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안나는 사흘간 서울 큰 형님과 작은 형님과 막달레나와 함께
원주에서 지냈습니다.
처음엔
원주 오크벨리에 가라는 말씀이 좀은 싫었습니다.
‘가기 싫은데,
주님! 정말 가기 싫은데, 안나가 열이나고 많이 아파 정말 힘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덜투덜 투정하면서도 떠나기로 마음을 정하고
버스를 타고 물어 물어 그 곳엘 찾아 갔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쉬고 계시던
큰 형님이 마음이 아프신 줄은 몰랐습니다.
천지에 부족함이 없으신 형님이 그리도 상처입고 계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존재가 무너져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줄은 안나가 몰랐습니다.
늘 긍정적이시고 사려가 깊으시고
하늘이 내려준 수 많은 축복을 입고 사시는 분이기에
아쉬움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세 조카 아이들 모두 짝지어 보내시고 공허가 그리도 깊은 줄은 몰랐습니다.
이혼을 생각하실 만큼.
은총임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당신의 초대인 줄 모르고 계셨습니다.
홀로 원하시는 당신과의 만남을 형님은 미처 인식하지 못하시고 계셨습니다.
장성한 아이들 짝지어 다 떠나 보내고
남은 혼자를 감당 할 수가 없었답니다.
마치도 오른팔 왼팔이 다 떨어져 나가
광야 모래밭에 몸뚱이만 딩구는 두려움과 외로움이었다 하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하느님께서는
하늘 아래 자기 아내 보다 더 사랑스런 사람은 없는 것 같이
헌신적인 사랑을 해 주셨던 아주버님의 눈 까지 멀게 하시어
육신의 병 까지 겹친 형님을
철저한 고독 속에 홀로 버려두었으니,
그 고통은 지극하였나 봅니다.
자신과 대면하게 하신 당신의 섭리는
큰 형님을 절망으로 몰고 계셨습니다.
작은 형님과 막달레나가 떠나고
형님은 긴긴 얘기 들려주시며 서럽게 우셨습니다.
그러나,
그 영혼에겐 이미 용서와 화해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당신이 현존하고 계셨습니다.
얘기를 들으며 안나는
아하! 당신이셨구나 감지하고 은총에 감사드렸습니다.
당신의 손길임을,
당신의 사랑임을 들려 주었습니다.
어디에도 매임없는 자유로운 영혼이길 원하시는
당신의 사랑을 들려 주었습니다.
아이들도 남편도 자신도 떠나
이제는
이제는 하느님께서 그 영혼 안에서
살아 계시기를 진정 원하신다 알려 주었습니다.
안나도 당신 마냥,
아니 당신의 이름으로 언니를 안아드리며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그리스도의 참 평화가 내내 형님과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혼자 두고 돌아왔지만 염려되지 않음은
주님! 당신이 계시기 때문이지요?
