 아가에게 “잘 하였다” 칭찬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아이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왜 여기서 책봐? 저기는 물 때문에 그래?”
“응”
“물이 똑 떨어졌어. 내 얼굴에도 떨어졌네”
“이 안이 더워서 천정에 물방울이 매달린 거야. 그게 떨어졌어. 괜찮아”
아이는 고개를 끄떡이며 물장구를 쳤습니다.
천진하고 예쁜 어린이와 잠시 행복한 시간을 나누며 오늘은 “잘 하였다 ”
칭찬하신 당신 마음으로 안나도 아가에게 칭찬을 하였습니다.
또 딴 아가가 와서 “뜨거? 뜨거?”
책에 빠져있던 안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아이를 바라보니” 뜨거? 뜨거?”
물이 뜨거우냐는 물음이었습니다.
“글쎄, 너가 한번 들어와 보겠니?”
“응”
아기 손을 잡아주니 물 속에 들어와서는 “안 뜨거”하여 우린 신나게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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